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 1,366개 중 기후테크 기업은 54개로 집계됐습니다.
19일 그리니엄이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이 공개한 유니콘 기업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규 등록된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 수는 지난 조사보다 줄어든 것입니다.
단, 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작년 12월 중국 수소연료전지 기업인 시노시너지와 랩테로에너지 2곳이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했기 때문입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3,000억원)를 넘는 비상장 기업을 뜻합니다. 피치북은 유니콘 기업 분류 시 차후 가치평가에서도 동일한 조건을 넘을 것을 요구합니다.
또 2023년 신규 등장한 유니콘 기업 107개 중 기후테크 기업은 9곳이었습니다. 피치북에 의하면, 11개 산업군 중 지난해 기후테크 산업 내 평균 수익률은 3.7%였습니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기후테크 산업이 비교적 선방했단 평가가 나옵니다.
피치북,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 분류 기준은? 💼
피치북은 유니콘 기업 분류서 클린테크와 기후테크를 구분합니다. 클린테크는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입니다.
기후테크는 탄소제거(CDR)·순환경제 등 최소 46개 산업에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에 도움이 되는 모든 기술을 뜻합니다.
다만, 분류 과정에서 클린테크와 기후테크가 복수로 묶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분류 과정에서 기업의 산업군이 조정되기도 합니니다.
예컨대 올해 발표에서는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가 클린테크로만 분류됐습니다. 공유스쿠터 기업인 보이스쿠터즈는 모빌리티 산업으로만 줄곧 분류됐습니다.
그리니엄은 이번 분석에서 ‘기후테크’로 분류된 유니콘 기업만 묶어 살펴봤습니다.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 54곳 중 6곳 IPO 진행 중” 🤔
피치북이 유니콘 기업을 조사한, 2016년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으로 분류된 기업은 총 77개. 이중 상장되거나 기업가치 하락 또는 폐업 등으로 유니콘 기업이 더는 아닌 곳은 23곳입니다.
2024년 1월 기준, 실제 사업을 진행 중인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은 54개로 집계됐습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25개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중국(19개), 독일(3개), 프랑스(2개) 순이었습니다.
투자금 규모로만 놓고 보면 중국 기업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는 중국 기후테크 기업 상당수가 완성차나 에너지 대기업에서 분사하며 기업형 벤처캐피털(CVC)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덕분입니다.
개별 투자금 규모로 보면 중국 배터리 기업 에스볼트(SVOLT)가 VC로부터 가장 많은 32억 달러(약 4조 2,700억원)를 투자받았습니다. 중국 완성차업체 창청자동차 내 배터리 사업부가 분사해 설립한 SVOLT는 2020년 5월에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어 미국 배터리 재활용 기업 레드우드머터리얼즈가 18억 달러(약 2조 4,000억원)로 뒤를 이었습니다. 레드우드머터리얼즈는 미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네바다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각각 공장 건설에만 35억 달러(약 4조 6,000억원)가 투입됩니다.
또 54개 기업 중 6곳은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상장에 성공할 경우 이들은 유니콘 기업에서 제외됩니다. 현재 기업공개(IPO)가 진행 중인 6개 기업 모두 중국 기업입니다. ①친코그룹 ②고킨 솔라 ③지우링 리튬 ④그레이트파워 ⑤메이케 솔라 ⑥라플레이스 리뉴에이블 에너지 순입니다.
2023년 신규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 9곳은? 🤔
2023년 신규 유니콘 기업에 등재된 107개 중 기후테크 기업은 총 9곳입니다.
①하이티움 ②화성신에너지 ③어센드 엘리먼츠 ④그래디언트 ⑤일렉트릭하이드로젠 ⑥리뎁티브 ⑦뉴라이트 ⑧엔팔 ⑨아마렌코 등입니다. 이중 7곳은 지난해 상반기에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 하이티움|2023년 기후테크 기업 중 5번째로 가장 많은 투자금 유치한 배터리 업체
2019년 설립된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인 하이티움. 고정형 배터리 제조 전문업체입니다. 현재까지 출하된 배터리 용량만 1만 7,000MWh(메가와트시)에 이릅니다. 작년 한해 6억 2,100만 달러(약 8,300억원)를 투자받아 기후테크 상위 투자 기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 화성신에너지|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제조 업체…1조 원 투자해 공장 건설
2020년 설립된 화성신에너지는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중 한 곳입니다. 사측은 중국 동남부 장쑤성 우시시에 54억 위안(약 1조원)를 투자해 3.6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건설했습니다. 해당 공장은 올해 1월부터 시험생산을 시작했습니다.
🇺🇸 어센드 엘리먼츠|SK에코플랜트와 북미 최초 합작법인 설립,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는 201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설립된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입니다.
