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부추기는 ‘옷장 속 안 입는 옷’…디지털 옷장으로 해결해!

유행에 맞춰 저렴한 옷을 짧게 입고 버리는 패스트패션이 유행하면서 사람들의 옷장은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엘렌맥아더재단(EMF)은 2017년 보고서에서 이전 15년 동안 전 세계 소비자들의 의류 착용 횟수가 36% 감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옷을 오래 입는 것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영국 비영리단체 랩(WRAP)에 따르면, 옷의 평균수명을 9개월 연장하는 것만으로도 탄소배출량을 25%가량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옷을 오래 입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솔루션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옷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옷장(Digital Closet)’입니다.

순환패션 솔루션으로 주목받는 디지털 옷장 트렌드를 정리했습니다.

 

▲ 2018년 독일 온라인기업 무빙가(Movinga)의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비자들은 옷장 속 옷 50% 이상을 입지 않았으며, 특히 벨기에·미국·이탈리아의 응답율이 높았다. ©Movinga 제공, greenium 편집

기후변화 부추기는 ‘옷장 속 안 입는 옷’…“디지털 옷장이 필요해!” 👗

패션산업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10%가량을 차지합니다. 패스트패션이 유행하며 더 많은 옷을, 더 저렴하게, 더 짧게 입기 시작하면서 패션의 환경 영향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미 우리가 충분한 옷을 갖고 있음에도 입지 않는 것이 문제란 지적이 나오는 까닭입니다.

2018년 독일 온라인기업 무빙가(Movinga)는 12개월 사이 입지 않은 옷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20개국 1만 8,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옷장 속 옷의 50% 이상을 입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벨기에·미국·이탈리아 등 3개국은 12개월 이내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의 비율이 80%를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안 입는 옷의 비율을 각각 26%, 43%, 28%로 답변했습니다.

즉, 설문조사 참가자 대부분은 자신이 입지 않는 옷이 많다는 사실조차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단 것입니다.

때문에 등장한 것이 바로 디지털 옷장입니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옷장 속 쌓여있는 옷들을 등록·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옷을 파악하고, 입지 않는 옷들을 정리해 새로운 쓰임을 부여할 수 있는데요. 덕분에 필요 없는 의류 구매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 덕에 디지털 옷장은 소비자의 지갑과 지구 환경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솔루션으로 평가받습니다.

최근에는 옷장 관리에서 나아가 스타일링·수선·재판매 등 다양한 패션 관리 분야까지 접목하며 순환패션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곳들이 있는지 살펴보자면.

 

▲ 2017년 영국에서 설립된 SYW는 디지털 옷장 서비스에 세탁, 수선, 업사이클링 서비스를 접목한 점이 특징이다. ©Save Your Wardrobe

디지털 옷장과 수선서비스의 만남, ‘세이브유어워드로브’ 🧵

2017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세이브유어워드로브(SYW·Save Your Wardrobe)는 동명의 디지털 옷장 어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패션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세이브(Save)의 이중적 의미처럼, 사용자의 옷장을 디지털화해 편리하게 관리하고 이를 통해 패션의 낭비와 폐기물로부터 구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옷을 스캔하고 디지털화해 저장할 수 있습니다. 앱에 사진을 업로드하면 인공지능(AI) 스캐닝, 컴퓨터 비전 기술 등의 이미지 인식 기능이 자동으로 색상과 카테고리를 식별해 기입합니다. 이후 사용자가 브랜드와 제품명, 사이즈 등의 세부사항을 기입하면 끝입니다.

디지털 옷장에 업로드된 아이템들은 여러 스타일링 시도에 도움을 줍니다. 자신의 모든 옷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입지 않은 옷들을 찾기 쉽다고 SYW는 설명합니다.

SYW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 옷장에 ▲세탁 ▲수선 ▲업사이클링 서비스를 접목했다는 것입니다. 필요한 서비스와 지역을 입력하면 가까운 곳의 전문가를 연결 받을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옷을 더 오래 입을 수 있도록 유지·관리를 돕습니다.

