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작물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쌀과 밀 그리고 옥수수입니다. 이 가운데에서도 가장 많이 생산되는 작물은 단연 옥수수입니다.
전 세계 곡물 생산량에서 40%를 차지한단 통계도 있습니다. 이중 절반이 소나 돼지 같은 사료로 소비되기 때문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2023/2024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은 전년 대비 증가한 12억 2,296만 톤으로 전망됩니다. 같은기간 소비량도 증가했는데요. 유럽연합(EU)·미국·중국 등 주요국에서 사료와 산업용 소비량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옥수수만 먹고 남은 속대는 어디로 갈까요?
옥수수속대는 단단하여 잘게 부수기 어려울뿐더러 사료용으로 맞지 않아 매립 또는 소각됩니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통계는 없는데요. 2006년 미국에서 발생한 전체 농업폐기물 중 3분의 1이 옥수수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단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의 연구도 있습니다.
또 지난해 말까지 과학저널 네이처에 이같이 버려진 옥수수속대를 건축물 단열재나 영양재로 활용해야 한단 칼럼이 게재된 바 있습니다.
옥수수속대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걸까요?
최근 유럽의 순환경제 관련 스타트업 2곳이 협력해 옥수수속대를 업사이클링한 타일을 개발했습니다. 일명 ‘콘월(CornWall)’입니다.
벨기에 명문대학인 루벤가톨릭대에서 분사한 서큘러매터스(Circular Matters)란 스타트업이 개발했습니다. 회사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피터 돈데이네로 구성된 개발팀이 옥수수속대 속 천연 생체고분자를 강화해 내구성 있게 만든 것.
이후 스톤사이클링(StoneCycling)이란 네덜란드 기업과 협력해 옥수수속대를 타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2년 설립된 기업은 건설폐기물이나 농업폐기물 등 각 분야에서 나온 폐기물을 건축자재로 만드는 일에 특화된 곳입니다.
스톤사이클링 공동설립자 겸 디자이너인 와드 마사는 옥수수속대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그는 “옥수수속대는 영양가가 전혀 없어서 버려진 재료”라며 “대개 옥수수속대는 밭에 남아 썩거나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바이오매스로 태워진다”고 꼬집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옥수수속대에 저장된 탄소가 부패나 소각을 통해 방출된단 것이 그의 지적입니다.
반면, 콘월을 사용하면 타일의 수명이 다하여 분해될 때까지 탄소를 격리할 수 있단 것.
마사 디자이너는 “옥수수속대로 만든 타일이 건물 외벽이나 바닥재 등에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콘월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스톤사이클링에 따르면, 먼저 옥수수속대를 모으는 단계부터 시작됩니다. 버려진 옥수수속대를 수집하고 건조한 후 잘게 부수는 것. 이후 다른 농업폐기물 그리고 염료와 함께 120~150℃의 열에서 압착합니다. 이후 타일에 방수 물질을 얇게 코팅합니다.
염료의 경우 네덜란드 디자인 스튜디오 니나 반 바르트(Nina van Bart)와의 협력을 통해 7가지 색상이 개발됐습니다.
서큘러매터스는 옥수수속대를 다른 물질과 함께 가열하면 내부에 있는 생체고분자가 강화돼 내구성이 강화된다고 강조했는데요.
압착을 위해 필요한 열은 태양광을 통해 만들어진 전력으로 구동된다고 사측은 덧붙였습니다.
현재 콘월은 벨기에 앤트워프에 있는 시설에서 생산됩니다. 복잡한 공정이 필요하지 않기에 지역적으로 생산이 가능하단 이점이 있습니다.
콘월의 99.5%는 옥수수속대 같은 바이오물질로 구성돼 있습니다.
남은 0.5%는 염료와 방수코팅 같은 화학물질로 구성돼 있는데요. 건물 바닥재나 샤워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아직은 화학물질이 불가피하게 필요하단 것이 마사 디자이너의 설명입니다.
그는 “콘월이 들판에 묻히면 몇 달 안에 생분해된다”면서도 “(콘월을 포함해) 안타깝게도 시장에는 아직 100% 생분해성 코팅이 없다”고 토로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공급업체와 협력해 생분해성 코팅을 개발 중이라고 마사 디자이너는 덧붙였습니다.
일단 100% 생분해성 코팅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가능한 제품을 오래 사용하도록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스톤사이클링은 밝혔습니다.
또 수명이 다한 콘월의 반환이 가능하게 만드는 재활용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