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조원 코스피 상장사, 2025년부터 ESG 공시 의무…대한상의 “대기업도 준비 안 돼”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 국내 상장기업들은 2025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당장 대기업들조차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ESG 공시제도에 대한 기업 의견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기업 규모별 조사 대상은 대기업 59곳·중견기업 41곳이며, ESG 담당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조사 결과, ‘공시 의무화 일정을 최소 1년 이상 연기하고, 일정 기간(2~3년) 책임면제기간을 설정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응답이 전체 56%였습니다.

책임면제기간은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과 검증에 필요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 일정 기간 ESG 공시정보에 대한 기업 책임을 면제해주는 것을 뜻합니다.

 

2025년 국내기업 ESG 공시 의무화 🗓️

앞서 2021년 1월 금융위원회는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방안은 2030년까지 국내 기업의 ESG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구체적으로 환경(E)·사회(S) 정보를 포함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거래소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고, 2025년부터 단계적 의무화가 추진됩니다.

1단계인 2025년까지 ‘ESG 가이던스’가 제시돼 자율공시가 활성화되고, 2단계(2025~2030년)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시가 의무화됩니다. 마지막 3단계는 2030년 이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 ESG 공시가 의무화됩니다.

지배구조(G) 보고서의 경우 2019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거래소 공시가 의무화된 상태고, 2026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가 추진됩니다.

다만, ESG 공시 관련 명확한 기준이나 세부 가이드라인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ESG 로드맵 발표도 연말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국내기업 88% ‘ESG 공시 중요’…“준비는 다소 미흡” 🤔

기업 대다수는 ESG 공시를 중요하게 인식했습니다.

대한상의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88%는 ‘ESG 공시가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이유로는 크게 ‘이해관계자에 중요한 정보’가 46.6%로 가장 높았고, 이어 ‘투자의사결정에 필요한 위험·기회 요인 파악’이 37%로 뒤를 이었습니다.

더불어 조사 결과 ESG 자율 공시 중인 기업은 전체 53%, 준비 중인 기업은 26%였습니다. ESG 공시를 준비하지 않는 경우는 21%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ESG 공시를 위한 준비는 다소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SG 자율공시를 하는 기업 중 90.6%가 ‘외부전문기관을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내부 인력만으로 공시하는 곳은 9.4%에 그쳤습니다.

중견기업 인사팀 담당자도 “내부 ESG 전문인력이 없어 외부전문기관을 활용하고 있는데 전문성과 신뢰도가 우려된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컨설팅·인증 비용이 부담스러운 현실”이라고 토로했습니다.

ESG 공시에 투자하는 비용의 경우 ‘1억 원 이상 2억 원 미만’이 50.9%로 가장 많았습니다.

아울러 ESG 전산시스템을 보유한 기업은 14%에 불과했습니다. 응답 기업 중 32%는 ESG 전산시스템을 보유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스코프 3 배출량 공시, 대기업조차 어려움 겪어…"일정 연기 늦춰야” 🧮

한편, 협력사 등 제조공정 전반의 온실가스 간접 배출량을 파악하는 스코프3 기준에 대해 기업들은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대한상의 설문 결과, 44%에 기업이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현재 공시 중인 곳은 32%였고, 준비 중인 기업은 24%였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 61%는 ‘전체적인 일정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대기업 지주사 ESG 담당 실장은 “배출량을 측정하는 전사시스템 구축에만 3~4년이 소요된다”며 “스코프3 공시나 연결기준인 스코프 1·2 공시는 당장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대기업 ESG 담당 임원도 “(ESG 공시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이나 표준 플랫폼이 없어 기업이 자체적으로 배출량을 측정하고 공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업만 공시정보에 대한 모든 위험 부담을 지게 된다”고 우려했습니다.

 

국내기업 74% "기업 부담 완화 방향으로 ESG 공시기준 조정 필요” 📊

우리나라 민간기구인 한국회계기준원 산하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에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제정하는 상황. 해당 공시기준은 올해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국제재무보고기준(IFRS)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서 확정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최종안’을 바탕으로 수립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국내 상황에 맞춰 ESG 공시기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조사 결과 ‘국내 상황에 맞춰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도입하자’는 의견이 74%에 달했습니다.

자회사, 종속회사 등 ESG 정보를 모두 포함해 공시하는 연결기준 공시에 대해 기업들은 큰 부담감을 토로했습니다. ‘종속회사까지 모두 포함해 공시해야 한다’는 의견은 22%에 그친 반면, ‘개별회사 정보만 공시하고 추후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은 77%에 달했습니다.

ISSB 공시기준에 포함된 기후리스크 시나리오 작성 항목도 ‘기업 자율에 맡겨 달라’는 응답이 65%를 차지했습니다.

이밖에 ESG 공시 관련 애로사항으로 ‘협력업체 데이터 측정 및 취합 어려움(63%)’과 ‘ 구체적인 세부 가이드라인 미비(60%)’가 주로 꼽혔습니다.

또 정책과제를 묻는 질문에 ‘업종별 ESG 공시 세부 지침 및 가이드라인 제공(82%)’과 ‘ESG 전문인력 양성 및 공급(57%)’ 등의 의견도 나왔습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ESG 공시가 규제가 아닌 지속가능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유예기간을 충분히 주고, 명확하고 간소한 기준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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