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공위성을 통해 세계 석유·천연가스 시설의 메탄 배출량을 추적하는 ‘메탄샛(MethaneSat)’ 프로젝트에 합류했습니다.
구글은 비영리단체 환경보호기금(EDF)과 파트너십을 통해 메탄샛 프로젝트에 공동 추진하게 됐다고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메탄샛은 EDF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세계 화석연료의 80%를 생산하는 주요 50개 지역에서 나오는 메탄 배출량을 인공위성이 관측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해당 위성은 오는 3월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발사될 계획입니다.
메탄샛이 위성사진을 보내면 구글의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메탄가스가 방출하는 시설과 설비를 지도로 만든단 계획입니다.
EDF는 이를 기반으로 메탄 배출량을 집계합니다. 모든 데이터는 올해 구글어스엔진을 통해 무료로 공개됩니다.
“지구온난화 30% 기여한 주요 온실가스 메탄, 감축효과도 그만큼 높아” ☁️
주요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은 대기 중 잔류 기간은 10년 수준입니다. 이는 대기에 최대 200년까지 머무르는 이산화탄소에 비하면 짧은 편입니다.
반면, 메탄(CH4)은 이산화탄소(CO₂)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최대 30배 높은 온실가스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제6차 종합보고서(AR6)에 의하면, 메탄은 전체 지구온난화 정도의 약 30%를 유발한 온실가스입니다. 메탄이 지구 평균기온 약 0.5℃ 상승을 야기한 원인물질이란 것이 IPCC의 설명입니다.
달리 말하면 메탄을 감축했을 때 누릴 수 있는 효과는 그만큼 큽니다.
메탄 중 일부는 습지 같은 자연에서 배출되긴 하나, 농업이나 화석연료 시추·생산·유통 시설 등 인간의 활동으로 배출되는 경우가 6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중 절반인 32%는 화석연료 산업에서 배출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공개한 ‘글로벌 메탄 추적’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석유·가스·석탄·바이오에너지 업계가 배출한 메탄은 1억 3,330만 톤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2021년 대비 1.8% 증가한 것입니다. 부문별 배출량은 석유업계가 54,560만 톤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석탄(4,180만 톤), 가스(3,670만 톤), 바이오에너지(920만 톤)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메탄 배출 규제 위해선 정확한 감지 데이터 필요”…메탄샛 출범 계기는? 🤔
이에 문제의식을 느껴 추진된 프로젝트가 메탄샛입니다.
EDF 수석과학자 겸 부회장인 스티븐 함부르크 박사는 “메탄샛 프로젝트는 각국 정부가 메탄 배출 규제에 아무런 규제를 취하지 않은 것에 좌절감을 느껴 탄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21년 국제메탄서약, 2023년 엑슨모빌 등 화석연료 50개 기업이 메탄 배출 감축 등을 약속한 바는 있으나 이는 자발적 선언으로 법적 구속력이 없단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EDF와 함께 미국 하버드대학교와 뉴질랜드 우주국 등의 기관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출범한 2018년부터 현재까지 투입된 재원만 8,800만 달러(약 1,170억원)에 이릅니다.
우여곡절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당초 메탄샛 위성 발사는 2021년을 목표로 했으나 기술 문제로 이듬해로 연기됐습니다. 2022년 발사 계획은 공급망 대란으로 인한 부품 문제로 지연됐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뉴질랜드 우주국은 메탄샛을 자국 내 마히아섬에서 발사되길 희망했습니다. 허나, 인공위성의 크기와 무게가 너무 커진 나머지 스페이스X가 발사를 주관하게 됐습니다.
“오는 3월 발사 예정인 메탄샛 위성, 기존 메탄 감시 위성과 차이점은?” 🤔
사실 메탄을 감시하는 인공위성은 이미 우주에 존재합니다.
2009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세계 최초로 메탄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고샛(GOSAT)’ 위성을 발사했습니다. 유럽우주국이 발사한 ‘센티넬-5P’ 위성도 메탄 배출량 관측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캐나다 스타트업 ‘지에이치지샛(GHGSat)’은 2016년부터 메탄 배출량을 감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2022년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천연가스 압축시설이 고장나 거대한 메탄가스 기둥이 배출된 것을 관측한 바 있습니다.
앞서 IEA가 수집한 메탄 추적 보고서 또한 인공위성이 수집한 자료가 활용됐습니다. IEA는 “기존 위성을 통해 관측한 결과, 2022년 화석연료 생산 시설에서 메탄가스가 ‘과잉 방출’된 경우가 500건 이상이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인공위성을 통해 수집한 메탄 배출량 정보를 AI가 분석해 실시간 지도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2022년 미 항공우주국(NASA)이 메탄 배출 지도를 만든 적은 있으나 정보가 이후 갱신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해당 지도에 사용된 데이터도 2016년 공개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 韓 정부 “2027년부터 2년간 온실가스 관측위성 5대 발사”
EDF “데이터 공개로 화석연료 업계 메탄 배출량 2025년까지 45% 감축” 🎙️
EDF는 오는 3월 발사 예정인 위성이 소규모 배출 감시에 특화됐단 점을 강조합니다.
기존에 메탄 배출량이 많은 지역뿐 아니라, 배출량이 적은 지역에서의 특이 사항도 감지할 수 있단 것입니다. 메탄샛 위성이 기존 위성보다 더 높은 정밀도와 가시반경을 가진 덕분입니다.
EDF는 메탄샛 프로젝트를 통해 화석연료 업계의 메탄 배출량을 2025년까지 45% 줄이고, 2030년에는 7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EDF는 수주 간격으로 데이터를 갱신하고 관련 정보를 규제당국과 비영리단체 등에 모두 무료로 공개한단 방침입니다. 이같이 데이터가 공개될 시 일부 기업이 문제를 인식하고 메탄 배출량 감축 개선에 나설 것으로 EDF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지구 지속가능성 담당 부사장인 야엘 맥과이어는 “(메탄샛이 수집한) 데이터는 에너지기업과 연구기관, 공공기관 등이 메탄 배출량을 예측하고 감축하는 작업에 매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은 또 메탄샛이 수집한 메탄 데이터를 구글어스엔진을 통해 지도로 공개한단 구상입니다. 또 물소비량이나 생물다양성 손실 등 다른 데이터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구글 측은 “구글어스엔진은 월간 활성자가 10만여명 이상”이라며 “해당 플랫폼에서 메탄 데이터를 물이나 토지 등 다른 데이터와 결합하여 시간 경과에 따른 배출량 추적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