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해 글로벌 경제의 키워드로 차별적 조치(Discriminate), 기회 포착(Opportunity), 전쟁 장기화(War), 동맹국 결속(Neighbor)을 꼽았습니다. 전경련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경기침체의 국면이 예상된다”며 위기대응과 함께 기회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16일 전경련은 ‘키워드로 보는 2023년 글로벌 정책 방향과 한국 대응’ 보고서에서 올해의 키워드를 ‘D.O.W.N’으로 정리했습니다. 이는 앞서 설명한 키워드의 앞글자를 딴 것입니다.
또한, 전경련은 미국·중국·유럽·일본·아세안(ASEAN) 등 세계 주요 5개 경제권의 2023년 정책 방향과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주요국 자국중심주의 정책 속 ‘기회 찾아야 해’ 🔍
전경련은 먼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자국 내 산업 보호를 위한 자국중심주의 정책과 차별적 규제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1️⃣ 차별적 조치(D): 美·EU 자국 산업 보호 위한 정책 및 차별적 규제 확대 🏛️
미국의 경우 외국인투자심사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보이며, 제3국에 대한 신규 투자를 심사받는 ‘아웃바운드 투자심사제도’도 추진 중입니다. 이는 중국 등 관심국가에 대한 신규 투자 및 공장건설 등의 내역을 공개하고 심사받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EU는 올해 10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시범 시행합니다. 이어 핵심원자재법(CRMA), 그린딜 산업계획 등 EU 우선주의 제도의 연쇄적 도입이 예정돼 있습니다.
2️⃣ 기회 포착(O): 차별적 규제 속 美 해외투자 유치 정책, 中 시장개방 기회↑ 💸
이들 주요국의 자국중심주의 정책 속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전경련은 강조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반도체법(CHIPS),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이 발효됐습니다. 이들 정책이 자국 내 산업을 보호하는 측면도 있으나, 미국 정부가 여러 해외 기업 투자유치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도 곧 내놓을 것이란 것이 전경련의 설명입니다.
특히, IRA에는 청정투자·첨단제조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도 있습니다. 이에 전경련은 “한국 재생에너지 및 배터리 업계가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서방의 대중 견제에 맞서 외자유치 확대, 정부 조달시장 개발 등을 추진 중입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경제활동을 재개(리오프닝)함에 따라 여러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입니다.
전경련은 “중국의 시장개방 기회를 활용하되, 안보와 직결된 분야는 제외하는 등 협력 가능 분야 발굴에 있어 면밀한 판단히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3️⃣ 전쟁(W):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공급망위기↑ 녹색전환 가속화 ↑ ⚡
EU의 경우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에너지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이와 별개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미국의 IRA로부터 역내 녹색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탄소중립산업법’이 포함된 그린딜 산업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은 EU 내 친환경 산업 생산시설을 확대한단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한국으로서는 유럽 내 원자력 및 액화천연가스(LNG) 기반시설 투자, 기후대응 기술 개발 등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경련은 설명했습니다.
3️⃣ 동맹(N): 블록화, 프렌드쇼어링 강화 🤝
한편, 오늘날 세계 경제는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국가들끼리 경제협력을 하는 ‘블록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경련은 진단했습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더 심화됐습니다.
아울러 동맹·동반국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및 핵심기술을 공유하는 움직임을 뜻하는 ‘프렌드쇼어링’이 확산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지난해 아세안 7개국이 참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아세안 10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참여한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RCEP에 가입했는데요. 지난해 RCEP 회원국의 대중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경련은 IPEF, RCEP 등에 더 힘이 실릴 것이라며 “한국은 RCEP 회원국과의 공급망 협력을 통해 중국시장 우회 공략 방안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자국중심주의 팽배, 각종 통상규제 확대로 글로벌 경제 여건 또한 녹록지 않을 전망”이라며 “기업들이 침체 국면에서도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IMF 2023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2.9%…“경기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어” 📉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0월 2.7%에서 2.9%로 0.2%p(퍼센트포인트) 상향 조정했습니다. 해당 전망치 수정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미국·EU·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가 우려했던 것보다 심하지 않았단 점이 반영됐습니다.
미국(1.4%), EU(0.7%), 일본(1.8%)·중국(5.2%)·아세안(4.3%) 등 주요국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조금씩 상향 조정됐습니다.
반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0.3%p 내린 1.7%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IMF는 한국에 대한 전망치 하향 조정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큰 과제임을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에너지가격 상승, 공급망 불안 등이 불안요소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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