이 기업은 미국 정부로부터 4억 8,000만 달러(약 6,4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켄터키주에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연간 75만여대의 전기자동차에 공급할 수 있는 양극재용 전구체 공장입니다.
이와 별개로 작년 9월 SK에코플랜트와 자회사 테스가 어센드엘리먼츠와 함께 미국 내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전처리 공장 건설에 들어갔습니다.
지분율은 SK에코플랜트 64%, 테스 11%, 어센드 엘리먼츠 25%입니다.
🇺🇸 그래디언트|반도체·제조업 폐수 재활용 기술개발
2013년 미국에 설립된 수자원 기술개발 업체입니다. 해수담수화 기술을 갖고 있을뿐더러, 제약이나 반도체 등 물소비량이 많은 산업군을 위해 폐수 재활용을 돕는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그래디언트는 작년 5월 유니콘 기업 등극 당시 “4년간 매출 성장률이 100%를 기록했다”며 “제조업과 공급망이 발전함에 따라 유한한 수자원을 요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일렉트릭하이드로젠|세계 최초 그린수소 유니콘 기업
미국에 소재한 일렉트릭하이드로젠(EH2)은 지난해 10월 시리즈 C 투자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유니콘 기업이 됐습니다. 그린수소 업계에서 유니콘 기업이 나온 것은 EH2가 처음입니다. EH2는 자사를 그린수소 생산에 필수인 전해조를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하는 곳”이라고 주장합니다.
🇺🇸 리뎁티브|상업용 건물 에너지 효율화 소프트웨어 개발
2015년에 문을 연 리뎁티브는 지난해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리뎁티브는 상업용 건물 내 조명과 에어컨 효율화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곳입니다. 현재 150개 기업이 리뎁티브의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1년 11월 주식시장 상장을 시도했으나 경기침체 여파로 이듬해 계획을 취소한 바 있습니다.
🇺🇸 뉴라이트|미생물로 플라스틱과 동일한 생분해성 소재 개발
2003년 설립된 뉴라이트는 미생물을 신소재로 개발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한 곳입니다. 2020년 바닷속 미생물 기반의 ‘에어카본(Aircarbon)’이란 소재를 개발한 바 있습니다. 플라스틱과 같이 내구성과 유연성을 갖춘 동시에 생분해되는 소재입니다. 이듬해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제품 제작 등에 활용된 바 있습니다.
🇩🇪 엔팔|구독형 태양광 발전 서비스 제공
엔팔은 독일에 소재한 태양광 발전 시스템 제공업체입니다. 임대용 태양광 시스템이란 사업모델이 특징입니다. 고가의 태양광 설비를 최대 20년간 임대료를 받고 에너지를 빌려주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초기 설치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아마렌코|14개국서 태양광 발전소 운영 중인 유럽 최대 재생에너지 기업
아마렌코는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유럽 재생에너지 발전사입니다. 스페인 등 14개국에서 2,000개 이상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 중입니다. 지난해 3월 한화에너지가 스페인에서 개발 중인 240㎿(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아마렌코에 매각했습니다.
사업 축소·폐업으로 유니콘 기업에서 물러난 ‘인팜·비브’ 📉
한편, 지난해 상장과는 별개로 파산한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이 2곳 있었습니다. 수직농장 기업인 인팜과 순환형 주택 설계 기업 비브의 이야기입니다.
한때 유럽 최대 수직농장 기업으로 불렸던 독일 애그테크 스타트업 인팜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경기침체 여파로 영국·프랑스·덴마크 등 주요 시장에서 사업을 중단했습니다. 더욱이 인팜 네덜란드 지부는 작년 9월 암스테르담법원에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정리해고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팜은 유럽 시장을 아예 떠나 중동 시장을 개척한단 목표를 세운 상황입니다. 한때 5억 달러(약 6,670억원)를 투자받은 인팜은 현재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미만으로 떨어져 유니콘 기업 명단에서 내려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피치북은 11개 산업군 중에서 “수직농장을 포함한 애그테크 산업의 지난해 수익률이 전년 대비 20.1% 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2008년 문을 연 미국 순환형 주택 설계 기업 비브는 끝내 문을 닫았습니다. 비브는 모듈형 설계를 통해 시공 기간을 6주로 줄이고, 건축폐기물과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을 갖춘 곳이었습니다. 2022년 시리즈 D를 통해 4억 달러(약 5,3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비브는 작년 11월에 파산을 선언하고 폐업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회사 대변인은 “거시경제적 환경으로 인해 사업이 어려워졌다”고 밝혔습니다.
[피치북 유니콘 기업 분석 모아보기]
① 경기침체 여파로 유니콘 기업 등장세 감소
② “1366개 유니콘 기업 중 기후테크는 5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