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도 미세플라스틱 배출한다?” 지속가능한 ‘스판 청바지’ 선보인 美 패션기업 트라이아키

특유의 스타일과 튼튼함으로 사랑받는 청바지. 그런데 사실 청바지가 플라스틱 오염에 기여하고 있었단 사실, 알고 계시나요?

많은 청바지가 착용감과 사용감을 개선하기 위해 일명 ‘스판’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가 혼합돼 있기 때문입니다. 페인트의 원료로도 사용되는 폴리우레탄(PU)이 주로 사용됩니다.

문제는 세탁 과정에서 일반 합성섬유 제품과 마찬가지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단 것.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분해가 가능하면서도 스판 청바지만큼 편안한 원단을 개발한 기업이 있습니다.

미국 패션기업 트라이아키(Triarchy)의 이야기입니다.

 

▲ 2015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코스트는 방글라데시 등 개발도상국의 환경 및 노동 문제를 바탕으로 성장한 패스트패션 산업의 현실을 폭로했다. ©Kickstarter

지속가능한 청바지 향한 도전, 영화 한 편에서 시작됐다? 🎞️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설립된 트라이아키. 아담, 아니아, 마크 타우벤플리겔 세 남매가 설립한 패션 브랜드입니다.

사실 트라이아키가 처음부터 지속가능한 청바지를 목표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설립 초기 트라이아키는 여타 패션기업과 마찬가지로 관행적인 방식으로 청바지를 생산했습니다.

그러나 2015년 한 다큐멘터리가 전환의 계기가 됐습니다. 2015년 칸 영화제에도 초청을 받은 ‘트루코스트(The True Cost)’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2013년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난 라나 플라자 붕괴 사고를 계기로 패스트패션 업계의 노동·환경·사회 문제를 파헤치는 감독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영화를 통해 세 남매는 면 청바지 한 벌에 2,900갤런의 물이 사용되는 등 청바지가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이를 계기로 세 남매는 더 나은 청바지를 생산할 방법을 찾기 위해 트라이아이키는 2016년 생산과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 트라이아이키 공동설립자인 마크, 아니아, 아담 타우벤플리겔 남매의 모습. ©Triarchy

트라이아키, 지속가능한 스판 청바지 위해 ‘생분해성 섬유’에 도전! 👖

트라이아이키는 이후 석유 기반 함성섬유 없이도 신축성을 갖춘 청바지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이어갑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트라이아키의 공동설립자이자 지속가능성책임자인 아담 타우벤플리겔은 회고했습니다.

그는 초기에는 지속가능한 청바지를 만들기 위해 스판원단은 전혀 사용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소비자가 뻣뻣한 원단을 소화할 수는 없단 걸 깨달았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 20년간 소비자는 신축성 있는 청바지를 입어왔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이를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습니다.

흔히 대안으로 제시되는 재활용 플라스틱 또한 폐기 시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단 문제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다른 대안이 필요했던 것.

 

▲ 트라이아키는 유럽 최대 데님 생산기업 칸디아니밀과 협력해 플라스틱을 천연소재로 대체한 ‘스판원단’을 선보였다. ©Triarchy, Candiani Mill

무(無) 플라스틱 스판 청바지 출시…2025년 타사도 원단 사용 가능토록 공개 😮

이에 공동설립자들은 신축성과 생분해 가능성을 모두 갖춘 천연 기반 원단을 개발하기 위해 유럽 최대 데님공장을 찾았습니다. 1938년부터 이탈리아에서 4대째 이어온 칸디아니밀(Candiani Mill)입니다.

칸디아니밀은 천연고무에 주목해 원단 개발에 나선 곳 입니다. 고무나무에서 추출한 소재는 식물성이면서도 플라스틱과 비슷한 특성을 지녔습니다. 단, 천연소재이기 때문에 합성소재와 달리 원하는 특성으로 조작하기가 어려웠단 문제가 있었습니다.

