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B ESG 공시기준 공개, 삼정KPMG가 제시한 국내 기업이 준비해야 할 과제는?

그린워싱 방지 위해 IT 시스템화 필요

회계법인 삼정KPMG가 다가올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정보공시 의무화에 대비해 기업의 대응 전략과 글로벌 ESG 정보공시 대응 방안을 공유했습니다.

삼정KPMG가 지난 6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 ‘ESG 정보공시 세미나’입니다. 1,000여명의 기업 관계자가 웨비나를 시청했고,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세미나 현장에는 1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달 국제재무보고기준(IFRS) 산하 기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상장 기업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최종안 확정에 따른 것입니다.

김교태 삼정KPMG 회장은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ESG 공시 의무화가) 강력한 파급을 가져올 것”이라고 피력했습니다. 이어 ESG 공시가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김 회장은 강조했습니다.

올해 가장 중요한 기업 현안으로 꼽히는 ESG 정보공시 의무화.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지,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ISSB 최종안 확정, “한국형 KSSB는 연내 발표·2025년 시작” ⛳

ISSB가 ESG 공시기준 최종안을 확정함에 따라 세계 각국의 ESG 공시가 강화되고, ESG 경영이 경영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우리 정부 또한 올해 하반기까지 국내 ESG 공시기준을 확정하고, 대상 기업을 2025년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서 시작해 점차 확대할 것이라 밝혀왔습니다.

이후 ▲2027년 자산 1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2029년 5,000억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2030년에는 코스피 상장사 전체로 의무화 대상이 단계적으로 확대됩니다.

국내 ESG 공시기준은 한국회계기준원 산하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준비 중입니다.

 

▲ 이동석 삼정KPMG 부대표는 ISSB가 ESG 공시의 기준을 제시함에 따라 ESG의 또 다른 기점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삼정KPMG

이동석 삼정KPMG 부대표는 지금까지도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보고서 등을 통해 ESG 성과를 자발적으로 공개했지만, 한계가 많았다고 짚었습니다.

국제표준이 없어 고객과 투자자가 신뢰성 부족을 느끼거나, 기업이 의도치 않게 ESG 정보를 과장되게 공시하는 등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의 리스크가 생길 수 있는 환경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 때문에 이 부대표는 “ESG 공시 의무화가 주는 임팩트(영향)이 상당하다”고 강조합니다. 각 기업의 ESG 정보가 정량적 지표로 자본시장에 공개되고, 이를 통해 기업 간 ESG 성과의 비교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ESG 경영이 재무적 성과로 이어지는 단계인 ESG 2.0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이 부대표는 밝혔습니다.

 

▲ 백태영 ISSB 위원은 그간 지속가능성 공시 체계가 대표적인 공시 표준인 GRI와 SASB 외에도 여러 자발적 공시제도가 난립하는 ‘알파벳 수프’ 상태였다고 짚었다. ©GRI

ISSB ESG 공시기준, 난립하는 ‘알파벳 수프’ 방지 목적 🍲

발표자로 참석한 백태영 ISSB 위원은 이전까지 ESG의 자발적 공시제도가 일관성 없이 난립하는 ‘알파벳 수프’ 상태였다고 말합니다.

알파벳 수프란 약어 형태의 단어·이름이 난립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빗댄 표현입니다.

이에 주요 20개국(G20),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 금융안정위원회(FSB) 등을 비롯해 기업 및 투자자의 요구로 2021년 11월, ISSB가 설립됐습니다.

그리고 이후 ISSB가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과 기회에 대해 국제적으로 비교가능한 지속가능성 관련 공시를 개발했다”고 백 위원은 설명했습니다.

