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윌리엄 왕세자와 왕립재단이 지원하는 국제환경상 ‘어스샷 상(Earthshot Prize)’ 위원회가 올해 수상자 5개 팀을 발표했습니다.
기후 및 자연복원 해결책 가속화를 지원하고자 2020년에 출범한 어스샷 상은 수상자 5개 팀을 선정해 각각 100만 파운드, 총 500만 파운드(약 80억원)의 상금을 수여합니다.
올해로 제3회째를 맞이한 어스샷 상 시상식은 지난 7일(현지시각) 싱가포르에서 열렸습니다.
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대회에는 1,100여개의 신청서가 접수됐습니다. 이후 약 9개월에 걸쳐 5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가 이들을 심사했고, 지난 9월 결선진출자 15개 팀이 선발됐습니다. 그리고 결선진출자 중 5개 팀이 최종 우승한 것.
위원회는 모든 후보가 딜로이트그룹 등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 기관으로부터 공정하게 심사됐단 말도 덧붙였습니다.
윌리엄 왕세자는 시상식에서 “기후위기의 영향이 너무 뚜렷해서 더는 무시할 수 없게 된 해였다”며 “많은 이들이 패배감을 느끼고 희망이 줄어든 한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스샷 상 수상자들 덕에 “여전히 희망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어스샷 위원회 “기후솔루션 넘어 낙관적 희망 전할 이들 선정” 🏆
어스샷 상은 기후위기 및 환경문제 해결에 ▲실현가능성 ▲확장가능성 ▲영향력 등을 기준으로 수상자를 선정합니다.
나아가 신청자의 기술이나 문화 등이 일반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지도 주요한 선정 기준입니다.
위원회는 어스샷 상의 목적이 혁신가를 지원하고 솔루션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동시에 “문화를 형성하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긴급한 낙관주의와 (기후)행동을 촉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즉, 기후대응과 기후행동에 있어 혁신을 일으키고 낙관주의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상의 주요한 목적이란 것.
그렇다면 3회째를 맞이한 올해 어스샷 상 수상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2023년 어스샷 상 수상자 5개 팀은 누구? 🤔
어스샹 상은 크게 5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합니다.
①자연보호·복원(Protect and Restore Nature) ②해양 복원(Revive our Oceans) ③대기 개선(Clean our Air) ④기후 해결(Fix our Climate) ⑤쓰레기 없는 세상 건설(Build a Waste-free World) 등입니다.
개인이나 기업, 도시나 국가 또한 수상자로 선정될 수 있습니다.
올해 수상자는 아래와 같습니다.

🌲 자연보호·복원|악시온 안디나(Acción Andina)
남미 안데스산맥 부근 비영리단체 2곳이 공동 설립한 풀뿌리 기반 지역사회 이니셔티브입니다.
안데스산맥은 삼림벌채 및 채광으로 인해 지역 자생림이 10% 미만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산맥 일대 빙하가 녹으며 물공급도 줄어든 상황.
이 이니셔티브는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안데스 일대 원주민 공동체와 협력해 지역 내 기후탄력성과 생물다양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역 문제 해결에 있어서 현지의 지식과 전문성을 도입하는 것이 해결책이란 것이 단체의 설명입니다.
악시온 안디나는 2018년부터 남미 5개국에 약 1,000만 그루의 묘목을 심었고, 약 4,000㏊(헥타르) 이상의 안데스 산림을 보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아가 멸종위기종 등 대규모 생태계 복원 계획도 수립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글로벌 대기업 세일즈포스(Salesforce)가 일부 자금과 활동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어스샷 상 추천자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 해양 복원|와일드에이드(WildAid)
국제동물보호단체 와일드에이드 산하 해양보호프로그램(Marine Program)이 이번 어스샷 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이 단체는 지구 표면적의 60%를 차지하는 공해(公海) 지역을 보존하기 위해 여러 지속가능한 어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불법 어획 방지에 필요한 기술과 정보를 어촌 지역에 제공하고, 이들 지역의 지식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현재 태평양 섬나라 팔라우와 중미 멕시코 해안 등을 비롯해 약 164만㎢(제곱킬로미터) 면적의 해양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대기 개선|GRST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기술개발 기업 GRST*는 대기 개선 부문에서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2015년 설립된 배터리 재활용 기업이 기후대응이나 자원순환 부문이 아닌 대기 부문에 선정된 것이 다소 의아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전기자동차 보급 과정에서) 배터리도 더 많이 필요하다”며 “이는 곧 리튬 추출로 인한 화학물질 유출 등 여러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기후대응을 넘어 대기질 개선과도 직결된단 것이 위원회의 설명입니다.
홍콩 과학기술단지에 본사를 GRST. 이 회사가 개발한 기술은 리튬이온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 대비 40%, 재활용 과정에서 최대 80%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배터리 수명은 평균 10% 더 늘어났습니다. 배출량 및 수명 등 성능 평가는 글로벌 검사·인증업체 TUV라인란드(TUV Rheinland)로부터 검증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저스틴 헝은 “전기차 혁명이 다가오고 있다”며 “세상은 이를 동반할 지속가능한 배터리 혁명도 필요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GRST는 동아시아권 국가에서 어스샷 상에서 우승한 첫 사례이기도 합니다.
*Green, Renewable, Sustainable Technology의 약자다.

🌡️ 기후 해결|부미트라(Boomitra)
대망의 기후대응 부문에는 인도계 미국 스타트업 부미트라(Boomitra)가 수상했습니다. 이 기업은 2021년 노르웨이 비료 기업 야라(Yara)로부터 400만 달러(약 52억원)을 투자받아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산스크리트어로 ‘지구의 친구’를 의미하는 부미트라는 재생농업 및 토양복원을 기반으로 나온 배출권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이 기업은 인공지능(AI)과 위성 등을 기반으로 토양 내 탄소격리량을 측정·보고·검증(MRV)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농부들이 재생농업이나 토양복원를 통해 토양에 탄소를 격리하면, 부미트라는 이를 측정한 후 검증해 배출권으로 판매한단 것. 배출권 판매를 통해 나온 수익 중 70%는 농가에 환원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부미트라 설립자 겸 CEO인 아티스 무티는 “농부들의 지원 없이는 지구를 복원할 수 없다”며 “(부미트라는) 농부들에게 토양을 개선하고 작물 수확량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귀중한 탄소저장고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부미트라는 오는 2030년까지 토양에 1기가톤(Gt)의 탄소를 격리한단 목표를 세운 상태입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혁신 엑셀레이터로부터 지원 및 추천받았단 점도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 쓰레기 없는 세상 건설|S4S 테크놀로지스(S4S TECHNOLOGIES)
마지막 자원순환 부문은 2013년 설립된 S4S 테크놀로지스(이하 S4S)가 수상했습니다. 이곳도 앞서 살펴본 부미트라와 마찬가지로 WFP로부터 추천받았습니다.
S4S는 인도 농촌 내 식품폐기물 손실 예방을 위해 여러 보존 방법을 개발해 냈습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의하면, 식탁에 올라가지 못하고 버려진 식품폐기물이 약 12억 톤에 달합니다. 유통이나 보관 과정이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이에 S4S는 태양열 활용해 식품을 건조하거나, 가공하는 장비를 개발해 농가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불가피하게 발생한 일부 식품폐기물은 업사이클링 형태로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 중입니다. 단체 측은 일례로 폐기될 뻔한 토마토를 케첩으로 생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사업으로 얻어진 수익 중 상당수는 인도 지역사회 여성들에게 대개 돌아간다고 S4S는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