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기반 탄소제거(CDR) 선도기업 러닝타이드가 폐업을 선언했습니다.
마티 오들린 러닝타이드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을 통해 러닝타이드가 운영 중단 절차를 시작한다고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러닝타이드는 해조류 기반 탄소제거 기술을 바탕으로 2017년 설립된 미국 기후테크 스타트업입니다. 본사는 미 동부 메인주 포틀랜드에 소재해 있습니다.
회사 설립 후 해양 알칼리 기반 탄소제거 크레딧 사업에 집중했습니다.
목재 펠릿과 석회석으로 구성된 재료가 바다의 산성도를 중화한단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이를 통해 바다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높인다는 설명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스트라이프, 쇼피파이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이 주요 고객사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러한 러닝타이드의 갑작스러운 폐업 소식으로 업계는 충격을 받은 상황입니다.
세계 최초 해양 탄소제거 크레딧 전달한 러닝타이드, 돌연 폐업 선언 📢
러닝타이드는 그간 해양 탄소제거 산업에서 입지적인 성과를 거둬왔습니다.
러닝타이드는 무엇보다 세계 최초로 해양 탄소제거 크레딧을 제공한 기업이란 점에서 주목받았습니다. 쇼피파이는 ‘지속가능성 기금’을 통해 2020년 부터 러닝타이드를 지원해 왔습니다.
사측에 의하면, 2023년 한해 2만 5,400여톤의 탄소를 제거했단 사실도 전했습니다. 이중 2만 1,700여개의 탄소제거 크레딧이 25개 기업과 1만 2,000여명의 개인 고객에게 제공됐습니다.
데이터제공업체 크런치베이스에 의하면, 설립 후 지금까지 러닝타이드가 조달한 투자금은 5,430만 달러(약 754억원)입니다.
이같은 성과 이면에는 어려운 현실이 있었습니다.
17일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사측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정리해고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일 회사 운영을 전면 중단하며 남은 직원 30여명도 모두 해고됐습니다.
이후 링크드인 게시글을 통해 폐업을 공식 선언한 것.
크리스틴 아르니 러닝타이드 이사는 링크드인을 통해 “훌륭한 직원을 모두 해고하고 이곳(러닝타이드)의 돛을 내려야 했다”며 “내 경력에서 가장 힘든 날 중 하나였다”며 밝혔습니다.
러닝타이드의 폐업 소식은 MS·쇼피파이 등 고객사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MS는 러닝타이드와 2년간 1만 2,000톤 규모의 탄소를 제거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S와 쇼피파이 등은 아직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Running Tide was built to heal the ocean and fix our climate for future generations. The mission will live on, but as of today Running Today has begun the process of shutting down our global operations.https://t.co/5y6nIaodw5
— RunningTide (@running_tide) June 14, 2024
오들린 CEO, 수요 부족에 폐업 결정 “그럼에도 희망 갖고 있어” 💭
러닝타이드는 북유럽 아이슬란드에서 해양 탄소제거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해조류를 심해에 가라앉히는 방식, 일명 ‘탄소부표’가 원래 구상이었습니다. 2022년 아이슬란드 정부는 사업 관련 정보 공유를 전제로 5만 톤 규모의 탄소부표를 바다에 방출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던 러닝타이드가 폐업을 선언한 것. 공식적인 사유는 자발적 탄소시장(VCM) 내 낮은 수요입니다.
자사의 탄소제거는 기술적 도전이나 과학적 결함이 아닌, 자금의 문제란 것. 오들린 CEO는 “작업을 계속하기 위한 필수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없어 폐업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러닝타이드는 최근 VCM 내 수요 둔화로 운영자금이 바닥나는 등 자금난을 겪었습니다. 사측은 미국 정부의 지원 부족도 자금난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오들린 CEO는 “아이슬란드·노르웨이·일본·캐나다 등에서는 (VCM에 대한) 글로벌 리더십이 확인된 것과 비교된다”면서 ”미국에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피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오들린 CEO는 “나는 아직도 희망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러닝타이드 선구적 노력 인정받아야” 업계 아쉬움 쏟아져 😢
러닝타이드의 폐업 소식에 업계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쏟아냈습니다.
그렉 라우 플래닛터리테크놀로지스 공동설립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우 슬픈 일”이라며 “진심으로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플래닛터리는 캐나다에 소재한 해양 탄소제거 스타트업입니다.
모리슨 브라이슨 실리케이트 설립자 또한 “이런 소식을 듣게 돼 정말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실리케이트는 아일랜드의 폐콘크리트 기반 탄소포집 스타트업입니다.
탄소크레딧 시장분석기관 CDR닷에프와이아이(CDR.fyi) 공동설립자인 로버트 회글룬드는 러닝타이드에 “해양 탄소제거에 대한 초기 지식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모든 노고에 감사하다”는 평가를 남겼습니다.
러닝타이드는 폐업 이후에도 그간의 연구 결과 대부분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아르니 이사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해양 탄소제거 업계에 대한 희망을 나타냈습니다.
[러닝타이드 폐업 모아보기]
① MS·쇼피파이 계약한 해양 탄소제거 선도기업 러닝타이드, 돌연 폐업 선언한 까닭
② 아이슬란드 탐사매체 “러닝타이드 폐업? 사업 변경, 장관 사임 등 의문점 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