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감독원에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로 신고된 첫 사례가 나왔습니다.
녹색채권 자금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에 유용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서부발전의 이야기입니다.
기후솔루션은 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할 목적으로 2회에 걸쳐 3,200억 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전액 LNG 발전소에 투입한 한국서부발전을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고 지난 4일 밝혔습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입니다.
단체 측이 문제 삼은 내용은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 투자설명서 중요 사항에 녹색채권 발행으로 얻은 투자금을 태양광 같은 녹색 부문에 투자하겠다고 거짓 기재한 것. 둘째, 해당 자금을 화석연료 발전에 투자해놓고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투자했다고 거짓 기재한 점입니다.
기후솔루션은 2건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부발전은 즉각 반박에 나선 상황입니다.
“재생에너지 투자 자금 열병합발전에 투자” 🤔
서부발전은 2022년 3월(1,300억원)과 5월(1,900억원) 2차례에 걸쳐 녹색채권을 발행했습니다.
그해 3월 녹색채권 발행 당시 서부발전은 투자설명서에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사항으로써 자금의 사용 목적을 “신재생 발전설비 건설 등”이라고 명시했습니다.
기후솔루션은 “투자자들에게 녹색채권으로 조성된 자금이 친환경 에너지 투자에 쓰일 것을 확약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 등급을 부여받기도 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같은해 5월 녹색채권 발행 역시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에 자금 사용계획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투자를 위한 시설 자금이라고 명시합니다. 또 “당초 계획대로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설비 투자 사업 목적으로 사용됐다”고 서부발전은 기재합니다.
허나, 지난해 4월 서부발전 홈페이지에 올라온 투자자 안내문에는 투자자에게 녹색채권에 관해 고지한 것과 다른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서부발전은 2차례 녹색채권을 통해 조달한 3,200억 원 전액을 재생에너지 사업이 아니라 ‘김포열병합 건설사업’에 투자 집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열병합발전은 LNG를 연료로 전력를 생산하고, 이때 발생하는 열을 난방·온수에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기후솔루션은 기타 공시 첨부서류 중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상품 인증서에 사용목적을 ‘LNG 발전’을 교묘하게 끼워 넣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관행 기후솔루션 외국변호사(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그린워싱 사례가 많아지고 정교해지는 만큼 금감원도 금융상품에 대한 엄밀한 감독이 요구된다”고 밝혔습니다.
고동현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장은 “자본시장의 신뢰와 ESG 발전을 저해했다는 점을 들어 문제를 제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부발전 반발…녹색채권에 LNG·혼합가스 역시 포함 💰
이를 두고 서부발전 측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해당 LNG 발전사업이 2021년 발표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을 따랐단 것. LNG와 혼합가스 기반 발전설비 역시 녹색채권 투자 대상이란 것이 서부발전 측의 해명입니다.
기후솔루션 측은 “열방합발전은 LNG 복합발전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다”며 “여전히 328gCO₂eq/kWh(킬로와트시)를 배출하는 발전원으로 재생에너지와 같은 수준의 녹색경제활동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허나, 가이드라인 속 발전·에너지 항목의 LNG·혼합가스 기반 에너지 생산을 두고 온실가스를 kWh당 340g 이내로 배출하면 녹색사업으로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최종 판단은 금융당국이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