레깅스처럼 신축성이 너무 과하거나, 반대로 뻣뻣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예 늘어난 뒤 원단이 회복되지 않는 등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 2년 이내에 생분해가 가능하면서도 기존 스판 청바지와 비슷한 원단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코레바(COREVA)’ 기술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천연고무를 사용해 플라스틱 없이도 신축성이 높은 데님 원단을 생산하는 기술입니다. 고무 특유의 성질 덕분에 냉각 효과를 낸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그리고 지난 8월, 트라이아키는 코레바 기술을 사용한 ‘무(無) 플라스틱 스판 청바지’를 출시했습니다.

트라이아키는 2024년까지 해당 원단에 대한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후 다른 브랜드가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입니다.

이에 대해 트라이아키는 비용을 낮추고 업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대량생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트라이아키가 낡은 청바지 원단을 해체 및 조합해 만든 아틀리에 데님 의류의 모습. ©Triarchy

재생소재·레이저 워싱·업사이클링 등 혁신으로 재단장 💫

이밖에도 트라이아키는 지속가능한 청바지 생산을 위해 여러 혁신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1️⃣ 지속가능한 소재

먼저 트라이아키는 여성용 의류의 경우 유기농 면과 함께 텐셀(Tencel) 섬유를 혼합한 원단을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했습니다.

텐셀은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 목장에서 자란 나무의 섬유를 가공해 만든 재생섬유입니다. 면보다 물소비량이 85%가량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성용 의류에는 100% 데님만 사용합니다. 이외에도 세탁라벨과 부속 재료 등에는 재활용 페트병·금속·가죽 등이 사용된다고 트라이아키는 밝혔습니다.

 

2️⃣ 생산공정 혁신

이와 함께 화학약품과 많은 물이 사용되는 염색 공정도 바꿨습니다.

85% 재활용수를 사용하는 공장을 찾아 멕시코, 다시 튀르키예(터키)로 공장을 이전했습니다. 현재 트라이아이키는 천연박테리아를 사용해 물을 여과한 후 재활용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스페인 패션 기술기업 지노로지아(Jeanologia)와 협업해 화학물질과 물소비량를 줄인 공정을 도입했습니다. 레이저, 오존, 나노버블을 사용해 물 없이 직물 표면을 표백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3️⃣ 빈티지 업사이클링

물소비량을 0%로 줄인 제품도 선보였습니다.

낡은 데님 원단을 해체 및 재활용해 만든 ‘아틀리에 데님’ 라인입니다. 빈티지 의류업체에서 평균 20~30년 된 데님 의류를 수급해 제작됩니다.

트라이아키는 이러한 긴 수명이야말로 데님 의류의 DNA란 점을 강조합니다.

 

▲ 트라이아키는 블록체인 플랫폼 리눈과 협력해 홈페이지에 제품 여권 및 제품 지도를 표기해 소비자가 손쉽게 지속가능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Triarchy, 홈페이지 갈무리

그린워싱 방지 위해 ‘디지털제품여권’ 도입…“소비자, 한눈에 볼 수 있어야!” 👀

한발 더 나아가 지난 6월 트라이아키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디지털제품여권을 도입했습니다.

2021년 설립된 네덜란드 블록체인 플랫폼 리눈(Renoon)과의 협력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리눈의 제품여권은 트라이아키의 홈페이지에 플러그인으로 설치돼 소비자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합니다.

크게 제품의 ▲소재 유기농 여부 ▲윤리적인 노동 ▲기후대응 지원 ▲친환경 포장재 등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관련 자료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품 지도에는 원자재 생산지부터 생산, 포장 지역에 대한 정보가 제공됩니다.

타우벤플리겔 책임자 또한 공급망 투명성에 문제의식을 느꼈던 2020년에는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의 책임을 훨씬 쉽게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생긴 상황인 것.

이에 대해 그는 “이제는 (기업들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관행을 변명하기 어려워졌다”고 피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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