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에어룸테크놀로지스(이하 에어룸)은 지난 9일(현지시각) 상업용 직접공기포집 시설을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트레이시에 위치한 시설로 완전 가동 시 연간 1,000톤가량의 탄소를 포집해 제거할 예정이다. 에어룸은 석회석, 정확히는 탄산칼슘을 이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
사례 2
지난 1일(현지시각) 캡츄라는 노르웨이 국영기업 에퀴노르와 협력해 해양 기반 탄소제거를 위한 파일럿 시설 건설에 나섰다. 연간 1,000톤 규모로 2024년 가동을 목표로 노르웨이 서부 해안에 건설된다. 캡츄라는 일명 ‘전기투석’ 기술을 사용해 바다에 농축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제거한다.
사례 3
리빙카본은 탄소격리 효율성을 높인 유전자변형(GM) 포플러나무를 개발했다. ‘유전자 총’ 기술을 사용해 포플러나무가 더 많은 탄소를 포집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지난 2월 리빙카본은 미 조지아주 남부에 탄소격리 능력을 향상한 포플러나무 5,000그루를 심었다.
프런티어 펀드, 2030년까지 탄소제거에 10억 달러 투자 💸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대비 1.5℃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선 2050년까지 연간 50억 톤에서 150억 톤의 탄소제거(CDR)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탄소제거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에너지는 높은 상황.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범한 것이 바로 ‘프런티어 펀드(Frontier Fund)’입니다.
앞서 소개한 사례 모두 프런티어 펀드로부터 투자받았습니다.
2022년 5월 출범한 프런티어 펀드. 탄소제거(CDR) 기술 투자를 통해 비용절감을 목표로 합니다.
스트라이프·맥킨지·메타·쇼피파이·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5개 기업이 프런티어 펀드 창립에 참여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JP모건체이스(JP모건)·H&M 그룹·오토데스크·워크데이 등 4개 기업이 파트너로 추가돼 총 9개 기관이 기금을 조성했습니다.
이들은 2030년까지 탄소제거에 10억 달러(약 1조 2,900억원)를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현재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 자회사인 프런티어가 기금을 관리합니다.
프런티어 투자 조건? “탄소제거 상태 최소 1000년 이상 지속돼야” 🗺️
프런티어 펀드는 사전시장약속(AMC)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잠재력이 높은 탄소제거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해당 시장이 커지고 있단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운용사인 프런티어는 탄소제거 기업과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을 연결하는 것.
프런티어 펀드로부터 투자받기 위해선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탄소제거 상태가 최소 1,000년 이상 지속돼야 할뿐더러, 탄소제거 비용도 톤당 100달러(약 13만원) 미만으로 실행 가능한 로드맵 등을 제시해야 합니다.
초기 탄소제거 기업의 경우 소량으로 사전구매계약을 맺고, 대규모 확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과는 합의된 가격으로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합니다.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할 시 구매자들에게는 계약한 만큼의 배출권이 제공됩니다.
32개 탄소제거 기업에 1458억 투자…“구매한 배출권만 20만 톤 이상” 😮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20일 기준 프런티어 펀드가 투자한 기업은 총 32개. 금액으로 환산하면 1억 1,250만 달러(약 1,458억원)에 달합니다. 기업별 구체적인 계약 금액은 대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사전구매계약으로 체결된 배출권만 20만 3,491톤에 이릅니다.
프런티어 펀드가 투자한 탄소제거 기술은 크게 6가지입니다. ①직접공기포집(DAC) ②암석풍화촉진(ERW) ③바이오매스 기반 탄소제거 및 저장(BiCRS) ④직접해양포집(DOC) ⑤해양 알칼리 향상(OAE) ⑥이산화탄소 저장 순입니다. 연구개발(R&D)만 지원한 사례는 5건입니다.
국가별로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 22곳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캐나다와 이스라엘이 각각 3곳이었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3곳 중 2개 기업이 해양 기반 탄소제거 기술을 개발 중인 곳입니다.
호주·브라질·독일·영국 등에서 선정된 기업도 1곳씩은 있었습니다. 아시아 소재 기업 중에서는 선정된 사례가 아직 없었습니다.
프런티어 펀드가 투자한 탄소제거 기업 32곳은 아래와 같습니다.
