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블루오리진’, “달 먼지로 태양전지 시제품 개발에 성공”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민간우주기업 블루오리진(Blue Origin)이 달 먼지로 태양전지(Solar cell)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블루오리진은 “2021년부터 달 먼지인 ‘레골리스(Regolith)’ 모조 물질로 태양전지와 전송 와이어를 개발했고, 현재 작동 가능한 태양전지 시제품도 완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레골리스는 달·행성·소행성 등 천체의 표면에 분포하는 퇴적층을 지칭합니다. 이 물질은 먼지·광물·유리 등이 혼합된 물질로 지구의 토양과 매우 다른데요. 산화물·산화규소·알루미늄·칼슘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블루오리진은 이 레골리스를 원료 삼아 달에 전초기지를 세우는 목표로 합니다. 이에 회사 측은 “우리의 비전은 야심차나, 기술 자체는 현실이 됐다”며 자부했습니다.

 

“달 먼지 모방 물질로 탄소배출·물·화학물질 소비 없는 태양전지 만들어” ☀️

태양광 발전소는 태양전지 여러 개를 붙여 만든 태양광 패널을 통해 전기를 생산합니다. 태양전지의 핵심원료는 폴리실리콘, 즉 규소(Si)입니다.

먼저 블루오리진은 달 먼지(레골리스)를 모방한 물질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1,600℃ 이상의 반응기에서 해당 물질을 전기분해하는데요. 레골리스 모방 물질에서 태양전지의 핵심재료인 철·실리콘·알루미늄 등을 추출합니다. 이렇게 추출된 실리콘은 태양전지, 알루미늄은 와이어 생산에 활용됩니다.

블루오리진은 이 기술을 ‘블루 알케미스트(Blue Alchemist)’라 칭합니다. ‘알케미스트(Alchemist·연금술사)’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달 먼지와 같은 비금속을 금속으로 만든단 것입니다.

블루오리진은 또 이 과정에서 추출한 실리콘을 순도 99% 이상으로 정제하는 방법도 개발했습니다. 태양전지를 위한 실리콘은 순도가 99.99%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 순도 높은 실리콘을 정제하기 위해선 많은 양의 화학물질이 필요합니다.

 

▲ 블루오리진은 레골리스를 모방한 물질에서 추출한 재료로 태양전지 시제품을 개발했다. 사진은 해당 태양전지 시제품을 개발한 블루오리진 연구팀의 모습. ©Blue Origin

반면, 블루오리진은 햇빛과 반응기를 사용해 실리콘을 정제합니다. 회사 측은 공정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이 유리와 산소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개발된 태양전지는 전기분해 공정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유리로 덮여 있습니다.

산소의 경우 포집을 거쳐 여러 산업공정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미래 달 기지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루오리진은 설명했습니다.

블루오리진은 “개발된 태양전지가 10년 이상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블루 알케미스트 기술을 활용하면 달의 어느 곳에서나 제약 없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 기술이 달과 지구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블루오리진은 강조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 없이, 화학물질 및 물이 필요하지 않은 태양전지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주요 외신 “실제 달 먼지 사용·고온 반응기 구축 등 숙제 남아 있어!” 🤔

다만, 미 IT전문 매체 더버지(The Verge) 등 주요 외신은 블루오리진의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외신은 블루오리진이 레골리스 모조 물질을 사용한 점을 꼬집었습니다. 실제 달 먼지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기술 입증이 어렵단 것인데요.

블루오리진이 실제와 화학·광물학적으로 동등한 자체 레골리스 모조 물질을 만들었으나, “달의 레골리스 구성이 지역별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레골리스를 전기분해하기 위한 1,600℃ 이상의 반응기를 만드는 방법도 찾아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습니다.

 

▲ 레골리스 모방 물질(왼)에서 산소를 추출하면 금속 합금만 남은 혼합물(오)이 나온다. 유럽우주국(ESA) 등 각국 우주기관은 레골리스에서 산소·알루미늄 등 여러 핵심재료를 추출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ESA

달 표면 레골리스, 미래 우주 자원으로 떠올라! 🚀

한편, 블루오리진 이외에도 세계 각지에서 레골리스를 원료로 활용 중인 방안을 연구 중입니다.

2020년 유럽우주국(ESA) 산하 우주연구기술센터(ESTEC)는 레골리스에서 산소를 대량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산소공장을 가동했습니다. 오는 2020년대 중반까지 달에서 가동할 수 있는 산소공장 기술을 선보이고, 실제로 달에 가져갈 수 있는 공장 설계도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 또한 달의 레골리스를 이용해 산소를 생산하는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레골리스에서 추출한 산소를 달 기지에 활용하고, 우주선 연료용 산화제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이밖에도 NASA는 민간우주기업 레드와이어(Redwire)와 함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3D프린팅을 통해 레골리스를 고체 물질로 변환시키는 기술을 시연했습니다.

2021년 미 센트럴플로리다대(UCF) 연구팀은 3D프린팅을 활용해 레골리스를 단단한 벽돌로 만들었습니다. UCF 연구팀은 레골리스로 만든 벽돌이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 견딜 수 있고, 우주 건축 프로젝트에 적합한 후보임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 레골리스로 만든 벽돌은 지구 대기압의 무려 2억 5,000만 배를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런 연구 덕에 인간의 달 재착륙을 향한 ‘아르테미스 계획’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미국은 2025년에 유인 달 착륙을 성공시킨 뒤 인간이 상주할 기지를 지을 계획입니다.

 

<저작권자(c)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기후테크, 스타트업

우주 태양광 스타트업 ‘에테르플럭스‘ 스텔스 모드 해제…2025년 위성 발사 예고

기후테크, 스타트업

스위스 선웨이즈, 세계 최초 분리형 ‘기찻길 태양광’ 시범 프로젝트 승인

기후테크, 스타트업

북극 얼음 다시 얼려라…英 리얼아이스, 2024년 초기 실험 성공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