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한국에서 다시금 유행한 간식, 도넛. 유명 도넛 가게들이 인기를 얻으며 급부상했는데요.
같은 시기 호주의 한 기업이 버려질 뻔한 도넛을 업사이클링해 맥주를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호주 순환경제 기업 도넛웨이스트(Donut waste)의 이야기입니다.
도넛웨이스트는 호주 현지 맥주 기업인 매시브루잉(Mash Brewing)과 협업해 팔리지 않은 도넛들을 맥주 곡물 대신 사용했습니다.
덕분에 버려질 뻔한 도넛 2,000개 이상이 맥주로 재탄생했습니다.
2021년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발가에 설립된 도넛웨이스트.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업에 근무했던 샤카라 호나코바가 설립한 사회적기업입니다. 그는 전자폐기물이 아닌 유기폐기물 재활용의 가능성을 보고 기업을 설립했다고 밝혔습니다.
체코 출신인 호나코바 대표는 유럽과 달리 호주에서 폐기물을 그대로 매립한단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합니다.
식품폐기물 같은 같은 유기물이 매립될 경우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CH4)이 발생되기 때문입니다.
2022년 이러한 식품폐기물 업사이클링의 일환으로 탄생한 것이 ‘도넛 맥주’입니다. 글레이즈 도넛, 스프링클이 뿌려진 도넛, 쿠키 도넛 등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도넛들이 사용됐습니다.
호나코바 대표에 따르면, 호주에 연간 매립되는 식품폐기물은 약 760만 톤. 이중 70%가 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낭비되는 식품에 호주 경제가 지불하는 비용만 약 370억 호주달러(약 32조원)에 달합니다.
도넛 맥주는 이같은 문제를 알리고 식품폐기물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실 도넛웨이스트가 주력하는 순환자원은 도넛이 아닌 ‘커피박(커피폐기물)’입니다.
2021년 호나코바 대표는 지역 카페들과 협력해 커피박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면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지역 카페에서 커피박을 퇴비화해 만들어 지역 농장에 판매하는 방식인데요. 2021년 한해에만 10톤의 커피박을 수거해 재활용했습니다.
이렇게 대량의 커피박을 재활용한 방식, 바로 퇴비화입니다.
커피박은 유기물과 영양분이 풍부해 순환자원으로 높은 가치를 평가받습니다. 식물 성장에 필요한 질산·인산·칼륨 등이 풍부해 비료로 가치가 높습니다.
호주는 모든 대륙 중에서 가장 척박한 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구 대부분이 동부 해안가를 따라 거주하며, 호주 본토의 35%가량은 비가 잘 내리지 않습니다.
척박한 대륙인 호주에서 커피박을 퇴비로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호나코바 대표는 강조했습니다.
도넛웨이스트의 사업은 커피박과 도넛 맥주에 그치지 않습니다.
호나코바 대표는 “커피박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일회용 커피컵부터 식품폐기물, 용기 등 다양한 폐기물의 순환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도넛웨이스트의 사업이 지역 곳곳으로 뻗어나가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발견됐습니다. 커피박 수거 시스템이 형성됨에 따라 해당 거점을 중심으로 다른 폐기물의 수거도 가능해진 덕분입니다.
그중 하나로 2023년 도넛웨이스트는 ‘맥주 클립’ 수거를 시작했습니다.
맥주 클립이란 4개 또는 6개 들이 맥주팩을 고정하는데 쓰이는 플라스틱 포장재입니다. 맥주 클립은 50번 이상 재사용 가능할 만큼 튼튼한 소재입니다.
그러나 반환 및 수거 방법이 없어서 그대로 버려졌다고 호나코바 대표는 설명합니다. 이에 현지 맥주 기업들과 협업해 맥주 클립 재사용·재활용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도넛웨이스트에 따르면, 작년 7월 기준 70개 수집 거점에서 8만 7,500개 이상의 맥주 클립이 수거돼 재사용·재활용됐습니다.
도넛웨이스트는 이밖에도 지역에 다양한 순환솔루션을 도입하기 위해 도전 중입니다.
카페의 커피박 수거는 원두마대 수거로 확장됐습니다. 황마로 이루어진 마대는 내구성이 뛰어날뿐만 아니라 생분해가 가능해 다용도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 수거된 원두마대는 재사용되는 것을 넘어 텃밭 멀칭, 인테리어 제품 소재, 예술·공예품 소재 등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수거된 커피박의 일부는 커피 비누와 바디 스크럽으로도 업사이클링됐습니다. 비누 또한 도넛 모양으로 제작됐습니다.
원형의 ‘도넛’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통해 버려질 뻔한 폐기물의 순환을 강조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