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공동성명서 기후대응서도 중국·러시아 겨냥…“LNG 투자 확대·CCUS 기술 중요성 명시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지난 21일(현지시각) 폐막했습니다.

올해 G7 정상회의에는 7개국 외에도 한국·호주·브라질·베트남 등 8개국이 추가로 초청받았습니다. 여기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과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초청국과 동행 지도자를 합히면 이번 회의에는 20여명에 가까운 정상급 지도자가 모였습니다.

폐막일 전날인 20일 발표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주요국 정상들은 크게 ▲핵비확산 ▲식량안보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위기 및 청정에너지 등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이중 기후 및 에너지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그리니엄이 살펴봤습니다.

 

▲ G7은 히로시마 정상회의 폐막일 전날인 20일 공동성명문을 발표했다. ©G7 공동성명문 캡처

“모든 국가 탄소중립 목표 2050년으로 바꿔야 해”…중국·러시아·인도 겨냥 🎯

G7 정상들이 발표한 공동성명에 ‘기후(climate)’란 단어가 언급된 횟수는 총 61번.

G7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청정에너지 전환에 대한 조치의 속도와 규모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 특히 주요 경제국이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 혹은 1.5℃ 제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나 ‘장기 저배출 개발전략(LTS)’을 제시하거나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주요 경제국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인도 등 3개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탄소중립 달성 목표 연도를 2060년, 인도는 2070년으로 잡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독일을 제외한 G7 국가들은 모두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독일은 이보다 5년 빠른 2045년을 목표로 합니다.

이러한 공동성명에 인도 싱크탱크 과학환경센터(CSE)의 아반티카 고스와미 연구원은 G7의 2050년 탄소중립 요구에 대해 “기후 아파르트헤이트(Climate Apartheid)”라고 비난했습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행된 인종분리 정책을 뜻합니다. 이 제도는 폐지됐으나 ‘노골적인 차별’과 ‘불평등’의 대명사로 사용됩니다. 여기서 기후 아파르헤이트는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 사이의 기후변화 대응 및 수준의 격차를 뜻합니다.

 

▲ 국제환경단체 기후행동추적이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대응 정책을 분석한 결과, 1.5℃ 억제란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충족한 국가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CAT, 홈페이지 캡처

고스와미 연구원은 기후전문매체 클라이밋홈뉴스(Climate Home News)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온실가스를 배출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동일한 탄소중립 목표 연도를 갖는 것은 차별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제환경단체 기후행동추적(CAT)에 따르면, G7 국가와 정상회의 초청국 중 어느 곳도 1.5℃ 억제 목표와 일치한 기후정책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연합(EU)의 기후정책은 ‘부족’ 평가를 받았고, 캐나다는 ‘매우 부족’ 평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유사한 제안을 내놓은 G7 회원국 중 NDC를 상향 조정한 국가는 영국 밖에 없습니다.

한편, 지난 3월 구테흐스 총장은 선진국은 2040년, 개발도상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G7+초청국+우크라이나’ 회의를 열고 있다. ©일본 외무성

일본·독일 압박에 LNG 투자 확대 명시…그린피스 등 환경단체 즉각 반발 🚨

G7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등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확대를 강조했습니다.

성명에는 “LNG 확대 투자가 현재 (에너지)위기에 대응하고 잠재적 가스 공급 부족을 해결하는 적절한 방법”이라는 내용이 명시됐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세계적인 에너지위기, 물가 상승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이유로 언급됐습니다.

더불어 G7이 러시아산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빠르게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LNG 투자가 일시적 대응으로서 적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성명이 G7의 탄소중립 목표와 멀어졌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5월 열린 G7 기후·에너지·환경장관회의 성명과 비교되기 때문입니다. 당시 성명에서는 “화석연료 개발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을 줄이고 해당 자금을 재생에너지 지원에 투입해야 한다”는 합의가 담겼습니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서 영국과 프랑스는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위기가 이미 지나갔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상회의 의장국인 일본과 독일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일본은 전체 발전의 68%를 천연가스와 석탄발전에 의존합니다. 일본은 회의 과정에서 화석연료 사용 확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독일 정부는 네카트베스트하임2 원자력발전소 등 남은 3개 원전을 올해 4월 폐쇄했다. ©EnBW

지난 4월 모든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한 독일도 LNG 투자 확대에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독일은 경제를 운용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지난해 G7의 탈탄소 관련 내용 수위를 낮추기 위해 다른 국가들을 압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산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외 투자가 필요하다며 비판을 일축했습니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 등 주요 환경단체는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트레이시 카티 그린피스 기후정치전문가는 서명에서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도 지도자들이 새로운 화석연료를 승인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G7은 또다른 쟁점 중 하나였던 석탄화력발전소 단계적 폐지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하는 것 역시 보류했습니다.

 

탄소포집·CCUS·소형모듈원전 협력 등도 G7 공동성명서 언급

공동성명에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 어려운 산업에서 탄소포집 및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이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내용이 명시됐습니다.

더불어 소형모듈원자로(SMR) 같은 차세대 원자력발전소 개발 및 건설 지원 협력 등을 통해 러시아산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것이란 내용도 언급됐습니다.

이밖에도 G7 정상들은 1,000억 달러(약 134조원) 규모의 기후재원 이행도 재확인했습니다.

이 재원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해 약속한 재원입니다. 2025년까지 매년 1,000억 달러를 내기로 약속했으나, 약속을 이행하고 있지 못한 상태입니다.

 

▲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

한국, G7 주도 기후클럽 참여…네이처 “기후클럽, 탈탄소화 위해 중요” 🌐

한편, 정상회의에 참석한 우리나라는 G7이 주도하는 ‘기후클럽(Climate Club)’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기후클럽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주도로 지난해 정상회의에서 나온 이니셔티브입니다. 기후클럽은 파리협정 목표의 신속한 이행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주요20개국(G20)과 개발도상국 그리고 국제기구 모두 가입할 수 있습니다.

기후클럽은 올해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계기로 창설될 예정입니다. 지난 4월 인도네시아가 가입했고, 인도 또한 가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글로벌 탈탄소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탄소중립 정책 추진과 저탄소 신산업 육성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이번 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대한민국은 G7이 주도하고 있는 기후클럽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지난 16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탈탄소화 세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G7과 기후클럽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논평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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