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기후위기로 세계 인구 중 1,45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단 전망이 나왔습니다. 또 12조 5,000억 달러(약 1경 6,818조원) 규모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금융컨설팅 기업 올리버와이만(OW)과 세계경제포럼(WEF)이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두 기관은 WEF 연차총회인 다보스포럼 기간인 지난달 16일(이하 현지시각)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기후문제가 공중보건과 세계 의료시스템에 미칠 영향과 대응 전략을 만들기 위해 작성됐습니다.
WEF는 보고서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2.5℃~2.9℃까지 상승하는 것을 가정해서 작성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050년 홍수로 인한 사망자 850만 명 예상”…폭염 생산성 저하 현실화 📊
기후문제로 폭염·폭우 등 기상이변이 극심해진 결과, 전 세계 보건시스템 추가 구축에만 2050년까지 1조 1,000억 달러(약 1,456조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질병률과 사망률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여성·청소년·노인·저소득층 같이 의료자원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사회가 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의료자원과 대응 역량이 한정된 개발도상국일수록 피해가 크단 것. 기후위기로 인해 보건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크며, 불평등이 두 문제를 더 악화시킨단 것이 보고서의 결론입니다.
보고서는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기상현상 6가지를 식별했습니다. ①홍수 ②폭염 ③산불 ④가뭄 ⑤열대성 폭풍 ⑥해수면 상승 등입니다.
6가지 기상현상 중에서 홍수가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 지역이 홍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됐단 것이 보고서의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홍수로 인해 2050년까지 85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홍수로 인한 직접 사망보다는 간접 사망이 더 크단 것입니다.
WEF는 홍수 이후 콜레라 같은 수인성감염병 확산으로 사망자가 늘어난단 것을 대표 사례로 언급했습니다.
또 홍수 이후 식량공급망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영향까지 모두 포함한 결과 홍수로 인한 경제 손실만 1조 6,000억 달러(약 2,118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습니다.
홍수에 이어 폭염이 두 번째로 많은 인명피해를 초래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같은기간 30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더불어 폭염으로 인한 경제 손실은 7조 1,000억 달러(약 9,500조원)로 예측됐습니다. 생산성 저하에 따른 결과라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2050년 모기매개감염병 빠르게 확산…기후탄력적 국제보건망 필요 🌐
특히,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질병이 더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단 점을 우려했습니다.
말라리아·뎅기열·지카바이러스 등 모기매개감염병에 노출되는 이가 2050년까지 5억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샤엠 비센 WEF 보건의료센터장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탄력적인 국제보건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간의 국제보건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WEF와 올리버와이먼은 기후탄력적 국제보건망 구축을 위해선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복구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탄소중립 달성해도 서울 여름철 사망자 수 23% 증가…“최악 시 82% ↑ 📈
한편, 기후변화가 이대로 진행될 시 금세기 후반 서울의 여름철 사망자 수가 최대 82%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사망자 증가율은 23%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5일 학계에 따르면, 서울대 환경대학원 협동과정조경학 박사과정 김상혁(제1저자)씨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생태조경시스템공학부의 이동근 교수(교신저자)는 지난달 한국보험학회에 게재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여름철 사망자 수 예측’이란 논문에서 이같은 내용의 결과를 내놨습니다.
연구팀은 지난 26년간(1997~2022년) 여름철(6~8월) 서울과 부산 지역에서 자살·사고사 등 외인사를 제외한 모든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를 집계한 결과, 연평균 사망자는 ▲서울 8,706명 ▲부산 4,229명으로 산정했습니다.
조사 기간 중 사망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였습니다.
특히, 2019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인체가 고온에 노출될 경우 온열질환이 발생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고, 기저질환자도 증상이 악화하여 역시 사망에 이를 수 있단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개발한 미래 기후 예측 시나리오 ‘공동 사회·경제 경로(SSP)’ 4가지 시나리오 모두에서 온도와 습도를 기반으로 산출한 여름철 연간온열지수(WBG)가 금세기 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탄소중립을 달성한 SSP1 시나리오에서는 1만 707명,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배출하는 SSP5 시나리오에서는 1만 5,86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전망됩니다.
즉,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지난 26년간 여름철 평균 사망자수(8,706명)보다 평균 23% 늘어난단 뜻입니다.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배출되면 사망자수는 82% 증가합니다.
교신저자인 이동근 교수는 “아무리 탄소중립을 한다고 해도 기온과 습도는 오르고 초과사망자는 발생한다”며 “어떻게 보면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좋은 기후를 누릴 수 있는 시기”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