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붐 속 뜬 이 기업? 자율 수중 로봇으로 해저지도 만든 오션테크 스타트업 ‘베드록’

자연의 가장 큰 탄소흡수원이자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바다. 지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넓은 면적과 최대 11㎞에 달하는 수심 등 여러 환경적 여건으로 그동안 탐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에 바다의 잠재력을 개척하고 기후대응을 가속화하기 위해 해양 탐사 기술 개척에 뛰어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자율잠수정(AUV)을 이용한 해양지도 플랫폼으로 ‘바다의 스페이스X’를 꿈꾸는 오션테크 스타트업 ‘베드록 오션 엑스플러레이션(Bedrock Ocean Exploration·이하 베드록)’입니다.

 

MS가 선택한 해운 스타트업 CEO, ‘해양 탐사’에 뛰어든 까닭? 🚢

2020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해양 탐사 스타트업 베드록.

디지털트윈 기반 해운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노틸러스랩(Nautilus Lab)의 공동설립자 겸 전(前) 최고경영자(CEO)인 앤서니 디마레가 설립한 곳입니다. 노틸러스랩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기후혁신기금(Climate Innovation Fund)으로부터 투자받은 기후테크 스타트업입니다.

디마레 대표가 현재 베드록의 CEO를 맡고 있습니다.

디마레 CEO가 해양 탐사에 주목한 이유, 해양의 85%가량이 고해상도로 지도화(Mapping)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디마레 CEO는 무료 지도인 구글 어스도 고해상도의 상세한 지도를 제공하는데 비해, 해저에 대한 고해상도의 지도는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Bedrock

디마레 CEO는 이 문제를 구글 어스 지도와 비교해 설명합니다.

구글 어스 등 여러 무료 지도 플랫폼은 육지에 대해선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지원합니다. 이와 달리 바다는 산맥이나 계곡 등 세부적인 지형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바다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바다, 특히 해저에 대한 고해상도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디마레 CEO는 피력합니다.

해저지도를 통해 해저의 기하학적 이해가 높아지면 해양의 에너지 모델을 정교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해저지도를 통해 ▲이상기후 예측 향상 ▲해상풍력설비 배치 ▲심해채굴 모니터링 ▲해양 기반 탄소제거(CDR) 등 여러 기후대응에 활용할 수 있단 것이 디마레 CEO의 설명입니다.

이에 디마리 CEO는 현재 사용 가능한 최고의 오픈소스 지도보다 50배 이상 상세한 무료 세계 해양지도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공익법인(PBC)으로 베드록을 설립합니다.

 

▲ 검은색으로 칠해진 지역은 위성 고도 관측 데이터로는 지형을 알 수 없는 해저 지역을 뜻한다. ©GEBCO / CCOM, Bedrock 제공

디마레 CEO “바다의 85%, 여전히 알 수 없어!” 🗺️

디마레 CEO는 지금까지 해양지도를 만드는 시스템이 1970년대 이후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선박이나 인공위성 등 여러 기기를 사용해 해양 정보를 얻고 있으나 한계가 존재한단 것이 그의 말입니다.

먼저, 선박을 사용해 해저를 조사하기에 바다는 너무 넓습니다.

라이다(LIDAR)나 다중음향측심시스템(MBES) 등 센서 방식은 직접 레이저나 음파를 주사해 반향을 이용해 해저를 조사합니다. 선박을 직접 운항해야 하는 만큼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깊은 수심을 조사하려면 더 고가의 장비가 필요합니다. 또 선박의 경우 안전 문제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야간이나 악천후에서는 작동하기 어렵단 한계도 있습니다.

해저지명에 이름을 붙이고 전 세계 해도를 표기하고 관리하는 국제기구인 대서양수심도위원회(GEBCO)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유인선박과 고성능의 MBES만을 사용해 해양지도를 만들 경우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약 97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현재 지구 단위의 해양지도 제작에는 인공위성을 활용한 위성 고도 관측이 병행됩니다.

그러나 디마레 CEO는 현재 위성 고도계 기술로는 0.5㎞ 수준의 공간해상도가 한계라고 지적합니다. 그 결과 현재 바다의 85%, 즉 지구 60%가량에 대한 지도가 없는 상황이라고 디마레 CEO는 덧붙였습니다.

 

▲ 베드록 공동창립자 겸 CTO인 찰스 치아우와 앤서니 디마레 CEO는 해저 탐사 비용과 시간을 모두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자율잠수정을 개발했다. ©Bedrock

스페이스X 버금가는 해저 탐사? 수중로봇으로 가능! 🚀

디마레 CEO는 이런 해양 탐사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전기로 작동하는 ‘자율잠수정(AUV·Autonomous Underwater Vehicle)’을 개발했습니다.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출신이자 잠수함 엔지니어인 찰스 치아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베드록 공동설립자로 참여한 까닭도 여기 있습니다.

