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선언에 동참한 프랑스와 영국 등 각국 정부는 최근 원자력 산업을 지원하겠단 의지를 피력하고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반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일각에서는 막대한 비용과 공급망 문제로 원자력 에너지 확대에 어려울 것으로 전망합니다. 최근 원자력발전 주도권 탈환에 박차를 가했던 일본과 미국에선 악재가 발생했습니다.
2024년 연말연초 각국의 원자력 업계 동향을 그리니엄에서 정리했습니다.
프랑스🔺|신규 원전 추가 전망…“2050년까지 14기 건설”
프랑스 정부는 2050년까지 원전 8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입니다.
아그네스 파니에-루나쉐 프랑스 에너지전환부 장관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각) 주간지 라트리뷴 디망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프랑스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현재 60%에서 2035년까지 40%로 낮추기 위해선 신규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단 것이 파니에-루나쉐 장관의 말입니다.
이를 달성을 위해선 13GW(기가와트) 규모의 전력이 필요하단 것. 파니에-루나쉐 장관은 이 규모가 원전 8기에 해당하는 양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2022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035년까지 원전 6기를 신규 건설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8기 추가 건설을 목표로 연구에 착수한단 계획도 밝혔습니다.
파니에-루나쉐 장관은 이번 인터뷰에서 추가 8기 건설에 대한 법안이 곧 발의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법안이 통과할 시 프랑스에서 신규 건설되는 원전은 총 14기입니다.
이어 장관은 14기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에 대해서는 “국회의원들과 논의하기 좋은 주제”라며 긍정적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영국🔺|SMR 확대 위한 원료 확보 나서 “3억 파운드 투자 발표”
같은날 영국 정부는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을 자국 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3억 파운드(약 5,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HALEU는 핵분열성 물질인 우라늄-235의 농축도가 5∼20%인 핵연료입니다.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과 마이크로원전에 사용되는 필수 원료입니다.
영국 정부는 해당 투자를 통해 잉글랜드 북서부 지역에 HALEU 생산 허브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클레어 코치뉴 에너지안보·넷제로부 장관은 유럽 내 최초의 HALEU 자국 생산 프로젝트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러시아 통치를 종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HALEU의 상업용 공급사는 세계 최대 원전 기업인 러시아 국영원자력공사 로사톰이 유일합니다.
2050년까지 자국 전력 수요의 25%가량인 24GW를 원전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운 영국 정부도 러시아산 HALEU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유·석탄·천연가스 수입을 대폭 축소 또는 금지한 상황에서도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규제는 제외된 바 있습니다.
코치뉴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러시아를 제외하고 유럽에서 첨단 핵연료를 생산하는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리에게 핵연료에 대한 몸값을 요구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뉴스케일 “비용상승·사업취소 여파에 28% 인력 감축 발표”
반면, 소형모듈원전 개발을 선도한 미국 뉴스케일파워는 최근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8일 보도자료에 의하면, 뉴스케일파워는 전체 직원의 28%인 154명을 해고한단 방침입니다.
뉴스케일파워는 2020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을 최초로 획득한 SMR 전문 개발 기업입니다. 미 중서부 아이다호주에 SMR 6기를 배치하는 미국 1호 SMR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허나, 공급망 대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로 작년 11월 해당 사업을 결국 종료했습니다.
뉴스케일파워의 이번 인력 감축은 아이다호주 사업 취소와 비용상승으로 인한 현금 보유액 소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시 뉴스케일파워는 사업이 과장됐단 보고서가 나오며 주가가 폭락했고, 11월에 사업 중단을 공식 발표하며 주가가 재차 급락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인력 감축이 “연구개발(R&D)에서 상용화로 전환하는 조치”라며 핵심 전략 분야에 자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력 감축으로 연간 5,000~6,000만 달러(약 660억~791억원)의 비용이 절감될 전망입니다.
SMR 업계 선도주자인 뉴스케일파워가 주춤함에 따라 미국의 차세대 원전 수출 계획 또한 차질을 빚을 전망입니다.
일본🔻|새해 대규모 지진에 원전 재가동 먹구름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원전 신규 증설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탄소중립 필요성이 커지면서 2021년 일본 정부는 중단했던 원전을 점진적으로 재가동하는 한편, 차세대 원전을 개발·건설한단 계획을 추진해왔습니다.
그러나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하며 원전 안전성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당시 지진으로 일본 호쿠리쿠전력이 운영하는 시카 원전은 최대 3m 높이의 지진해일이 덮쳐 피해를 입었습니다. 해당 원전에서는 변압기 기름이 누출되고, 사용후핵연료 저장소에 있던 폐기물 일부가 물에 흘러 넘치는 일이 발생했다고 일본 공영방송 NHK가 전했습니다.
단, 사측은 방파제 덕에 지진해일이 원전에 미친 영향을 없었고 사용후핵연료 냉각 등에 필요한 전원은 확보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원전 예산 전액 삭감 위기, 여야 합의로 복원돼” 🇰🇷
한국 또한 COP28 당시 원자력 확대 이니셔티브에 가입했습니다. 이와 함께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를 주도하는 등 원전 부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허나, 작년 11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가 2024년 원자력 분야 예산 약 1,800억 원을 전액 삭감하며 논란을 빚었습니다.
거센 반발에 여야가 합의에 나서며 원전 예산안 전액이 복원됐고 해당 예산안은 지난해 12월 21일 통과됐습니다.
해당 예산에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연구개발 사업비(약 332억원) ▲원자력 생태계 지원 예산(약 1112억원) ▲원전 수출 보증 예산(약 250억원) 등이 포함됐습니다.
한편,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신임 장관은 지난 8일 열린 취임식에서 “올해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 달성, 두 과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무탄소에너지 확산에 힘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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