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을 위해선 2030년대 중반까지 연간 4조 달러(약 5,510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단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에너지 전환을 위해선 공공-민간협력이 더 활성화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산하 투자연구소는 최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전환 시나리오’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CNBC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4조 달러는 블랙록이 기존에 예상했던 연간 2조 달러(약 2,750조원)보다 많은 것입니다.
즉, 에너지 전환에 투입되는 자본이 민관 구분 없이 늘어나야 한단 것이 블랙록의 설명입니다.
에너지 전환 투자 2004년 330억 달러 → 2023년 1조 8000억 달러 📈
블랙록이 자체 집계한 결과, 2023년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투자된 금액은 약 1조 8,000억 달러(약 2,475조원)로 나타났습니다. 2004년 330억 달러(약 45조원)가 투자된 것과 비교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입니다.
누적 투자금은 19조 달러(약 2경 6,125조원)에 이릅니다.
마이클 데니스 블랙록 아태 전략·자본시장 대표는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투자되는 자본의 양이나 성장률 모두 올바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데니스 대표는 그러면서도 “2030년까지 (에너지 전환을 위해) 필요한 수준보다 18조 달러(약 2경 4,720조원)가 부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18조 달러란 자금 격차를 해소해야 한단 것.
이같은 자금 격차가 주요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저위험 투자부터 후기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 같은 고위험 투자에 이르기까지 투자 영역 전반에 퍼져 있다고 블랙록은 밝혔습니다.
에너지 전환 자본 격차 해소 방법? “민간 파트너십·혼합금융 활성화” 💰
에너지 전환의 자본 격차를 해소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데니스 대표는 이같은 격차가 해소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2023년 블랙록이 기관투자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56%는 향후 1~3년 이내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46%는 같은기간 전환을 투자 우선순위에서 중요하게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해당 설문조사에서 아태 지역 응답자의 42%는 투자 우선순위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자본 격차 해소를 위해선 민관협력이 필수적이란 것이 데니스 대표의 말입니다. 그는 본격적인 에너지 전환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 방향, 기업과 지역사회의 파트너십 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데니스 대표는 민간 자본이 신흥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신흥시장에서는 필요 자본의 약 60%가 민간 부문에서 나올 것”이라며 “에너지가격 책정이나 시장 규제 완화 등 정책 변화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같은 ‘혼합금융(Blended Finance)’이 민간 자본을 에너지 전환 시장에 끌어들이는 큰 투자 요인이 되리라고 블랙록은 분석했습니다.
혼합금융은 쉽게 말해 민간재원과 공공재원을 혼합한 것입니다.
에너지 기반시설 건설은 높은 투자 위험과 시장 비효율성으로 인해 민간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공재원이 밑바탕이 돼서 적정 수익률을 보장할 경우 민간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단 것.
이와 관련해 데니스 대표는 “혼합금융은 프로젝트 초기 단계를 넘어 포트폴리오상에서 친환경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일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