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 아마존이 향후 15년간 데이터센터 건설에 약 1,500억 달러(약 202조원)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같은 경쟁사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각) 전했습니다.
다만, 데이터센터 확충 과정에서 전력과 물수급 나아가 온실가스 배출량 문제를 놓고 아마존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아마존, MS, 구글을 묶어 ‘클라우드 빅3 업체’라고 부릅니다. 이들 빅테크 기업은 자사 클라우드를 통해 AI 챗봇과 거대언어모델(LLM) 등을 제공합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 기술 역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제공돼 향후 클라우드 시장의 입지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3일 그리니엄이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 자료를 확인한 결과, 2023년 4분기 기준 이들 빅3 업체가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입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31%, MS가 24%, 구글이 11%의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AWS는 아마존의 자회사로 동명의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시장 지배력 유지” 아마존 향후 15년간 데이터센터에 1500억 달러 투자 💰
아마존의 이번 투자 계획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겠는 의지를 투자 계획을 통해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용 절감 등 기업 고객들의 영향으로 AWS의 매출 성장이 작년에 사상 최저치로 둔화됐단 점도 자극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빅3 업체인 MS와 구글의 작년 4분기 매출 증가율이 아마존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간 AWS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 성장했습니다. 반면, 같은기간 경쟁사인 MS ‘애저’의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0%,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26% 성장했습니다.
오라클, 화웨이 또한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빅3 업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아마존 데이터센터 확장 “AI 호황 대비하기 위한 조치” 📈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그룹에 의하면, 지난해 아마존은 AWS가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에 대한 지출을 2% 줄였습니다. 이는 MS가 관련 지출을 50% 이상 늘릴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이에 올해 아마존은 AWS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를 늘린단 방침입니다.
아마존은 이번 투자 발표를 기점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AWS의 부동산 보유량은 2020년 이후 현재 2배 이상 늘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의하면, 지난 2년간(2022~2023년) 아마존은 전 세계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에 약 1,480억 달러(약 199조원)를 투자했습니다. 현재 미국 버지니아주와 오리건주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향후 투자를 기반으로 기존 데이터센터 규모를 확장하고 사우디아라비아·말레이시아 등에도 신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아마존은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의 데이터센터 확장은 기업 수요뿐만 아니라, 향후 예상되는 AI 호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다른 회사들과 제휴를 통해 서버를 통한 AI 서비스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아마존이 향후 수백억 달러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아마존 데이터센터 확충, 전력·물수급 부족 문제 직면…탄소배출량은? 🤔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선 부지 이외에도 전력과 물을 어디서 끌어올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선 막대한 양의 전력이 소모됩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전력을 몇 배는 더 소모해 국가 전력망에도 부담입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기 위해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할 뿐더러, 배출량 역시 늘수밖에 없습니다. 데이터센터의 배출량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5~3.7%를 차지한단 연구도 있습니다.
1️⃣ “전력망 부담 ↑” 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량 35GW
실제로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와 함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수급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입니다.
AWS가 운영 중인 오리건주 데이터센터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센터는 지역 전력회사가 수력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받아 운영됩니다. 문제는 수력발전소가 생산한 것보다 많은 전력을 데이터센터가 소비하고 있단 것. 이 때문에 해당 데이터센터는 천연가스로 생산된 전력을 구입해야 했습니다.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AWS의 데이터센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3분의 1이 버지니아주 북부에 있습니다.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70%가 이 지역을 거칩니다. 이 때문에 버지니아주 북부는 ‘데이터센터 골목(Data Centa Alley)’이란 별명이 있습니다.
데이터센터가 급증함에 따라 이곳에는 새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대형 원자력발전소 몇 개분에 달하는 전력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버지니아 주정부는 주거 지역 내 데이터센터 허가를 제한했고, 재생에너지를 전력망에 공급하거나 폐열을 재사용하도록 규제를 도입했습니다.
그럼에도 지역사회의 반발은 여전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2022년 미국 내 데이터센터는 미국 전체 전력의 4% 이상을 소비했습니다. 오는 2026년에는 6%를 소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조사기관 맥킨지는 2030년 미국 내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량이 35GW(기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 2027년 데이터센터, 영국 연간 물소비량 절반 소비할 것
물 수급도 문제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열을 냉각하기 위해선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합니다.
현 추세라면 2027년에는 영국 연간 물소비량의 절반 수준(약 42억∼66억㎥)이 데이터센터에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 데이터센터를 유지하기 위해 MS는 물소비량을 전년보다 34%, 구글은 22% 늘렸습니다.
AWS는 현재 데이터센터 내 물소비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단, AWS는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선언을 한 상태입니다. 이는 기업이 소비한 물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보충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AWS 부사장, 데이터센터 확충 따른 환경 문제 인지 “해결책 모색 나서” ⚡
아마존 데이터센터를 총괄하는 케빈 밀러 AWS 부사장도 이같은 우려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밀러 부사장은 유틸리티 기업과 협력해 “에너지 수요를 재생가능하고 무탄소 전력과 일치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마존은 2025년까지 필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0건이 넘는 신규 태양광·풍력발전 프로젝트에 투자해 4년 연속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구매 기업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아마존은 현재 세계 500개가 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이들 프로젝트가 모두 가동되면 연간 7만 7,000GWh(기가와트시)가 넘는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미국 72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입니다.
단, 블룸버그통신은 “이 목표가 데이터센터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다”며 “분열되고 노후화된 미국 내 전력망이 이 목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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