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선 디지털 패션이 만들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판매 행사가 개최됐습니다.
지난 4일(현지시각) 파리의 샹젤리제에 위치한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에서 막을 올린 ‘웹3 패션: 오리진 스토리(Web3 Fashion: The Origin Story)’ 전시회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디지털화로 순환패션 전환을 촉진하는 패션 플랫폼 라블라코(Lablaco)가 개최했습니다. 물리적인 옷과 매장을 넘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시스템을 활용해 확장현실 경험을 제공한다고 라블라코는 설명했는데요.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순환패션 전환을 도울 수 있단 걸까요?
패션 산업 민낯과 순환패션 가능성, 확장현실로 만나다! 🔍
1월 4일부터 24일까지, 3주간 열리는 전시회에서 방문객들은 디지털화된 패션이 만들 지속가능한 패션의 미래를 체험하게 됩니다.
우선 라블라코는 방문객들이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의 정문을 들어오면서부터 기존 패션산업의 낭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정문에서 들어오는 입구 전체를 포스터 폐기물 사진으로 뒤덮은 건데요. 해당 사진은 2022년 9월 파리패션위크 기간 동안 촬영된 것으로, 이를 통해 기존 패션산업의 문제를 꼬집었습니다.
방문객들은 이어서 지속가능한 웹3* 의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VR 기술이 적용된 아바타 체험을 통해 37명의 패션전문가 및 과학자들이 고른 대체불가토큰(NFT) 작품 28가지를 입어볼 수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해당 작품은 디지털 NFT로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실물 옷으로도 제작됐다는 것입니다. 실물 옷에는 업사이클링된 재료를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성이 반영됐습니다.
디지털 의류와 실제 의류는 플랫폼을 통해 연결돼 있습니다. 실물 옷이 판매될 때마다 고객 소유권 정보 또한 갱신됩니다. 구입한 디지털 옷은 AR 디스플레이를 통해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데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인 ‘스핀(SPIN)‘을 통해 해당 옷의 생산부터 사용, 폐기까지 모든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고 라블라코는 설명합니다. 즉, 제품의 수명전주기에 대한 정보가 추적 가능한 것.
*웹3(Web 3.0): 지능화·탈중앙화되어 인터넷 플랫폼으로부터 독립적이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차세대 웹
라블라코 “피지털 패션으로 순환패션 전환 촉진할 수 있어!” 👔
라블라코는 2016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됐습니다. 공동창립자인 엘리아나 쿠오와 로렌조 알브리기는 명품 패션업계에서 각각 데이터 분석가와 재단사로 일하며 패션의 지속불가능성을 알게 됐는데요. 이들은 패션산업의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패션산업의 디지털화에 주목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라블라코가 선택한 기술은 블록체인입니다. 블록체인은 현재 패션업계에서 NFT를 통해 제품의 희소성과 가치를 높이는데 주로 쓰입니다.
이와 달리 라블라코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패션의 영향을 추적하고 낭비를 줄이며 폐기물을 없애는데 사용합니다. 이는 블록체인의 특성 ‘투명성’과 ‘추적성’ 덕분인데요.
구체적으로, 라블라코는 패션 브랜드들과 협력해 그들의 실물 의류와 결합되는 디지털 의류를 자사의 플랫폼에 생성합니다. 현실 패션과 디지털 패션이 결합됐단 점에서 ‘피지털 패션(Phygital Fashion)’ 또는 ‘디지털 트윈’으로 불립니다.
이러한 데이터 추적의 가장 큰 이점은 낭비와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품 판매 및 사용 전반을 파악하기 때문에 생산을 더 효율화할 수 있고, 사용 과정에서도 재판매·수선 등의 정보를 제공해 제품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순환패션서밋 설립·H&M과 협업, 순환패션 플랫폼의 다음 단계는? 👀
라블라코는 설립 후 3년 만인 2019년 순환패션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공유하기 위한 ‘순환패션서밋(CFS·Circular Fashion Summit)’을 시작했습니다. H&M, 보그 등 100개 이상의 협력기업과 함께 디지털 순환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업을 진행했는데요.
2021년에는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H&M과 협력하여 블록체인 기반 의류대여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해당 서비스에서 H&M 고객은 자신이 대여할 옷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H&M의 제품 라벨을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라블라코의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인 스핀(SPIN)에서 해당 정보들을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룩을 촬영해 업로드해 해당 의류에 자신만의 추억과 이야기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세계최초의 지속가능성 매장인 베를린의 미테가튼(Mitte Garten) 매장에서 2021년 연말까지만 시범적으로 제공됐습니다.
라블라코 측은 현재 스핀이 명품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패스트패션처럼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또한, 라블라코는 순환패션 플랫폼 스핀(SPIN)을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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