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분진으로 보석·배터리 만든다고? 포집에서 재활용까지 순환시스템 선보인 ‘타이어 콜렉티브’

“타이어 분진, 3D 프린팅 소재로 활용”

공기 중 먼지로 꽃병과 램프, 심지어 보석까지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영국 런던에서 타이어 분진을 원료로 제작된 소품들이 공개됐습니다.

영국 스타트업 타이어 콜렉티브(The Tyre Collective)가 여러 디자이너와 과학자와 협업한 결과물인데요.

타이어 콜렉티브는 자동차 타이어가 마모되면서 배출된 분진, 즉 미세플라스틱을 포집하는 장치를 개발한 스타트업입니다.

해당 소품은 지난달 20일부터 23일(현지시각)까지, 나흘간 런던 옥소타워 머테리얼매터(Material Matters) 전시장에 등장했는데요.

대기 및 해양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미세플라스틱을 어떻게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했는지, 그리니엄이 살펴봤습니다.

 

▲ 영국 런던에서 가장 긴 버스 노선이 하루 동안 내뿜은 타이어 분진을 모은 박스. 336g으로 자몽과 거의 맞먹는 부피라고 타이어 콜렉티브는 밝혔다. ©Royal Collage of Art

일회용 플라스틱에 이어 두 번째로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배출되는 부문, 바로 타이어 마모입니다.

내연기관차가 전기자동차로 바뀌면서 차체의 무게가 증가하기 때문에 타이어 마모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기차의 타이어가 마모되는 속도는 내연차보다 평균 20% 더 빠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타이어 콜렉티브는 타이어가 마찰하며 생기는 정전기를 활용해 포집장치를 개발했습니다.

 

▲ 타이어가 지면과 마찰할 때 막대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다. 사진은 제1회 테라 카르타 디자인 랩에서 타이어 콜렉티브가 선보였던 첫 번째 시제품의 모습. ©The Tyre Collective

이 스타트업은 지난해 타이어 포집장치 프로토타입(시제품)으로 ‘제1회 테라 카르타 디자인 랩(Terra Carta Design Lab)’의 우승팀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영국 찰스 국왕과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출신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주최한 대회로 기후위기와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수상 당시 타이어 콜렉티브는 포집한 타이어 분진을 새로운 원료로 활용하는 시스템도 개발할 것이라 밝혔는데요.

타이어 분진으로 새로운 타이어, 신발 밑창 등으로 업사이클링하는 순환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 타이어 콜렉티브의 타이어 분진으로 만든 주얼리 및 협업에 함께한 뮤즈리큐 헬렌 리 디자이너의 모습. ©The Tyre Collective

수상 후 타이어 콜렉티브는 테라 카르타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여러 단체와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이번에 선보인 ‘오염에서 상품으로(From Pollution to Products)’ 전시회입니다.

전시회에는 디자인 스튜디오 4곳과 디자이너 그리고 과학자들과 협업해 만든 소품들이 전시됐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시도는 타이어 분진으로 만든 보석입니다. 이를 위해 타이어 콜렉티브는 영국의 주얼리 브랜드 뮤즈리큐(MuseLi-Q)와 협업했습니다.

뮤즈리큐의 헬렌 리 디자이너는 타이어 콜렉티브의 포집장치로 직접 도로에서 타이어 분진을 채취했고, 이를 재활용 은과 혼합했습니다. 반지 표면에 검게 박힌 점들이 바로 타이어 분진입니다.

타이어 분진을 담은 유리병을 그대로 살려 브로치로도 재탄생시켰는데요.

대기오염 물질로만 인식되던 타이어 분진을 귀금속과 결합해 대중의 인식에 도전하고자 했다고 타이어 콜렉티브는 밝혔습니다.

 

▲ 위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로우폴리의 꽃병과 방음 패널, 라파엘 엘 바즈 디자이너의 버섯 램프 모습. 해당 소품에는 타이어 분진이 원료로 사용됐다. ©The Tyre Collective

디자인 소품 연구에만 그친 것은 아닙니다.

타이어 분진을 더 효율적이고 대규모로 재사용하기 위한 공정도 연구됐습니다.

지속가능한 재료를 사용한 3D 프린팅 개발 업체이자 스페인 디자인 스튜디오인 로우폴리(LOWPOLY)와의 협업 덕분입니다.

로우폴리는 타이어 분진을 원료로 3D 프린팅이 가능하도록 소재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타이어 분진 20%와 재활용·생분해성 플라스틱(PLA)를 혼합한 펠릿으로 다양한 소품을 3D 프린팅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꽃병과 스피커, 램프, 방음 패널 등만 전시됐습니다.

로우폴리는 타이어 분진의 재활용에 대해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폐기물의 순환을 주요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 온 유명 디자이너 라파엘 엘 바즈도 이번 전시회에 함께했습니다.

그는 타이어 분진으로 버섯 모양의 램프 기둥을 제작했는데요.

타이어 분진과 대기오염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소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 마리아 크레스포 박사가 이끄는 런던퀸메리대학 연구진은 타이어 분진을 배터리 소재로 사용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The Tyre Collective

타이어 분진을 좀 더 실용적으로 사용할 방법도 연구됐습니다.

타이어 콜렉티브는 마리아 크레스포 재료공학 박사가 이끄는 런던퀸메리대학 연구진과 함께 타이어 분진을 좀 더 실용적이고 기능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탐구했습니다.

크레스포 교수는 재생가능 소재로 배터리를 재설계하는 연구를 수행한 인물로 유명합니다. 그는 이번에는 타이어 분진을 배터리 소재로 사용할 수 있을지를 연구했습니다.

연구진은 타이어 분진을 슬러리(액체·고체 혼합물)로 만든 후 구리호일(동박)로 코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동박은 배터리 음극재를 감싸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실제로 이번 전시회에는 타이어 분진 코팅 동박을 다른 구성 요소와 결합해 만든 동전형 배터리가 전시됐는데요.

다만, 타이어 분진 코팅으로 어떤 기능이 추가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 타이어 콜렉티브의 2번째 시제품 모습. 현재 타이어 콜렉티브는 3번째 시제품을 개발 중이다. ©The Tyre Collective, 페이스북

한편, 타이어 콜렉티브는 타이어 분진 포집율을 높이기 위해 제품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2022년 당시 공개했던 시제품의 포집율은 60%였습니다. 회사 측은 현재 3번째 시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타이어 분진 중에서도 가장 유해한 0.3~100 미크론(µ)* 범위의 분진 포집을 목표로 실험실과 도로 주행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고 타이어 콜렉티브는 밝혔습니다.

*미크론: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m), 1,000분의 1㎜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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