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96개국이 모여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 논의하는 국제회의인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의 2부 회의가 지난 6일(현지시각)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막했습니다.

이번 총회는 지난해 10월 중국 쿤밍에서 열린 1부 회의의 연장선으로, 오는 19일까지 개최되는데요.

총회 개막에 앞서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우리는 자연과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자연과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경고하며 생물다양성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전 2020년 COP15 1부 회의에서도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것이 우리가 기후, 오염, 유엔의 생태계 복원, 식량과 에너지 시스템 전환을 이행하는 것”이라 말한 바 있는데요.

안데르센 총장은 우리는 사회와 경제 대부분이 “생물다양성에 의존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와 경제는 생물다양성을 훼손해 왔다”며, 따라서 생물다양성을 재건하는 길로 우리 사회와 경제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 또한 2022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Global Risk Report 2022)에서 향후 10년간 세계가 당면할 10대 리스크 중 3위로 ‘생물다양성 손실’을 꼽았는데요.

생물다양성이란 무엇인지, COP15에선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 6문 6답으로 핵심만 정리했습니다.

 

▲ WWF와 런던 동물학회가 2년마다 생태계 건강성을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생물다양성 손실은 지역마다 현저한 차이를 드러낸다. ©Living Planet 2022, WWF

1️⃣ 생물다양성이란?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이란 자연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동식물부터 균류와 박테리아 등 미생물을 포함해 한 지역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생명체를 말합니다. 지구상 모든 생물종의 다양성,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다양성,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말인데요.

생물다양성이 중요한 이유, 바로 식량·의약품·안정적인 기후·경제성장 등 우리 생활 전반이 이러한 생태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중하위소득국가(LMIC) 국민의 10%와 저소득국가(LIC) 국민의 23%는 농경지, 산림 등 ‘토지자산’과 어업, 맹그로브숲 등 ‘해양자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과학자들은 현재 지구가 6번째 대멸종으로 향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의 적색 목록*에 포함된 14만 7,500여 종을 분석한 결과 4만 1,000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또한 세계자연기금(WWF)과 런던 동물학회가 발표한 ‘살아있는 지구 2022(Living Planet 2022)’ 보고서는 1970년부터 2018년까지 관측한 야생 척추동물 개체수가 평균 69% 감소한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생물다양성 손실이 지역별로 차이를 드러내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WWF에 따르면, 1970년에서 2016년 사이 남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역의 평균 생물다양성 손실 정도는 94%에 달했습니다. 이에 비해 유럽과 중앙아시아는 18%에 그쳤습니다.

*적색 목록: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전 세계 모든 생물종의 실태를 멸종위기등급을 기준으로 평가한 목록.

 

▲ 1992년 전 세계 195개국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유엔생물다양성협약(CBD)에 서명했다. ©UN

2️⃣ 유엔생물다양성협약(CBD)이란?

이러한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한 국제협약이 유엔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입니다.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천연자원의 지속 가능하고 공평한 사용을 위해 노력하는 세계 최초의 다자간 조약입니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지구정상회담에서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195개국이 서명에 참여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4년 공식 가입했는데요.

주요 목표는 3가지로 ▲생물다양성 보전 ▲지속가능한 이용 ▲유전자원 이익의 공정·공평한 공유입니다.

 

▲ 6일(현지시각)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COP15 개막식에서 엘리자베스 마루마 므레마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총장이 연설을 하는 모습. ©UN Biodiversity, flickr

3️⃣ COP15란?

당사국 총회(COP)란 CBD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CBD의 당사국들은 2년마다 총회를 열고 목표와 이행 실태를 점검해왔습니다. COP 뒤의 숫자 15는 이번 회의가 15번째 당사국 총회란 것을 의미하는데요.

사실 이번 COP15는 중국이 의장국을 맡아 2020년 중국 쿤밍에서 대면으로 개최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져 지난해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온라인으로 1부 회의만 개최됐는데요.

이후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2부 대면회의 시기가 연기되고 장소도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본부가 있는 캐나다 몬트리올로 변경됐습니다.

한편, COP라는 이름 때문에 지난 11월 6일부터 18일까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와 혼동할 수 있습니다. 이는 UN의 다자간 조약 운영방식에 따라 각 다자간 조약별로 당사국 총회를 열기 때문인데요.

COP27과 COP15는 각각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유엔 생물다양성협약(CBD)의 당사국 총회라는 점이 다릅니다.

 

▲ COP15의 주요 아젠다는 Post-2020 GBF 채택으로, 2020년까지의 목표인 아이치 타겟이 종료됨에 따른 후속 목표 및 전략이다. ©UNEP

4️⃣ COP15의 주요 내용은 무엇일까?

이번 COP15 2부 회의의 주요 아젠다는 2030년까지의 새로운 전 지구적 생물다양성 전략계획인 ‘포스트-2020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Post-2020 GBF)’의 채택입니다.

포스트-2020 GBF란, CBD의 2011부터 2020년까지의 목표인 아이치 타겟(Aichi Target)*의 이행기간이 종료된 데에 따른 후속 목표 및 전략인데요.

