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에 버려질 나무 구하기 프로젝트? 美 어반 우드 프로젝트

볼티모어 넘어 美 새크라멘토·뉴욕 확장

3,600여만 그루. 미국 도시 전역에서 연간 사라지는 나무의 숫자입니다. 미 산림청(USFS)에 따르면, 이들 나무 상당수는 산림병해충이나 개발 과정에서 사라집니다.

이 나무들도 적절한 조치만 취해진다면 가구나 종이와 같은 제품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데요. 아쉽게도 이중 상당수는 매립지에 버려지거나, 소각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이 나무들에게도 또다른 기회를 줄 수 없는 걸까요?

이를 위해 미국에서는 ‘어반 우드 프로젝트(Urban Wood Project)’가 진행 중입니다.

 

▲ 2021년 기준 미국 볼티모어에는 약 57만 명이 거주 중이다. 제조업의 하락세와 함께 도시도 같이 낙후되기 시작했다. 사회 양극화로 인한 빈곤 및 인종차별 문제도 있다. 도시 내 1만 6,000개 빈 건축물 중 약 4,000개가 철거 대상으로 분류됐다. ©Baltimore Wood Project

“최대한 많은 나무를 구해 되살리자!” 🌲

USFS의 후원을 받은 이 프로젝트는 2018년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먼저 시작됐습니다. 이에 ‘볼티모어 우드 프로젝트(Baltimore Wood Project)’로도 이름이 알려져 있는데요.

사회적 기업 휴머니엄(Humanium)과 가구 브랜드 ‘룸 앤 보드(Room & Board)’가 서로 협업해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최대한 많은 나무를 구해 되살린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간단합니다. 이를 위해 철거 예정인 건물에서 목재와 함께 폭풍·병해충 등으로 쓰러진 도시 내 가로수를 수거했는데요. 고용장벽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던 이들이 대거 고용됐습니다.

 

▲ 해체 작업 중인 건물에서 목재만 분리하는 작업자들의 모습. 이렇게 수거된 목재는 스튜디오로 옮겨져 가구로 거듭난다. ©Room&Board

이렇게 수거된 나무들은 목공점으로 옮겨져 용도에 맞게 분류됩니다. 이후 가구·목재 합판 등 용도에 맞게 변형돼 판매되는데요. 볼티모어에서만 구한 목재가 2022년 기준 약 18만 보드피트(목재 계량 단위·bf)에 달합니다.

목재가구의 가장 큰 이점은 탄소저장이 가능하단 것입니다. 이산화탄소(CO2)가 목재 안에 저장된 덕분에 제품의 수명 동안 대기 중으로 탄소가 배출되는 것을 늦출 수 있습니다.

비영리기구 ‘새크라멘토 나무 재단(Sacramento Tree Foundation)’에 의하면, 목재로 만든 커피테이블 100개에 사용된 나무는 약 13톤의 탄소를 저장하는 효과를 냅니다. 이는 자동차 2.8대가 1년간 운행하지 않는 것과 맞먹는다고 재단 측은 설명했는데요.

 

▲ 볼티모어 곳곳에서 수거된 목재들이 가구 브랜드 ‘룸 앤 보드’의 목공소로 옮겨진 모습. 이 목재들은 분류 후 적절한 공정을 거쳐 가구나 목재 합판 등으로 재탄생한다. ©Room&Board

‘어반 우드 프로젝트’, 볼티모어 넘어 새크라멘토·뉴욕까지 확장돼! 🗽

프로젝트 덕분에 시 당국은 폐목재 수거 및 폐기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가 다른 도시로 확장됐는데요. 어반 우드 프로젝트의 성과가 알려지자, 디트로이트·미니애폴리스·뉴욕시 등 다른 도시들로 프로젝트가 확장됐습니다.

수거된 목재로 가구를 만드는 ‘룸 앤 보드(Room & Board)’의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에밀리 맥가비는 미 그린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도시 내 목재 재사용 및 재생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공급망 전체가 연결돼야 한단 뜻인데요.

목재 수거·운반 등 공급업체와 가구 디자이너 그리고 시 당국과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특히, 순환 시스템을 만들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내와 유연성은 필수다”라고 맥가비 책임자는 강조했습니다.

 

▲ ‘어반 우드 프로젝트’는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등 미국 전역으로 확장 중이다. ©Room&Board

미 서부에도 비슷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새크라멘토 나무 재단이 진행 중인 ‘어반 우드 레스큐(Urban Wood Recue)’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로 매립지로 보내지는 나무를 수거해 여러 원목 가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두 프로젝트 모두 기후대응과 지역사회 내 일자리 창출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이 특징인데요. 도심 속 목재 구하기 프로젝트가 점차 미국 내에서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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