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인해 전 세계가 겪은 경제적 손실이 최소 2조 8,000억 달러(약 3,769조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를 시간당으로 계산하면 1,600만 달러(약 217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입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과 웰링턴 빅토리아대학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른 것입니다.
해당 연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습니다.
뉴질랜드 연구진, 기상이변과 경제 손실 정보 결합해 피해 종합 분석 💰
세계기상기구(WMO)에 의하면, 1970년대 이후 극한 기상이변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7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이는 인구 증가나 도시 이주 등 기후 관련 외의 요인을 제외하지 못한 결과란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연구진은 기후변화가 기상이변을 어느 정도 일으켰는지에 대한 데이터와 손실에 대한 경제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했습니다.
기후모델링 도구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이 실제로 발생한 특정 기상이변 현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계산하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비용을 결합해 추정치를 작성한 것.
연구진은 사회기반시설 파괴와 농작물 손실 등은 기후변화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 피해로 분류했습니다. 이로 인한 경제적 부가가치 감소는 간접적 경제 피해로 추산됐습니다.
다만, 연구진들은 “저소득국가의 데이터가 부족했다”는 점을 한계로 언급했습니다. 여기에 곡물수확량 감소와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한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2000~2019년 기상이변으로 연평균 189조 피해 발생 추정 💰
분석 결과, 지난 20년간(2000~2019년)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인명피해와 재산 등을 경제적 가치로 따졌을 때 연간 평균 손실 비용은 1,400억 달러(약 189조원)에 달했습니다.
전체 피해 비용의 3분의 2가량은 인명 관련 손실이었고, 나머지 3분의 1은 재산과 기타 자산 손실 비용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손실 중 폭풍으로 인한 피해가 64%로 가장 많았고, 폭염과 홍수·가뭄 피해도 각각 16%와 10%에 달했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사건은 2017년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였습니다. 하비로 인한 직간접적 경제적 손실은 1,003억 달러(약 135조원)로 추정됐습니다.
이외 1억 달러(약 1,34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힌 사건도 약 45.6%에 달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 세계 GDP 최대 0.82% 악영향 📉
또 20년간 12억 명이 이상기후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20년간 기후변화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에 미친 영향이 0.05~0.82%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가별로는 저소득국의 경제적 타격이 컸습니다. 미국 등 고소득 국가의 GDP가 0.2%가량 영향을 받는다면, 저소득국은 같은기간 1%가량 타격을 입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기금에 필요한 재원 계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연구진은 “(연구에 사용된 계산법으로) 개별 재해의 구체적 비용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복구에 필요한 자금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기금은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선진국들이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제안됐습니다.
구체적인 기금 조성 방법 등은 오는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발표될 예정입니다.
뉴질랜드 연구진 “기상이변으로 경제 손실 추정치보다 더 높을 것” 🤔
한편, 연구에 참여한 일란 노이 웰링턴 빅토리아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1,400억 달러란 수치는 과소평가됐다”고 밝혔습니다.
사망자 수나 경제적 피해 등 관련 정보가 기록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라고 노이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폭염 관련 사망자 데이터는 유럽에서만 집계됐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폭염 관련 사망자는 정보 부족으로 연구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