이번 총회에서는 생물다양성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10년간 추구할 목표(Goal)와 세부목표(Target)를 새로 설정합니다.

즉,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신기후체제인 파리협정 체제로 전환됐듯, 이번 COP15 또한 전 세계의 생물다양성 대응에 주요 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인데요.

앞서 중국 쿤밍에서 열린 1부 회의에서는 포스트-2020 GBF의 조속한 채택과 이행을 촉구하는 ‘쿤밍 선언’이 채택됐습니다.

쿤밍 선언에는 당사국의 국가생물다양성 전략 갱신 보호지역 관리 개선 법체계 정비 자연기반 해법 적용 확대 등 17가지 약속이 담겼습니다.

*아이치 타겟: 2010년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0)에서 채택된 생물다양성 목표.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시각) COP15 개막 연설에서 향후 10년 동안 육지와 해양 면적 각각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설정하는 내용의 30×30 목표에 국가들이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UN Biodiversity, flickr

포스트-2020 GBF에서 논의되는 20개 목표 중에서도 향후 10년 동안 육지와 해양 면적 각각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설정하는 내용의 세부목표 3, ‘30×30’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기존 자연보호 구역을 세계 육지의 17%, 해양의 10%로 확장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목표를 설정한 것인데요.

6일(현지시각) COP15 개막식 연설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자연을 위해 지구의 30%를 보존하는 목표에 국가들이 동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또한 “30×30 목표가 파리협정의 1.5℃ 목표에 해당한다”며 “생물다양성 협정에서도 각국의 공통 목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일부 원주민 공동체는 기업의 토지수탈와 인권침해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COP15에서는 디지털서열정보(DSI)의 이익 공유 방안 자원동원 및 재정 메커니즘 해양 및 연안 생물다양성 합성생물학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 생물다양성 손실이 26개국의 신용 등급에 미치는 영향. 연구진은 부분적 자연손실이 일어날 경우(붉은색) 26개국의 경제적 손실이 그렇지 않을 때(초록색)에 비해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University of Cambridge

5️⃣ COP15가 필요한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 전 세계의 경제 및 사회가 생물다양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생물다양성 손실이 직접적으로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자연손실과 국가신용등급(Nature Loss and Sovereign Credit Ratings)’ 보고서는 농작물을 수분(受粉)하는 꿀벌과 토양을 재생하고 홍수를 방지하는 식물 등 자연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저하가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연구진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걸쳐 26개국의 신용등급을 분석했는데요. 그 결과, 자연손실로 인해 경제 성과가 감소함으로써 국가의 부채 상환이 어려워지고 세금 인상·정부 지출 삭감 등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또한, 26개국 중 거의 절반에서 파산 위험이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했는데요. 많은 개발도상국이 파산에 이르는 국가 부채 디폴트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UNDP

생물다양성 손실 대응에 나서는 것은 정부만이 아닙니다.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에서도 기후변화에 이어 생물다양성이 주요한 고려사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2020년 9월, 3조 유로(약 4,100조원)가 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26개 은행, 자산운용사, 보험사 및 임팩트펀드가 생물다양성을 위한 재정지원 서약인 ‘네이처포라이프허브(Nature for Life Hub)’에 참여했습니다.

최근에는 H&M, 네슬레를 포함한 330개 이상의 기업이 세계 지도자들에게 2030년까지 기업의 자연 영향 평가 및 공시를 의무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COP15 개최 한 달여 전인 지난 10월 26일 (현지시각) 영국, 캐나다, 중국 등 56개국의 기업 및 금융기관이 COP15 당사국 정상들에게 비즈니스 혁신이 필요하다는 서한을 보낸 것인데요.

CDP는 9,0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생물다양성 설문조사에서 87%가 응답했고, 그중 56%가 현재 또는 향후 2년 내에 생물다양성 정보 공개를 지지했다고 밝혔습니다. CDP는 관련 조사에서 “그들(기업 리더)은 죽은 행성에서 사업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Topias Dean, Sitra

6️⃣ 생물다양성은 어떻게 회복할수 있을까?

생물다양성 손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순환경제(Circular economy)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핀란드 의회 산하 혁신기금 운영기관인 시트라(Sitra)는 지난 5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가 순환경제로 전환할 경우 2035년까지 전 세계 생물다양성 손실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순환경제는 자원을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함으로써 낭비를 없애고 새로운 천연자원 추출의 필요성을 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보고서는 식량·농업·건설·섬유·산림 부문이 순환경제로 전환한다면 다른 조치 없이도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일례로 식량 및 농업에서의 순환경제 전환을 위한 3가지 주요 변화로 ▲오염이 적은 식물성 단백질로 순환대체설계 ▲푸드 업사이클링 등 폐기물 줄이기 ▲복원력을 구축하는 재생농업 등이 소개됐습니다.

한편, 카리 헤를레비 시트라 프로젝트 담당관은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제품 및 재료를 생산·소비·관리하는 방법에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는데요.

헤를레비 담당관은 일단 순환경제로 전환이 시행된다면 2035년까지 2000년 수준으로 생물다양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