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합성생물학 기술 통해 기후변화 등 주요 문제 해결 가능”…주요국 정책 지원 ↑

韓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 발표

합성생물학이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단 전망이 나왔습니다. 합성생물학이 바이오소재와 제품 공정 개선 등에 기여해 탄소중립 전환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8일 국책연구기관 산업연구원이 공개한 ‘바이오경제 시대, 합성생물학에 묻고 답을 얻다’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연구원은 “과거엔 유전자 편집 등으로 기존 생명체의 기능을 단순하게 바꿀 수 있었다”며 “지금은 이를 넘어 유전자 구성 요소를 설계·제작·조립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 수 있는 시대”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합성생물학이 그 중심에 놓였다”고 강조했습니다.

 

합성생물학 정의? 국제적으로 아직 통용되진 않아…“한국은?” 🤔

국가적으로 통용되는 합성생물학의 정의는 아직 없습니다. 국가별로 합성생물학을 정의한 내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는 유전자 편집, 바이오데이터 분석기술 등 현대 생명공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합성생물학이란 학문 또한 계속 진화하고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그나마 국제 합의에 가장 가까운 ‘생물다양성협약(CBD)’ 내 합성생물학의 정의를 제시했습니다.

CBD 협약은 합성생물학을 현대생명공학의 새로운 차원이라 소개합니다. 구체적으로 협약은 합성생물학을 ▲유전물질 ▲생물체 ▲생물체계의 이해·설계·재설계·제도·변형 등을 쉽게 하고자 과학, 기술, 공학이 결합한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2022 기술영향평가’에서 합성생물학을 규정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합성생물학을 “기존 생명체를 공학적으로 활용하거나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 시스템을 설계, 제작, 합성하는 기술”로 정의했습니다.

 

▲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는 합성생물학을 활용해 단기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만들었다. 해당 백신은 개발 두 달여만에 일반인들에게 배포됐다. ©Moderna

10년 이상 걸리던 백신 개발, 합성생물학 기술 덕에 1년여만에 개발 성공! 💉

보고서는 또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덕에 합성생물학 기술이 빠르게 발전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합성생물학 기술이 진보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였던 2020년 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이 처음 밝혀졌습니다.

염기서열 공개 이틀 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Moderna)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모더나가 백신 설계에 합성생물학 기술을 사용한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바이오산업 내에서 합성생물학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세계 각국은 합성생물학 산업을 키우기 위해 각종 투자 및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 지난해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가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정부 전기자동차와 배터리에 이어 바이오산업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Joe Biden, 인스타그램

세계 각국 바이오산업 혁신 위해 합성생물학 주목 중 “예사롭지 않은 미국” 🇺🇲

미 생명공학 기업 긴코바이오웍스(Ginkgo Bioworks)는 합성생물학이 언젠가 “거의 모든 물리적 재화를 생산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합성생물학이 식품, 농업, 의약, 에너지 등 다양한 바이오산업을 혁신할 수 있는 요소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세계 각국이 합성생물학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미국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작년 8월 제정된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 법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시설 투자 등에 527억 달러(약 69조원)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법률명만 보면 합성생물학과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법안 세부규정에는 ‘바이오경제 연구개발’이란 별도의 장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합성생물학에 대한 미 연방정부 차원의 이니셔티브 계획을 비롯해 국립과학재단(NSF) 등 부처 간 역할도 규정돼 있습니다.

더불어 합성생물학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윤리적·법적·환경적·안전 등 사회과학 측면에서의 연구개발(R&D) 투자도 명시돼 있습니다.

