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개발 선두주자인 미국 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를 꺾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180%의 상승률입니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각) 미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대비 3.51% 오른 135.58달러(약 18만원)에 마감됐습니다. 역대 최고 주가를 경신한 것입니다.
같은날 엔비디아의 시총은 3조 3,350억 달러(약 4,605조원)를 기록했습니다.
덕분에 MS(3조 3,173억 달러)와 애플(3조 2,859억 달러)를 제치고 시총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MS와 구글의 주가는 전날 대비 각각 0.45%와 1.10% 하락했습니다.
현 추세 시 엔비디아 시총 5조 달러 돌파…美 월가, 목표주가 200달러 ↑ 📈
엔비디아가 시총 1위를 기록한 것은 1999년 상장 이래 처음입니다.
엔비디아는 암호화폐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급증한 2018년부터 주가가 상승해 왔습니다. 여기에 AI 열풍이 지난해부터 불자 주가가 본격적으로 폭등했습니다.
현재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AI칩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가장 최근 분기의 회사 내 데이터센터 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7% 급증한 226억 달러(약 31조원)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매출의 약 87%를 차지한 것입니다.
미 증권사 로젠블라트증권의 한스 모제스만 애널리스트는 이날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역대 월가 최고치인 200달러(약 27만원)로 올렸습니다. 종전에는 140달러(약 19만원)였습니다.
모제스만 애널리스트는 “향후 10년간 (엔비디아의) 전체 매출 구성에서 소프트웨어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현 추세라면 엔비디아의 시총이 5조 달러(약 6,905조원)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물론 엔비디아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는 MS와 애플 간의 격차가 500억 달러(약 69조원) 미만인 만큼 당분간 시총 1위를 향한 경쟁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S는 오픈 AI를 등에 업고 생성형 AI 개발에 주력하고 있을뿐더러, 애플 역시 최근 ‘애플 인텔리전스’ 등 AI 전략을 발표하며 뒤쫓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빅테크 기업 대비 높은 주가 상승세 ‘거품’ 우려도 🤔
다만,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가 너무 빨라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단 점도 불안 요소입니다.
AI에 대한 기대감 덕에 시총 1위까지 빠르게 도달했으나, 기존 빅테크 기업과 비교하면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이 너무 높다는 것입니다.
PER은 기업의 시총을 한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나눈 값을 뜻합니다.
나스닥에 의하면, 최근 1년간 엔비디아의 추정 PER은 52배에 달합니다. 같은기간 MS는 38배, 애플은 33배,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23.3배입니다.
월가 역시 엔비디아의 PER이 다른 기업 대비 높다는 점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월가가 당장은 시장 흐름에 맞춰 엔비디아의 현 상황을 용인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받아들일지 미지수라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전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부터 매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행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이 성장세가 조금이라도 둔화 조짐을 보이면 그간 쌓인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대로 구글·MS 등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자체 AI칩 개발에 뛰어든 것 역시 잠재적 위협으로 거론됩니다.
엔비디아의 AI 칩 가격이 높기 때문입니다. 현재 H100 가격은 4만 5,000달러(약 6,200만원)를 호가합니다.
이 칩은 2022년 출시 당시 3만 6,000달러(약 4,9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데이터센터 개발 수요가 폭증하며 웃돈이 붙었습니다. 해당 칩은 수요가 급증하며 지난해에만 매출이 125% 증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