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LLNL)가 핵융합 점화에 재성공했습니다.
LLNL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핵융합 점화 소식을 발표한 뒤 실패를 거듭하다 7개월 만에 다시 성공을 거뒀습니다.
지난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LLNL 산하 국립점화시설(NIF) 연구진은 지난달 30일 이뤄진 실험에서 핵융합 점화에 재성공했습니다.
핵융합 점화는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을 뜻합니다.
작년 성공 당시 DOE는 2.05 MJ(메가줄)의 에너지를 투입해 1.5배인 3.15 MJ의 출력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LLNL “핵융합 점화 재성공…구체적 결과, 검증 후 공개” ⚡
핵융합은 탄소배출이 없단 점에서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평가됩니다.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에서 중수소와 삼중수소 같은 수소 원자핵들이 융합하며, 많은 양의 열에너지가 방출되는 것.
이 과정이 자체 질량과 중력으로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를 만드는 태양의 원리와 비슷해 ‘인공태양’이라고 불립니다. 핵융합 연료 1㎏은 화석연료 1,000㎏만큼의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엇보다 방사성폐기물을 남기지 않을뿐더러, 무한 동력을 얻을 수 있단 점도 이점입니다.
폴 리엔 LLNL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번 실험 결과 “작년보다 더 높은 에너지지 생산량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재성공 결과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LLNL 연구진은 블룸버그통신에 “다가올 회의와 동료 검증 등을 거쳐 이번 실험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DOE는 이같은 성공 결과에 대해 “미래 국방발전과 청정에너지의 길을 열어줄 주요한 과학적 돌파구”라고 설명했습니다.

‘꿈의 에너지원’ 핵융합 발전…상용화까지 수십년 연구 필요 🧪
전문가들은 핵융합 발전이 상용화하기까지 최소 수십년의 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LLNL 실험도 아직은 하루 1회 정도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데 그칩니다.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사용되는 레이저 장비를 냉각하고, 연료도 교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업용 발전이 가능하기 위해선 하루 1회가 아닌 초당 10회의 핵융합 반응이 필요하고, 레이저 장비도 상업용 발전소에서 이용할 수 있을 수준으로 크기와 가격 모두 효율화돼야 합니다.
킴벌리 부딜 LLNL 소장 역시 지난해 12월 연구 결과 브리핑에서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매우 큰 장애물들이 있다”며 “기반 기술 연구에 노력과 투자를 집중하면 수십년 안에 발전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LLNL 핵융합 점화 성공 후 민간 기업들도 잇따라 기술개발 속도 ↑ 📈
민간 기업들도 핵융합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상황입니다.
특히, LLNL의 핵융합 점화 재성공 소식 직후 기존 핵융합 기술개발 기업들도 연이어 투자금을 확보했단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1️⃣ 헬리온에너지|MS와 핵융합 전력 상업 판매 계약 체결 🇺🇸
미국 헬리온에너지(Helion Energy·이하 헬리온)의 경우 바벨 형태의 플라스마 가속기를 개발해 핵융합 발전을 연구 중입니다.
2021년 6월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1억℃에 도달했고,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개발한 오픈AI(Open 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투자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헬리온는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핵융합 전력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핵융합 전력을 상업적 판매로 계약이 체결된 것은 헬리온이 처음입니다.
회사 측은 2028년까지 핵융합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듬해인 2019년부터 최소 50㎿(메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MS에 공급해야 합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MS에 위약금을 지불하기로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2️⃣ 마블퓨전|美 콜로라도주에 상업용 핵융합 에너지 연구 부지 구축 🇩🇪
독일 핵융합 기업 마블퓨전(Marvel Fusion)의 경우 지난 7일(현지시각) 미 콜로라도주립대와 협력해 상업용 핵융합 에너지 연구 전용 부지 구축에 나섰습니다.
부지 구축을 위해 1억 5,000만 달러(약 1,973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기업 역시 레이저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을 연구 중입니다.
회사 측은 여러 규제와 지원금 때문에 유럽이 아닌 미국 내 대학과 협력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마블퓨전은 일찍이 콜로라도주립대와 함께 핵융합 발전을 위한 레이저 설비를 개발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 제너럴퓨전|328억 신규 투자금 유치해 핵융합 연구 장비 구축 🇨🇦
아마존 설립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해 화제를 모은 캐나다 기업 제너럴퓨전(General Fusion) 또한 신규 투자금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각) 제너럴퓨전은 2,500만 달러(약 328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단 소식을 전하며, 본사가 위치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핵융합 발전 연구를 위한 장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선 기업들과 달리 제너럴퓨전은 강력한 자기장을 사용하는 자화표적핵융합(MTF·Magnetized Target Fusion) 기술을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MTF 기술을 사용하면 토카막이 필요 없기 때문에 핵융합 설비와 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