기존 보고 양식과 규제에 맞추기 위해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구조를 채택했단 것 특징입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지역별 보고기준과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국가들과도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백 위원은 이를 통해 투자자는 일관되고 비교 및 검증 가능한 포괄적인 공시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업들은 지배구조와 전략, 자본 확보, 자본 비용, 평판 및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등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 백태영 ISSB 위원은 이번 ISSB ESG 공시기준의 시사점으로 ESG 정보의 재무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삼정KPMG

ISSB 핵심 메시지? “ESG 정보도 ‘재무정보’란 뜻!” 💰

특히, 이번 ISSB ESG 공시기준의 시사점으로 백 위원은 ESG 정보의 재무적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ESG 정보는 재무상태, 수익성, 부채비율 등 기업의 재무상황을 나타낼 수 있는 수치적 정보인 ‘재무정보’가 아닌 ‘비재무적 정보’로 인식됩니다.

최근에는 ESG 정보 또한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재무정보와 동일한 수준으로 중요해지고 있다는 인식도 증가하는 상황입니다.

백 위원 또한 이러한 시각에서 ISSB는 ESG 정보를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라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ESG 정보공시가 재무수치는 아니지만 재무적 행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ISSB의 입장을 이번 ESG 정보공시 최종안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ISSB는 이번 최종안에서 ESG 정보를 재무제표 함께 공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재무제표는 3월 말에 공시되는 반면, 지속가능성 보고서 등 ESG 정보공시는 6~7월경 발표됐습니다.

백 위원은 “투자자가 재무제표와 지속가능성 공시를 같이 보고 투자 결정을 하라는 의도가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단, 해당 원칙은 시행 직인 1년 동안에는 유예됩니다.

이어 백 위원은 기업들에게 “(ESG) 공시 시점을 당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활동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 경영전략의 코어(핵심)에 지속가능성 이슈가 들어왔다는 것을 이해하고 대응하면 좋겠다”고 제언했습니다.

 

ESG 공시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기업의 과제는? 🇰🇷

그렇다면 2025년 본격 시작될 ESG 정보공시에 앞서 우리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에 삼정KPMG는 3가지 핵심 추진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정보공시 거버넌스 구축 ▲주요 이행과제 및 이슈 대응 ▲ESG 정보공시시스템 구축 등입니다.

우선 정보공시 거버넌스 구축이란 ESG 정보공시 전반을 컨트롤할 수 있는 체계를 말합니다. 삼정KPMG는 ESG 데이터의 생성·집계·승인에 대한 과정과 권한을 공식화하고, 이에 대한 내부통제 지침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주요 이행과제 및 이슈 대응에서는 ‘연결기준 공시 과제’와 ‘기후 관련 재무 영향 분석’ 등 2가지의 세부 과제를 짚었습니다.

먼저 김진귀 삼정KPMG 부대표는 “모든 연결대상 기업을 보고 범위에 포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양적 기준과 중요성 등의 기준을 설정해 판단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재무부서와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황정환 삼정KPMG 상무는 이제는 “(기후변화를) 재무적 숫자와 연계해서 분석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회사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 동인을 단기·중기·장기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반영해 합리적인 재무 영향을 산출해야 한다는 것.

 

▲ 이승근 삼정KPMG 상무가 ESG 정보공시시스템 ‘ESG 링크’를 시연하고 있다. ©삼정KPMG

삼정KPMG, 법적 책임·그린워싱 방지 위해 IT 시스템화 강조해 🔒

문상원 삼정KPMG 상무는 낮은 시스템 역량과 열악한 해외 법인·자회사 조직관리 등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ESG 공시 의무화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ESG 업무가 일회성으로 진행되거나 수작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데이터 품질 이슈가 발생해 법적 책임 문제나 그린워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T) 시스템화가 필수적이라고 문 상무는 설명했습니다.

이동석 삼정KPMG 부대표 또한 “우선은 엑셀 등 기존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단계적으로는 IT 시스템화 기반을 갖추면서 자동 인터페이스를 강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한편, 삼정KPMG는 지난달 19일 출시한 ESG 정보공시시스템 ‘ESG 링크(LINC)’의 프로토타입(시제품) 시연회도 진행했습니다.

이승근 삼정KPMG 상무는 해당 시스템을 통해 ▲ESG 관련 데이터 관리 ▲기후 리스크 및 기회요인 관리 ▲기후 관련 재무 영향 분석 ▲ESG 공시보고서 작성 등을 지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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