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뜨거운 지구, 연일 최고치 갱신…“2029년까지 엘니뇨로 인한 손실만 3조 달러”

엘니뇨로 인한 경제적 손실만 3조 달러

지구 평균기온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국립환경예측센터(NCEP)에 따르면, 지난 7월 3일(현지시각) 지구 평균기온은 17.01℃에 달했습니다. 이는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6년 16.92℃를 경신한 것입니다.

1979년 위성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일뿐더러, 기온을 기록하기 시작한 19세기 말부터 시작해도 뜨거운 날이라고 NCEP는 밝혔습니다. 17℃ 선이 깨진 것은 그만큼 기후변화 현상이 심각하단 의미입니다.

그런데 지난 3일 기록된 지구 평균 최고 기온은 불과 하루만에 깨졌습니다. NCEP 데이터 집계 결과, 지난 4일과 5일 모두 지구 평균기온이 17.18℃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6일은 17.23℃에 달해 최고치가 연이어 갱신되고 있습니다.

영국 그랜섬 기후변화환경연구소의 프리데리케 오토 박사는 “사람들과 생태계에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데크 아른트 미국 국립환경정보센터(NCEI) 소장은 “보다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수개월 혹은 수십년의 관측치를 바탕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발혔습니다.

 

▲ 미국 국립환경예측센터에 의하면 지난 7월 6일 지구 평균기온은 17.23℃를 기록했는데, 지난 3일 지구 평균기온은 최고치를 갱신한 이후 연일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NCEP

WMO ‘엘니뇨 현상’ 시작 선언…“지구 평균기온 최고 기록 다시 깨질 것” 🌡️

같은날 세계기상기구(WMO)는 2016년에 이어 엘니뇨 현상이 다시 시작됐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아른트 소장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위기는 지구 평균온도를 상승시키는 에스컬레이터와 같다”며 “엘니뇨는 에스컬레이터에 서 있는 동안 뛰어오르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엘니뇨가 지구 평균 기온을 더 뜨겁게 만든단 것.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높은 상황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엘니뇨는 지역별로 가뭄·홍수 등 여러 이상기후를 유발합니다.

더 큰 문제는 엘니뇨가 나타났는데도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덩달아 오르고 있단 것입니다. 대개 엘니뇨가 발생하면 서태평양 온도가 내려갑니다. 라니냐 때는 반대로 상승합니다.

 

▲ 2023년 1월부터 7월 4일까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점차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이 확인됐다. ©NOAA

그런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태평양 전체가 뜨거워진 상태입니다. 일단 WMO는 올 연말이면 엘니뇨가 중간급 이상의 강도로 발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WMO가 말한 중간급 이상이란 감시 구역 내 해수면 온도가 1℃ 이상 오른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2016년 이후 7년 만입니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지구 평균기온 최고 기록이 조만간 다시 깨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시작하면 세계 각지에서 기온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이 커지고 극심한 더위가 촉발될 것”이라며 “엘니뇨가 발생했단 WMO의 공식 선언은 보건·경제·생태계에 끼쳐질 영향에 대해 각국 정부가 대비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밝혔습니다.

 

👉 “기후불안정·생태계 손실 위험 초래할 1.5℃ 임계점 임박”

 

▲ 2019년 국제노동기구는 보고서를 통해 열스트레스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가장 큰 산업으로 건설과 농업 분야를 꼽았다. ©ILO

美 다트머스대 “엘니뇨로 인한 경제적 손실만 3조 달러 이를 것” 💰

극한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단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영국기계학회(IMechE)는 최근 기온 상승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쾌적한 온도는 업무에 무척 중요하다”며 “이를 맞추지 못하면 근로자의 사기와 생산성, 건강 그리고 안전 모두 악화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보고서를 통해 일터 내 열스트레스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030년 2조 4,000억 달러(약 3,13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열 스트레스란 신체가 생리적 손상 없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을 초과한 열기를 뜻합니다.

ILO는 특히 건설과 농업 분야에서의 심각한 생산성 손실을 예상했습니다. 2030년 열 스트레스로 인해 잃게 될 근로시간 중 건설업은 60%, 농업은 19%를 차지할 것으로 ILO는 전망했습니다.

올해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수년에 걸쳐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단 연구도 있습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Axios)에 의하면, 미국 다트머스대 연구팀은 이번 엘니뇨 현상으로 2029년까지 유발될 경제적 손실이 3조 달러(약 3,9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작년 5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습니다.

 

C3S, 2023년 6월 세계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 ⏱️

한편, 육지와 바다 모두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을 기록하며 세계가 역사상 가장 더운 6월을 겪었다고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C3S)가 지난 6일(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올해 6월 세계 평균기온이 16.5℃를 기록했다고 C3S는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30년간(1991~2020년) 6월 평균치와 비교해 0.53℃ 높은 것입니다. 또 앞서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 6월 기록보다 높았습니다.

이미 지구촌 곳곳은 폭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35℃가 넘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 남부도 마찬가지로 몇 주간 무더운 날씨가 지속됐습니다. 남극 대륙에서도 이상고온 현상이 관측됐습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기후·환경, 정책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코앞…‘기후’ 없을 뿐 방향성 그대로

기후·환경, 정책

4.1조 규모 예산 감액안 국회 통과…2025년 기후 ·에너지 예산은?

기후·환경, 정책

한국 기후대응 성과 ‘꼴찌’…기후저널리즘 관행 지적 나와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