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8일 닥칠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전 세계 인구 40%, 플라스틱 오버슈트 지역 거주 중”

오는 7월 28일이면 전 세계 플라스틱 배출량이 폐기물 시스템이 관리할 수 있는 양을 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스위스 비영리 환경단체 환경행동(EA·Environmental Action)이 발간한 ‘2023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 보고서(2023 Plastic Overshoot Day report)’에 언급된 내용입니다.

보고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현지시각)까지, 닷새간 개최된 ‘플라스틱 오염의 종식을 목표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만들기 위한 제2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2)’에 앞서 공개됐습니다.

보고서는 도시국가 및 도서국 등을 포함해 전 세계 217개국을 조사했습니다. 사라 페리어드 EA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전 세계 128개국에서 폐기물 관리 역량을 초과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란 무엇이며, 어떤 시사점을 전달하는지 살펴봤습니다.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 어스 오버슈트데이와 다르다고? 🤔

일반적으로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라고 불리는 어스 오버슈트데이.

어스 오버슈트데이는 인류가 지구의 재생산 가능한 자원을 모두 소진한 날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환경단체인 국제생태발자국네트워크(GNF)에서 해마다 발표하고 있습니다. 매년 인류의 자원 소모 속도를 확인하고 자원 순환 복원 노력을 가속화하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이와 달리 플라스틱 오버뷰트데이는 단어 그대로 ‘플라스틱 폐기물’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EA는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를 “플라스틱 폐기물이 전 세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 과잉 생산된 시점”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플라스틱 생산량과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역량 사이의 불균형이 플라스틱 오염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 것.

이에 EA는 폐기물 관리 역량에 초점을 맞춰 ‘잘못 관리된 폐기물 지수(MWI, Mismanaged Waste Index)’를 기준으로 국가별 오버슈트데이를 설정했습니다.

MWI란 특정 지역에서 폐기물이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아 결국 환경에 버려지는 폐기량을 정량화한 지표입니다. 쉽게 말하면, 수거되지 않거나 부적절하게 처리된 폐기물의 총량을 폐기물 발생량으로 나눈 값인데요. 여기에는 ▲국가별 플라스틱 생산·소비량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수입량 ▲폐기물 관리 기반시설(인프라) 및 정책 등이 고려됩니다.

 

▲ 비영리 환경단체 EA는 ‘잘못 관리된 폐기물 지수’를 기준으로 국가별 고유한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를 지정했다. ©2023 Plastic Overshoot Day, 보고서 갈무리

오는 7월 28일, 글로벌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 닥칠 것! 🌏

EA는 “올해 약 1억 5,900만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될뿐더러 그중 약 7,000만 톤이 환경에 유출될 것”이라 우려했습니다.

이미 지난 1월 8일 기준으로, 세계 인구의 40%가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를 맞이한 지역에 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오는 7월 28일이 전 세계의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이 관리 역량을 초과하는 글로벌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가 될 것이라고 EA는 전망했습니다.

다만, 각 국가별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는 상이합니다. 주목할 점은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과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의 날짜가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최소·최대국인 방글라데시아와 아이슬란드를 각각 비교하면 단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방글라데시아는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이 2.59kg에 불과하지만, 국가별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는 1월 4일로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빠릅니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이 128.9kg임에도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는 12월 31일로 산정됐습니다. 연간 총 플라스틱 소비량 4만 7,250톤 중 잘못 관리된 폐기물은 459톤으로, 1% 미만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EA는 “국가마다 발생하는 폐기물량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역량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플라스틱 소비량을 감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폐기물 처리 역량을 키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

 

+ 한국의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는?…OECD 기준 평균 수준!” 🇰🇷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는 10월 30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내 평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OECD 기준 가장 빠른 국가는 멕시코(4월 30일)로 ▲콜롬비아(5월 18일) ▲그리스(5월 31일) ▲튀르키예(7월 9일)가 그 뒤를 이었는데요. 중국을 제외한 OECD 핵심협력국(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또한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가 1~5월에 포진돼 매우 빠른 특징을 보였습니다.

 

▲ 플라스틱 소비량, 폐기물 관리 역량, 폐기물 수입량, 폐기물 수출량 등에 따른 10가지 유형. ©2023 Plastic Overshoot Day 제공, greenium 번역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 늦추려면? “각국 유형별 대응 필요해!” 🌐

이러한 이유로 EA는 세계 각국의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소비량 감축이 아닌, 국가별 유형에 맞춘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EA는 1️⃣플라스틱 소비량 2️⃣폐기물 관리 역량 3️⃣폐기물 수입량 4️⃣폐기물 수출량 등을 기준으로 총 10개의 유형으로 분류했는데요. 해당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례로 앞서 언급했던 방글라데시아의 경우 플라스틱 소비량은 낮지만 폐기물 수입량이 많고 폐기물 관리 역량은 낮습니다. EA에 의하면, 타국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흡수하지만 정작 오염을 관리하지 못하는 ‘폐기물 스폰지(Waste Sponges)’로 규정됩니다.

해당 유형의 국가의 최우선 권고 사항은 폐기물 수입 중단입니다. 이후 폐기물 관리 기반시설(인프라) 개발과 생산자책임(EPR) 확장 등이 동반돼야 합니다.

다만, 아이슬란드의 경우 ‘오버로더(Overloaders·과부하유발국)’로 분류됐습니다. 오버로더는 플라스틱 소비량이 높은 대신, 폐기물 수출량이 높고 폐기물 관리 역량도 높은 국가가 해당됩니다.

폐기물 관리 역량이 높아 국가 내에서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잘 관리되지만, 폐기물 수출이 많아 다른 국가의 폐기물 시스템에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EA는 오버로더 유형의 국가에는 ▲플라스틱 소비량 감축 ▲지역 내 폐기물 관리 인프라 개발 ▲플라스틱 순환시스템 구축을 권고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아이슬란드, 미국, 스페인 등과 함께 오버로더 유형에 속했습니다.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 모두의 달력에 포함돼야!” 🗓️

한편, EA는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를 기점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이 초래한 환경오염을 인지해야 한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는 각국의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능력을 마냥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 수준을 높여 폐기물 관리 체계를 제고하는 것이 핵심이란 것.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를 이끄는 페리어드 CEO 역시 “이제는 정부 조치만으로 플라스틱 오염을 바로 잡을 수 없다”며 “플라스틱 오버슈트데이는 우리 모두의 달력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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