AUV란 자율적으로 운행하는 무인 수중 로봇입니다. 조종자는 선박이나 해안에서 프로그램을 통해 로봇을 원격 제어합니다. 선박에 매여 있지 않기 때문에 악천후 속에서도 작동할 수 있습니다.

베드록은 AUV가 해저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어 저가의 센서를 사용해 더 상세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AUV가 최대 해안에서 90㎞ 거리 이내, 수면에서 수심 300m 이내에서 작동한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AUV의 무게가 30㎏에 불과해 어느 지역으로든 운송이 가능하단 것입니다. 이는 곧 여러 AUV를 동시다발적으로 보내 해저 탐사 비용은 줄이고, 시간 효율성은 높일 수 있단 뜻입니다.

베드록은 AUV를 사용하면 해양지도 제작 기간을 10배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가 탐사한 덕에 ▲해저 상세 지형 ▲지형지물 측면 모습 ▲해저 구성 물질 및 경도 등 세부적인 데이터 수집이 가능합니다.

AUV가 해저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 해양 포유류를 위협하지 않을뿐더러, 전기로 작동하기 때문에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적다는 장점도 있다고 베드록은 밝혔습니다.

 

▲ 베드록은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모자이크를 통해 쉽고 빠르게 해양데이터를 확인, 공유,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Bedrock

데이터 실무자 위한 플랫폼, 모자이크…“해저 데이터 실시간 공유 가능” 💽

더불어 베드록은 수집한 데이터를 실무자들이 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과 연동했습니다. 2021년 선보인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모자이크(Mosaic)’입니다.

모자이크에서는 베드록의 해양지도 및 해저 데이터를 편리하게 확인하고 공유·저장할 수 있습니다.

AUV로 수집된 모든 데이터는 하루 안에 모자이크에 업로드됩니다. 기존 해양조사의 경우 수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입니다.

AUV 기반 해저 데이터와 모자이크 플랫폼의 결합 덕에 다양한 해양 프로젝트에 필요한 해저 측량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베드록은 강조했습니다.

개인에게는 최대 50GB(기가바이트)까지 데이터가 무료로 제공됩니다. 단체 및 기업은 구독 서비스(AUV-as-a-service) 형태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베드록 해양 솔루션, ‘해상풍력 붐’으로 더욱 주목받아 ⚡

한편, 2년간의 프로토타입(시제품) 개발 끝에 베드록은 지난 12일(현지시각) 시리즈 A 투자에서 2,250만 달러(약 287억원) 조달에 성공합니다.

미국 기술 전문매체 테크크런치(Tech Crunch)는 해상풍력 수요 급증에 따라 해양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덕에 베드록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앞서 지난 2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태평양부터 대서양 그리고 멕시코 걸프만 연안에 걸쳐 해상풍력설비을 확장하겠단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 2,000대가량의 해상풍력설비가 북미 해안 전역에서 건설될 예정입니다.

해상풍력설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해양조사가 필수적입니다.

 

▲ 지난 3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안에서 베드록이 AUV의 해상 자율운행을 실험하는 모습. ©Bedrock

해상풍력설비는 물에 반쯤 잠겨 있기 때문에 탄탄한 기초 공사와 정기적인 모니터링 등이 수반됩니다.

풍력터빈과 육지 변전소를 연결하기 위한 해저케이블 설치 및 관리를 위해선 해저지도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대형 선박과 강력한 수중음파탐지기를 사용해 해저지도가 만들어집니다.

이에 대해 디마레 CEO는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건설 전에 3~6번의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수천만 달러의 비용과 최대 12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베드록의 AUV를 사용하면 최대 10분의 1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단 것이 디마레 CEO의 설명입니다.

한편, 베드록은 지난 3월 기준, AUV를 이용해 237건의 데이터 수집 실험을 거듭했습니다. 시리즈 A에서 조달한 자금은 해저 데이터 수집과 품질 개선, 플랫폼 개발 등에 사용될 계획입니다.

최근 해상풍력 프로젝트 붐을 베드록의 상업적 실행 가능성을 실험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디마레 CEO는 밝혔습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그린비즈, 산업

트럼프 손잡은 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 “AI 인프라 5000억 달러 투자”

정책, 기후테크

곧 다가올 트럼프 시대, 기후테크 전망은? “세부 분야별 희비 극명”

그린비즈, 산업

스웨덴 최대 철강기업 사브, 미국 녹색철강 프로젝트서 소리 소문 없이 철수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