너무 오래되거나 다시 입기 어려운 옷의 경우, 기부하는 선택지도 제공됩니다. SYW는 이때에도 옷이 매립지로 버려지는 대신 책임감 있게 중고시장에 판매해 자선단체에 기부되도록 관리하고 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 2021년 10월 SYW는 독일 패스트패션 브랜드 잘란도(Zalando)와 협업해 소비자들의 의류 관리 및 수선 이니셔티브를 진행했습니다. 잘란도의 순환성 책임자인 로라 코펜은 협업 파트너인 SYW의 강점으로 “쉽고 자연스럽게 수리할 수 있는 것”이라 평가했는데요.

SYW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하스나 쿠르다는 “(사용자들이) 궁극적으로 더 적게, 더 잘 구매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임을 강조했습니다.

 

▲ 패션 스타일링 앱 웨어링은 디지털 옷장에 AI 기반 스타일링 기능을 제공한다. ©Whering

스타일 추천, 중고·대여마켓까지 더한 ‘웨어링’ 🛒

‘패션 스타일링 앱’을 표방하는 웨어링(Whering) 또한 2020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됐습니다. SYW와 마찬가지로 옷 사진을 앱에 업로드해 관리하는 디지털 옷장 플랫폼입니다.

SYW와 조금 다른 점은 옷을 입을 날짜를 선택하면 갖고 있는 옷에 맞춰 AI가 스타일링을 제안한단 점입니다.

웨어링의 AI는 해당 날짜의 날씨와 사용자의 취향을 고려합니다. 이후 사용자의 디지털 옷장에 등록된 옷들을 조합한 맞춤형 스타일링을 제안합니다. 마음에 들 때까지 추천을 받을 수 있고, 원하는 옷들을 선택해 스타일 조합을 추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스타일 조합은 웨어링 앱의 캘린더(달력)에 자동으로 추가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자신이 입은 옷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각 옷에는 자신의 착용 횟수가 기록됩니다. 달리 말하면 사용자들은 자신의 패션 습관과 지속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단 것입니다.

 

▲ 웨어링은 2021년 중고·대여마켓과의 협업한 마켓 기능을 추가해 소비자들이 순환패션을 먼저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Whering

웨어링의 CEO인 비앙카 레인지크로프트는 “AI의 새로운 조합과 추천을 통해 사람들이 이미 갖고 있는 옷을 활용하면서도 자신의 옷을 새롭게 인식하고 효과적인 패션 스타일을 뽐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를 통해 이른바 ‘입을 옷이 없어’ 증후군을 고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웨어링은 지난 2021년, 브랜드 출시 1주년에 맞춰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디지털 옷장 앱에 중고의류 마켓 홈페이지를 연결한 것입니다.

세계 최대 중고패션 플랫폼 베스티에르콜렉티브(Vestiaire Collective)를 비롯해 여러 중고패션 플랫폼과 협력해 제공되는 서비스입니다. 웨어링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꼭 옷을 구입해야 한다면 중고의류를 먼저 고려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같은 방식으로 의류대여 플랫폼과도 협업해 서비스를 진행 중입니다.

 

+ ‘한국인만 안 쓰는, 한국에서 만든’ 디지털 옷장이 있다? 🇰🇷
우리나라에도 AI 기반 디지털 옷장 기술을 선보인 기업이 있습니다. 2021년 디지털 옷장 앱 에이클로젯을 론칭한 룩코(Looko)입니다. 다른 AI 기반 디지털 옷장 앱처럼 사진과 구매기록을 통해 옷을 등록하고 날씨와 상황에 맞춘 옷을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한국보다 유럽·북미 사용자가 더 많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10월 발표에 따르면, 세계 연간 누적 사용자 100만 명 중 한국 이용자는 9만 명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유럽은 60만 명, 북미 18만 명 등 해외 사용자가 90% 이상을 차지했는데요. 이는 유럽에서 중고·수선 등 순환패션 트렌드가 인기를 얻고 있는 점과 연관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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