프런티어 펀드가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한 3곳은 어디? 🤔
프런티어 펀드가 장기구매계약을 맺은 곳은 총 3곳입니다. 이들 3곳 모두 올해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현재까지 프런티어 펀드가 투자한 1억 1,250만 달러(약 1,458억원) 중 9,960만 달러(약 1,291억원)가 이들 3개 기업에 투자됐습니다.
🌽 참인더스트리얼|2030년까지 11만 2000톤 계약
가장 먼저 계약을 체결한 곳은 미국 스타트업 참인더스트리얼입니다. 지난 5월 프런티어 펀드와 5,300만 달러(약 687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약 11만 2,000톤의 탄소를 제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021년 설립된 참인더스트리얼은 옥수수 수확 후 나온 부산물을 열분해 기계에 넣고 바이오차와 바이오오일로 분해합니다. 바이오차는 옥수수밭으로 돌아가 토양에 탄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바이오오일은 버려진 유정에 주입돼 영구 격리됩니다.
사측은 시범 공정에서 약 6,160톤 규모의 탄소제거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낸 랜소호프 프런티어 책임자는 장기구매계약 체결 이유에 대해 “참인더스트리얼은 설립 단 3년만에 수천 톤의 이산화탄소를 영구 제거에 성공했다”며 “저비용으로 대량의 탄소제거가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 에어룸|2030년까지 4만 5500톤 계약
장기구매계약을 맺은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나왔습니다. 앞서 사례로 언급한 에어룸과 2,660만 달러(약 34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 2050년부터 2030년까지 2만 6,900톤 규모의 탄소를 제거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2020년 설립된 에어룸은 규모의 경제와 부품 대량생산을 통해 톤당 포집 비용을 100달러(약 13만원)까지 줄인단 구상입니다.
💭 카본캡처|2028년까지 4만 5500톤 계약
프런티어 펀드는 에어룸과 같은날(16일) 미국 스타트업 카본캡처와도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기업은 미 와이오밍주에 DAC 시설 ‘프로젝트 바이슨(Project Bison)’을 건설 중입니다.
카본캡처가 개발 중인 DAC 시설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듈형 컨테이너로 구성돼 있단 것입니다. 카본캡처는 DAC가 모듈형 모델인만큼 빠르게 시설을 확충할 수 있단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프런티어 펀드는 스트라이프를 대신해 “10년간 2,000만 달러(약 259억원) 규모의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약 4만 5,500톤 분량의 탄소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프로젝트 바이슨은 당초 올해 연말 가동을 목표로 했으나, 포집한 이산화탄소 영구 격리를 위한 유정 개발에 어려움으로 인해 건설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 빌 게이츠 기후펀드 ‘BEV’와 투자가 겹친 곳은 없을까? 😮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EV)와 프런티어 펀드가 공통적으로 투자한 기업은 2개. 에어룸과 코다마시스템스(이하 코다마)입니다. 2021년 설립된 코다마는 산불위험성과 탄소배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곳입니다. 고사한 나무에서 부패한 온실가스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하는 ‘나무 금고(Wood Valut)’를 개발 중입니다.
코다마는 BEV로부터는 660만 달러(약 85억원), 프런티어 펀드로부터는 R&D 명목으로 25만 달러(약 3억원)를 지원받았습니다.
프런티어 펀드가 투자한 32개 기업 중 韓 기업이 눈여겨본 ‘8리버스’ ⚗️
프런티어 펀드가 투자한 32개 기업 중 국내 기업이 경영권을 인수한 곳이 있습니다. 2008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설립된 8리버스입니다.
지난 3월 SK머터리얼즈가 8리버스 경영권 확보를 위해 3억 달러(약 3,880억원)를 추가 투자한 바 있습니다. 앞서 SK머터리얼즈는 1억 달러(약 1,290억원)를 투자해 8리버스의 지분 12%를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이 기업은 천연가스 및 석탄을 원료로 별도의 설비 없이 내재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보유한 곳입니다.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냉각해 액화 상태로 만들어 분리하는 심냉법으로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도 보유했습니다.
SK머터리얼즈는 8리버스 인수 배경에 대해 “재생에너지만으로는 기저발전을 대체하기 어렵고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포집 방안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한계가 있다”며 “8리버스는 혁신적 기술로 비용 경쟁력을 대폭 개선해 탄소감축 가속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