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인공지능(AI) 붐’과 함께 세계 각지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데이터센터로 인한 환경문제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서버를 가동해야 할뿐더러, 내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등 전력 소비가 매우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립니다.
한국에서도 데이터센터 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전력 및 물 수급 문제에서 벗어나긴 어려워 보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몇 년 안에 데이터센터로 인해 전력망 문제와 물 부족 문제를 겪을 수 있단 뜻입니다.
3일 그리니엄이 한국전력공사 자료를 확인한 결과, 2023년 12월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수는 150개입니다. 전력 수요는 1,986㎿(메가와트)에 이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029년에는 데이터센터 수가 637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637개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예상 전력량은 4만 9,397㎿까지 폭증할 것으로 산자부는 내다봤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설립을 희망한 데이터센터까지 더하면 예상 전력량은 5만㎿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데이터센터 ‘수도권’ 쏠림 송전망 과부하 우려…정부 “지역 분산 나서” 🌐
현재 데이터센터의 약 60%는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주요 고객인 기업 상당수가 수도권에 있기 때문입니다. 전력·통신망·인력 등 데이터센터가 갖춰야 할 기반시설도 수도권이 쉽게 충족할 수 있단 장점도 있습니다.
문제는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되며 발생할 수 있단 것입니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본격화됨에 따라 수도권 전력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단 것이 주된 우려입니다.
수도권은 자체 발전시설이 적어 전력공급이 부족합니다. 달리 말하면 신규 건설이 예정된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이전하지 못할 시 송전망에 과부화가 걸릴 수 있단 뜻입니다.
이에 정부는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을 위해 나선 상황입니다.
작년 1월 산자부는 비수도권에 자리잡은 데이터센터에 대해선 배전망 연결 때 들어가는 케이블·개폐기 시설 부담금을 50% 할인하기로 했습니다. 또 송전망 연결 시 예비전력 요금을 면제하는 등의 정책도 내놓았습니다.
같은해 3월에는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기 대량 사용자의 전기 공급 요청을 전기판매사업자, 즉 한전이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했습니다.
쉽게 말해 데이터센터가 입지 지역의 전력계통에 지나친 부담을 줄 시 한전이 전기 공급을 거부할 수 있단 것입니다.
“데이터센터 지역 분산? 주민 반대·운영 인력 확보 난항” 🤔
다만, 지역에서 데이터센터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된 지역에서는 건설에 반대하는 집회가 일어났습니다.
실제 건설이 보류되거나 취소된 사례도 있습니다.
2019년 네이버는 경기 용인시에서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려 했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을 끝내 접었습니다. 효성그룹이 지난해 경기 안양시에서 추진하던 데이터센터 건립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지역주민들은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명분으로 크게 건강권과 재산권 침해를 언급합니다. 특고압선 매립 및 대규모 전력 사용으로 전자파가 발생해 건강을 침해할 수 있단 우려입니다.
여기에 산업계 입장에서는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데이터센터 고객 상당수가 수도권에 있을뿐더러, 운영 인력 역시 지방에서는 구하기 어렵단 것이 업계의 이야기입니다.
이 때문에 더 실효성 있는 데이터센터 지원 정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韓 데이터센터 배출량 감축 위한 대책은? 📉
데이터센터 자체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방안을 연구해야 한단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근 서버에 GPU(그래픽처리장치)와 CPU(중앙처리장치)의 성능이 올라가며 전력을 더 소모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에서 얼마만큼의 배출량이 나오는지 공식 통계는 없습니다.
단, 네이버와 카카오 그리고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LG유플러스·KT텔레콤)가 2022년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381만 9,578톤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배출량 대다수가 데이터센터 가동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또한 ‘그린 디지털 생태계 전환’을 위한 전략을 의결했습니다.
여기에는 배출량 감축을 위해 저전력으로 움직이는 데이터센터 기술을 개발한단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데이터센터 에너지 저감을 위해 ▲컴퓨팅 소재·부품·장비 고효율화 ▲냉각·공조 및 전력 설비 등 기반시설 저전력화 ▲에너지 소비 모니터링·최적화를 위한 통합제어 기술을 개발한단 것을 골자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