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 현상이 심화한 가운데 지구촌이 역사상 가장 더운 12개월을 보냈단 연구가 나왔습니다.
미국 비영리 기후연구기관 클라이밋센트럴(Cliamte Central)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지난 9일(현지시각) 공개했습니다.
연구팀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1년간 기후변화가 날씨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32℃ 상승하며 역사상 가장 더운 12개월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2023년 기록상 지구에서 가장 따듯한 해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평가했습니다.
12개월 단위로 지구 평균기온을 측정할 때 가장 더웠던 시기는 2015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로, 당시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29℃ 상승했습니다.
클라이밋센트럴, 175개국 920개 도시 평균기온·폭염일수 분석 📊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기후변화지수(CSI·Climate Shift Index)를 바탕으로 175개국 920개 도시의 평균기온과 폭염일수를 분석했습니다.
CSI는 인류의 인위적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특정 날짜의 기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정량화한 지수입니다. -5부터 5까지 기온 상승에 영향을 미친 정도를 나타냅니다. CSI 값이 1인 경우도 최소 1.5배 이상의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분류됩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인위적 기후변화의 영향 정도가 강하단 뜻입니다.
예를 들어 CSI가 3이란 뜻은 기후변화가 기온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기후변화가 없을 때의 3배에 달한단 의미입니다. 단체는 “최근에는 CSI가 평균 3 이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평균 CSI가 가장 높은 국가는 카리브해 섬나라 자메이카였습니다. 자메이카의 평균 CSI는 4.5에 이르렀습니다. 중남미 과테말라(4.4)와 동아프리카 르완다(4.1) 또한 평균 CSI 값이 4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연간 CSI 평균이 1보다 큰 국가는 (175개국 중) 108개였다”며 “카리브해나 인도양, 태평양 내 도서국 같은 소규모 국가가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에 가장 적게 기여한 국가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습니다.
지난 1년간 G20 평균 CSI 0.8…“하반기에 기후영향 대폭 ↑, 한국은?” 🤔
주요 20개국(G20)의 평균 CSI는 0.8이었습니다. 다만, 지난 6개월간 G20 회원국 상당수의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지난 상반기(2022년 11월~2023년 4월) 평균 CSI가 1보다 큰 G20 회원국은 3개국(사우디아라비아·인도네시아·멕시코)에 불과했습니다.
하반기(2023년 5월~10월) 평균 CSI가 1보다 큰 국가는 9개국(사우디·인도네시아·멕시코·이탈리아·인도·일본·프랑스·튀르키예)으로 늘었습니다.
그리니엄이 확인한 결과, 지난 1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CSI는 0.6으로 G20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상반기 평균 CSI가 0.4였으나, 하반기에는 평균 0.8로 2배 높아진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 또한 지난 6개월간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늘었단 것.
단체는 영토가 넓을수록 평균 CSI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단 점을 한계로 언급했습니다. 영토가 넓은 미국(0.3)과 호주(0.2) 그리고 러시아(0.4) 모두 CSI 값이 낮았으나, 지역별로 살펴보면 일부 주(州)에서는 평균 CSI가 1을 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약 73억 세계 인구, 기후변화로 10일 이상 이상고온 경험 🥵
더불어 지난 1년간 전 세계 인구의 90%에 해당하는 약 73억 명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최소 10일 이상 이상고온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73%에 해당하는 58억 명은 최소 30일 이상 이상고온을 경험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보고서는 “(세계 인구 중) 4명 중 1명은 지속적인 폭염으로 고통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 700개 중 가장 긴 폭염이 이어진 곳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22일간 극심한 더위가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와 인도네시아 2대 도시(자카르타·탕에랑)에서 17일간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5일 이상 폭염이 이어진 도시도 156개로 집계됐습니다. 이중 평균 CSI가 2 이상인 도시도 144개에 달했습니다. 우리나라 서울(2.8) 또한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기상청에 의하면, 올해 서울의 폭염일수는 12일*에 이릅니다.
*2023년 7월 28일~8월 8일
클리이밋센트럴 “온난화 추세 멈추기 위해선 배출량 빠르게 줄여야” 🚨
클라이밋센트럴은 지구 평균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유로 화석연료 사용을 주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여기에 지구 온도를 조절하는 해양의 열 흡수기능이 기후변화로 한계에 도달한 것과, 대기 중 에어로졸 물질이 일부 감소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클라이밋센트럴은 “지구 평균기온이 지난 12개월간 1.32℃도 상승하며 역사상 가장 더웠던 기간”이라며 “엘니뇨 현상이 지구 평균기온을 상승시키기 시작했지만 역사적 패턴을 보면 대부분의 영향은 내년에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온난화 추세를 멈추려면 매년 탄소배출량을 빠르게 줄여야 한다”고 단체 측은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엘니뇨 현상이 올겨울 내내 지속돼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 또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지구 평균기온이 1.5℃ 넘을 확률이 5년 이내에 98%에 달할 것으로 관측한 바 있습니다.
EU 기후변화 감시기구, 2023년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 될 것 🌡️
한편, 클라이밋센트럴이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날(8일)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C3S) 또한 2023년 올해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CS3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지구 평균기온을 분석한 결과, 산업화 이전대비 1.43℃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현 추세를 감안하면 남은 11월과 12월에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단 것이 CS3의 분석입니다.
지난 10월 세계 평균 해수온도는 20.97℃로 역대 10월 기록 중 가장 높았습니다.
CS3 또한 올해 이상고온의 원인으로 엘니뇨 현상과 함께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사만다 버지스 C3S 부국장은 오는 11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개최를 앞두고 “야심한 기후행동에 대한 긴박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