 

▲ 기후테크 스타트업 리빙카본은 생명공학 기술로 성장 속도를 높여 탄소격리 효율성을 높인 유전자변형 포플러나무를 개발했다. 사진은 같은 기간 재배한 유전자변형 포플러나무(왼)와 일반 포플러나무(오)의 모습. 이 기술도 합성생물학의 일부에 포함될 수 있다. ©Living Carbon

또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작년 9월 ‘국가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NIBB)’에 서명했습니다. 이는 전기자동차와 배러티에 이어 바이오산업에서도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미 정부의 의도가 담겨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역내 바이오산업 제조 기반 강화를 위해 14억 달러(약 1조 8,500억원)가 넘는 예산 집행을 예고했습니다. 이밖에도 주요 의약품 원재료 생산 과정에서 바이오 제조업 비중도 확대됩니다. 미 에너지부의 경우 바이오산업 R&D 사업에 2억 7,800만 달러(약 3,500억원)의 예상을 배정했습니다.

미국 이외 주요국도 설명한다면.

  • 영국 🇬🇧: 2012년 세계 최초로 합성생물학 전략적 육성을 위한 로드맵을 설립했습니다. ▲합성생물학 리더십 위원회 설치 ▲연구센터 네트워크 구축 ▲커뮤니티 운영 ▲주도적인 국제협력 참여등이 로드맵에 포함됐습니다.
  • 일본 🇯🇵: 합성생물학에 대한 중장기 전략으로 ‘포스트 제4차 산업혁명’을 발표했습니다. ▲로봇 ▲사물인터넷(IOT) ▲AI 등의 기술 조합을 통해 합성생물학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 중국 🇨🇳: 사실 미국보다 중국이 합성생물학에서는 더 우위에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합성생물학에서 세계 최고 10개 기관 중 9개를 보유했습니다. 2022년 기준 영향력 있는 합성생물학 논문에서도 52.54%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16.75%에 그쳤는데요. 다만, 합성생물학 기업 수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 순으로 많습니다.

 

▲ 2022년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바이오 제조 혁신역량을 높이기 위해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유전구조 시험 위한 통합시설 ‘바이오파운드리’를 구축해 활용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리나라, 기술 패권 경쟁 대응 위해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 발표 📢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합성생물학 기술 수준은 어떨까요?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100%)에 비하면 75% 수준입니다. 유럽(90%)과 일본(80%)에 비교해도 낮습니다. 우리나라의 합성생물학 기술력은 중국(75%)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또한 합성생물학 관련 역량을 키우려 노력 중입니다. 지난해 11월, 과기정통부는 국내 바이오 제조 혁신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국가 합성생물학 이니셔티브’를 발표했습니다.

이니셔티브엔 3개 주요 전략이 포함됐습니다.

  • 6대 전략 분야 집중 육성 💪: 합성생물학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6대 초격차 전략분야를 선정합니다. 분야 후보에는 ▲DNA/RNA 디자인 ▲대사경로 설계 ▲미생물 기반 화학소재 ▲단백질 설계 ▲동물세포 기반 백신, 치료제 등이 거론됐습니다. 분야별 핵심기술을 조기 확보하기 위해 R&D 프로그램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 바이오파운드리 구축 🧬: 바이오파운드리란 유전구조를 설계, 구축, 시험할 수 있는 통합시설입니다. 정부는 이 시설을 구축해 합성생물학 연구개발 속도를 향상할 목적입니다.
  •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 🧑‍🔬: 합성생물학 발전을 위해 법, 제도, 인력을 확립해 성장 기반을 확충한다는 내용입니다. 관련 부처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은 물론 민간 주도 협력 기구를 통해 발전 체계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산업연구원 “잠재적 위험 경계하며 합성생물학 육성해야 해” 🚨

한편, 연구원은 “2050년에는 전체 화학 산업의 50%가 바이오 화학*으로 대체될 것이란 예측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연구원은 “합성생물학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정부, 민간, 전문가, 시민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공동의 혁신 가치를 생산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공공의 혜택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술이 지닌 잠재적 위험을 경계하는 사회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바이오 화학: 생물 공학과 화학적 기술을 이용해 바이오 기반 화학 제품 및 바이오 연료 등 물질을 생산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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