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 결선투표 결과 ‘좌파연합’ 극우 정당 누르고 1위…‘기후대응’ 향방은?

총리 지명 두고 좌파연합 내 갈등 고조

예상을 누르고 프랑스 조기총선 결선투표 결과, 좌파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극우성향의 국민연합(RN)을 누르고 제1당을 차지했습니다.

RN은 지난 1차 투표에서 선두를 기록했으나, 결선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중도성향의 범여권 앙상블에도 밀리며 3위로 밀려났습니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각) 치러진 조기총선 결과,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NFP가 182석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현 집권당인 르네상스당을 중심으로 범여권 앙상블이 168석을 얻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밖에 공화당과 기타 우파 세력이 60석, 기타 정당이 24석을 얻었습니다.

이어 RN을 비롯한 극우성향의 연합세력이 143석을 차지했습니다.

당초 지난달 30일 1차 투표에서 RN이 다수당을 차지해 극우정당에서 역사상 첫 총리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정작 결선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니 이변이 연출된 것.

극우 지지세에 맞서 막판 중도·좌파 유권자들이 결집하면서 결과가 뒤바뀐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결선투표 직전 NFP와 앙상블이 210여개 선거구 후보를 단일화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실제로 결선투표율은 67.1%(잠정치)로 1981년 이후 43년 만에 가장 높은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어느 당도 모두 과반(289석)에 미치지 못합니다. 사실상 프랑스 의회가 삼등분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프랑스 정치가 당분간 혼란에 빠질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 현지시각으로 지난 7일 결선투표 결과, 4개 정당이 연대한 NFP가 전체 577석 중 182석을 차지해 제1당을 차지했다. ©그리니엄

좌파연합 프랑스 총선 승리…“총리 지명부터 난항” 🏛️

4개 정당이 연합한 NFP는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가 가장 많은 74개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사회당(59명), 녹색당(28명), 공산당(9석) 순으로 의석을 얻었습니다.

NFP 소속이자 LFI 대표인 장뤼크 멜랑숑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진 좌파연합의 승리를 만들어냈다”고 환호했습니다.

이어 그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NFP에 즉각 정부 구성 권한을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프랑스 정치 관례에 따라 1당을 차지한 좌파연합에서 총리가 나와야 합니다.

그러나 당장 총리 지명부터 순탄치가 않습니다.

NFP는 멜랑숑 대표를 총리 후보로 인선할 가능성이 유력하나, 중도좌파 성향의 다른 정당과의 연대를 고려해 온건한 성향의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를 총리로 임명할 것이란 관측도 거론됩니다.

현재 좌파연합은 극우세력 저지라는 목표 외에는 강력한 지도자나 공통의 정책 같은 구심점이 없습니다.

더욱이 이번 총선에서 좌파연합과 범여권 앙상블이 전략적 후보 단일화를 한 만큼 마크롱 대통령이 ‘정치적 지분’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기후 회의주의’ 도래 막아…네이처 “불확실성 줘” 🤔

프랑스 기후대응 정책은 어떻게 변할까요?

결선투표 이튿날(8일) 과학저널 네이처는 프랑스 의회에 ‘기후 회의주의’가 도래하는 것을 막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다수당이 된 NFP는 2050 기후중립 달성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해 왔습니다.

반면, RN은 2035년 내연기관 신차 금지 등 유럽연합(EU)의 그린딜 조항을 폐지할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또 태양광·풍력발전 설비 도입을 유예할 것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과도한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이 프랑스 시민, 특히 저소득층의 삶에 피해를 안긴단 것이 RN의 주장입니다.

이에 네이처는 RN이 다수당이 됐을 경우 기후과학과 에너지 전환 관련 연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퇴임을 앞둔 실비 르타이오 프랑스 연구부 장관 역시 “몇몇 RN 정치인은 공개적으로 기후대응에 회의적이었다”며 “극우정당이 권력을 잡은 헝가리와 폴란드에서 실제로 고등교육과 연구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봐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네이처는 “(총선 결과) 명확한 승자가 없다는 점에서 과학자들에게 불확실성을 안겨주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많은 이가 앞으로 들어설 새 정부가 연구와 고등교육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랑스 싱크탱크 IDDRI의 롤라 발레조 기후특별고문 역시 “마크롱 대통령은 기후문제와 국제금융에 있어서 강력한 입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정치적 흐름상 그의 입지가 더 불확실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 조기총선 결과에 상관 없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는 2027년까지 임기를 이어나간단 뜻을 밝혔다. ©Jacques Paquier, Flickr

삼등분 된 프랑스 의회, 마크롱 대통령 영향력 약화하나? 🇫🇷

마크롱 대통령의 약화된 영향력이 기후대응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입니다. 프랑스 의회가 3개 정파를 중심으로 삼등분되면서 정책 결정의 불투명성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오는 2027년까지 남은 임기를 지키겠다고 밝혔습니다.

더욱이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 기간 LFI 같은 극좌 정당이 국가를 통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의견을 내비쳐 온 만큼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마크롱 대통령과 좌파연합의 협력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NFP는 ▲마크롱 대통령이 폐지한 부유세 강화와 재도입 정책 ▲최저임금 인상 ▲물가상승률 연동 반영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프랑스산업협회(MEDEF)는 선거 다음날 성명을 통해 “최근 9년간 고용과 성장 측면에서 성과를 낸 경제정책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새로 꾸려질 의회에 주도권이 넘어가면, 마크롱 대통령이 그간 추진한 연금·보험 등 정책 과제들 역시 그대로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또 외교·안보 정책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등 의회 승인이 필요한 조치들이 크게 제약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랑스 극우물결 향방은? 르펜 “승리 미뤄졌을 뿐” 🏆

이 가운데 RN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극우성향의 마리 르펜 의원은 투표 결과에 대해 “오늘의 결과에서 내일의 승리의 씨앗을 보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승리가 뒤로 연기됐을 뿐, 차기 선거에서 승리가 가능하단 것이 르펜 의원의 말입니다.

나아가 그는 2027년 차기 프랑스 대통령 선거와 총선 모두에서 승리하겠다는 자신감도 표출했습니다.

RN은 2012년 총선을 통해 의회에 처음 입성했습니다.

당시 2석에 불과했으나 2024년 총선에서 143석까지 의석수를 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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