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가격 상승 따른 슈거인플레이션? 인도, 가뭄으로 오는 10월부터 설탕 수출 금지

“정부 설탕 관세 면제 등 대응”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 인도가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으로 오는 10월부터 자국에서 생산되는 설탕 수출을 금지할 방침입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인도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인도가 오는 10월부터 설탕 수출을 전면 금지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인도의 설탕 수출 전면 금지는 2016년 이후 7년 만입니다.

인도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국제 설탕 가격이 수년래 최고치로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며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이 촉발할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가뭄으로 인도 사탕수수 주요 산지 강수량, 예년 평균 50% ↓” ☔

브라질, 태국 등과 함께 세계 3대 설탕 수출국인 인도가 설탕 수출 금지를 고려 중인 까닭, 바로 올해 인도의 주요 사탕수수 산지가 가뭄에 시달리면서 작황이 부진하기 때문입니다.

인도 기상청에 따르면, 역내 사탕수수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와 남서부 카르나타카주의 올해 몬순(우기) 기간 발생한 강수량은 평년보다 50% 적었습니다.

아디티야 준준왈라 인도제당협회(ISMA) 회장은 “몬순 기간인 올해 6월, 해당 지역의 사탕수수밭에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아 작황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작년 5월부터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설탕 생산량 감소를 예견하고 설탕 가격 안정을 위해 수출량을 통제했습니다.

ISMA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설탕 생산량 추정치인 3,280만 톤 중에서 610만 톤만 수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해당 조치는 올해 10월까지 적용되며 설탕 수출량을 기존 1,000만 톤에서 800만 톤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발 더 나아가 올해 10월부터는 아예 수출을 금지하겠단 것.

익명의 인도 정부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다음 수출 시기에는 수출 물량을 할당할 만큼 설탕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주요 관심사는 인도 내 설탕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10월에서 내년 9월, 인도의 설탕 총생산량 자체가 3,170만 톤까지 감소한단 전망도 불거진 상황입니다.

 

▲ 오는 10월부터 인도가 설탕 수출을 전면 금지할 계획에 따라 빵이나 과자 등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는 슈거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ALLENDALE CO-OP

“인도 설탕 수출 금지 조치 따른 ‘슈거플레이션’ 우려 확산” 📈

이에 설탕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는 ‘슈거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슈거플레이션이란 설탕 가격 상승으로 설탕을 많이 쓰는 빵·과자·음료·아이스크림 등 식료품의 가격이 덩달아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밀가루 등 곡물과 함께 필수 원재료로 사용되는 설탕 가격이 오랫동안 상승세를 보일 경우 다른 식료품 가격도 올라 식품 물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단 것.

인도의 설탕 수출 금지 조치가 전해지자, 현지 설탕 가격이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에 인도 정부는 지난달 설탕 판매량을 20만 톤 더 늘려 물가를 잡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익명의 인도 정부 관계자는 “(기후변화 등을 이유로) 식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최근 설탕 가격이 급등해 수출이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인도는 최근 몇 년간 엄청난 양의 설탕을 수출해 왔다”며 “이제는 설탕의 충분한 공급과 안정적인 가격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습니다.

 

국내 제당업계, 설탕 가격 상승 우려…“정부 설탕 관세 면제 등 대응” 💰

국내 식품업계도 마찬가지로 인도 설탕 수출 금지에 따른 설탕 가격 상승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설탕 수출 대국인 인도가 수출을 금지하면 글로벌 원당 수급이 불안정해져 국내 설탕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요 제당업계인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호주와 태국산 원당을 사용하고 있어 제품 생산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인도 설탕 수출 금지로 인해) 장기적으로 원당 수급이 불안해지면 설탕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 가격도 오를 것으로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슈거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설탕과 원당에 부과되는 관세를 올해 말까지 면제하는 등 대응 조치를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는 농림축산식품부를 주도로 제당·설탕 수입·식품업계 등과 회의를 통해 설탕 수급 및 가격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부처와 함께 설탕 가격 안정화 방안 등을 모색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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