우리나라의 주요 10개 손해보험사가 한해 간접적으로 배출한 온실가스가 약 2,596만 톤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2021년 기준 한국 온실가스 총배출량(약 6억 7,960만 톤)의 약 4%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이는 손해보험사 상당수가 화석연료 발전사에 투자하는 비중이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후솔루션은 지난 15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기관은 국내 10개 손해보험사(삼성·DB·현대·메리츠·KB·한화·롯데·흥국·농협·하나)를 대상으로 금융배출량을 분석했습니다.
금융배출량은 금융기관이 투자나 보험 등을 제공해 간접적으로 발생한 온실가스의 양을 말합니다.
다만, 기관은 보고서에서 데이터 접근성의 한계를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금융배출량과 보험배출량 산출을 위해 필요한 자료가 전반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韓 손해보험사 10곳 중 4곳만 금융배출량 측정·공개 📢
2023년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 중 금융배출량을 측정·발표하고 있는 곳은 4곳에 불과합니다. ①삼성화재해상보험 ②DB손해보험 ③현대해상화재보험 ④한화손해보험 순입니다.
이외 기관들은 지주나 그룹 전체 차원의 금융배출량을 측정하고는 있으나, 개별 회사 단위로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탄소회계금융연합체(PCAF)가 제시한 방법론을 기반으로 손해보험사의 금융배출량을 산출했습니다.
분석 결과, 10개 손해보험사의 금융배출량 배출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2,596만 톤으로 추정됩니다.
기관은 “각 회사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감안하지 않은 추정치”라며 “과다 또는 과소 추정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10대 손해보험사 보험배출량 평균 40만 톤 산출” 🏭
기후솔루션은 ‘보험배출량’도 산출했습니다.
보험배출량은 보험을 판매한 석탄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만 토대로 집계한 것입니다. 금융배출량보다 범위가 좁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보험배출량에 대한 측정과 공개가 대다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용우(경기 고양시정) 의원실과 천준호(서울 강북구갑) 의원실등이 제공한 자료를 기반으로 보험배출량을 분석했습니다.
손해보험사가 석탄발전소에 제공한 운영보험에 한정해 그에 따른 보험배출량이 산출됐습니다.
분석 결과, 최근 4년간(2020~2023년) 10대 손배보험사의 보험배출량은 평균 40만 톤을 기록했습니다. DB손해보험이 연간 13만 톤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현대해상 순으로 보험배출량 규모가 높았습니다.
손해보험 기후 직격타 산업…“금융배출량 측정 필요” 📊
기후솔루션은 현재 국내 손해보험사 대다수가 탄소중립과 탈석탄을 선언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자체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수립했다는 점도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기관은 “보다 많은 손해보험사가 금융배출량 측정과 공개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금융배출량을 감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험배출량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석탄발전 이외 여타 온실가스 배출 산업에 대한 보험 제공에 따른 보험배출량 규모 등이 이번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후솔루션은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인해 보험산업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보상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보험사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신규 상품 가입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허리케인 피해가 빈번한 플로리다주 등 일부 주에서는 대형 보험사가 아예 철수했습니다.
특히, 손해보험은 재해가 늘어날수록 보험금 청구와 손해율 증가 같은 기후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산업입니다.
동시에 화석연료 산업에 보험을 제공함으로써 기후문제를 야기하는데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 기후솔루션 측의 지적입니다.
기관은 “신규 화석연료 생산을 위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와 보험인수를 중단하는 등 (파리협정) 1.5℃에 부합하는 포괄적인 탈화석연료 정책을 수립하고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니다.
한은, 2023년 韓 은행 금융배출량 1.5억 톤 💰
은행권 역시 이에 동참해야 합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은 1억 5,700만 톤으로 추정됩니다. 2021년(약 1억 6,800만 톤) 대비 소폭 감소한 것입니다.
기후솔루션은 금융배출량 감소를 위해선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했습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기관 전반에 기후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단,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기관의 설명입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기후공시 제도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제도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보험산업 역시 (금융배출량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