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로폼 포장재가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의 주 오염원이란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일명 스티로폼으로 불리는 발포 폴리스티렌(EPS)은 가볍고 단열성이 뛰어나 포장재로 애용됩니다. 문제는 내구성이 약해 쉽게 부서지면서 강과 바다로 유입되기 쉽단 것.
이에 스티로폼의 유해성을 해소하기 위해 대체소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새우껍질·곰팡이 등 참신한 원료로 개발에 나선 스타트업들이 주목받은 바 있는데요.
이 가운데 우리 주변에 흔한 ‘나무’로 대체 스티로폼 개발에 나선 스타트업이 화제입니다.

2022년 설립된 핀란드 바이오소재 스타트업 워미(Woamy).
스타트업 전문 매체 ‘EU-스타트업’으로부터 2024년 주목해야 할 10대 유망 스타트업에 선정된 곳입니다.
핀란드 알토대학교에서 10년 간 ‘폼우드(Foamwood)’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연구진들이 분사해 설립한 기업입니다.
알토대는 헬싱키공과대·경영대·디자인대가 합병된 프로젝트 대학교입니다. 핀란드 스타트업 창업자의 절반가량이 알토대 출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폼우드’란 프로젝트명에서 알 수 있듯, 워미는 목재를 사용해 대체 스티로폼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나무에 주목한 걸까요?
연구진은 “나무 세포의 구조에서 영감받았다”고 설명합니다.
나무 세포는 길쭉한 모양으로, 독특한 구조를 형성합니다. 덕분에 방향에 따라 2가지 특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섬유 방향과 평행한 방향으로는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수직한 방향으로는 단열 효과가 뛰어나단 것입니다.
이후 나무 세포의 구조를 구현한 대체 스티로폼 개발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소재로는 목재 기반 생분해 섬유 ‘셀룰로오스’가 사용됐습니다.
연구진이 나무 세포의 길쭉한 모양을 구현하는데는 수년이 걸렸습니다. 일반적으로 거품 구조를 만들면 표면장력으로 인해 구형 또는 육각형을 띠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목재 셀룰로오스를 기반으로 한 덕분에 비용 절감과 생산 속도 향상이 가능하단 점도 강조합니다.
기존 대체 스티로폼 개발에서는 곰팡이, 즉 균사체 소재가 각광받았습니다. 구조의 유사성으로 인해 추가적인 가공 없이도 스티로폼 형태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균사체를 사용할 경우 일반적으로 1주일 내외의 재배 시간이 필요하단 한계가 지적됐습니다. 반면, 셀룰로오스로 폼 형태를 만들 경우 빠르게 생산이 가능합니다.
목재가 아닌 당근·비트 뿌리, 과일 분말의 셀룰로오스로 만들 경우 이론상 식용도 가능합니다.

현재 워미는 목재 기반 바이오폼으로 포장재·신발 안창·건물 단열재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활용을 연구 중입니다.
2023년을 기점으로 워미는 실험실 규모에서 벗어나 상용화 규모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그 일환으로 작년 가을 첫 포장재 시험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이에 같은해 12월 핀란드 디자이너 조명 기업 ‘섹토 디자인(Secto Design)’에 첫 상용화 제품을 공급했습니다. 핀란드 내 목재 기반 대체 플라스틱 소재기업 팹틱(Paptic)과 협업했는데요.
워미의 바이오폼으로 플라스틱 스티로폼을 대신하고, 팹틱의 대체 플라스틱으로 비닐 포장재를 대신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첫 번째 파일럿(시범) 생산시설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워미 측은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