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1위 월마트, 공급망 탄소배출량 절감 선도한 비결은?

일반적으로 탄소배출 감축을 생각할 때, 대기업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허나,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탄소배출량 절감을 위해서는 오히려 ‘중소기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세계 기후정보 공개 시스템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탄소공개프로젝트(CDP)에 따르면, 기업이 자체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보다 공급망인 중소기업이 배출한 탄소가 11.4배 더 많은데요.

지난 9월 탄소감축을 선언한 세계 최대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Shein)의 사례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쉬인 측에 따르면, 쉬인 운영의 직간접 배출량인 스코프 1·2는 전체 배출량의 1% 미만을 차지합니다. 이 때문에 쉬인은 배출량의 99%를 차지하는 스코프 3를 줄이기 위해 협력사들과의 협업을 강조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기업이 실질적인 배출량 감축을 위해 스코프 3에 주목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제품 및 서비스 관련 공급망에서 발생한 배출량, 즉 스코프 3의 범주를 파악하고 측정 및 관리하는 것은 어렵다는 문제는 여전한데요.

오늘은 대기업이 어떻게 하면 중소기업과 협업해 공급망 배출량을 관리할 수 있을지, 글로벌 유통기업 월마트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Walmart

월마트 ‘기가톤 프로젝트’…목표는 2030까지 탄소배출 1기가톤 감축!” 💭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1위, 월마트. 해외 통계 사이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월마트는 2022년 1월 기준 24개국에서 1만 593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2017년 이 거대 유통기업은 야심 찬 발표로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월마트는 2030년까지 자사의 공급망에서 1기가톤(Gt, 1Gt=10억톤)의 온실가스 배출량(GHG)을 줄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월마트 제품 공급업체의 온실가스 감축을 지원하는 이니셔티브 ‘프로젝트 기가톤(Project Gigaton)’이 공식 발족한 것인데요.

온실가스 10억 톤은 2억 1,500만 대의 자동차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양과 맞먹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이 6억 7,960만 톤, 정점을 찍었던 2018년 7억 2,100만 톤과 비교하면 월마트의 발표가 매우 야심 차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기가톤에는 월마트가 판매하는 상품 및 서비스를 포함합니다. 아울러 월마트의 업스트림(Upstream) 및 다운스트림(Downstream) 범주도 포함하는데요. 가령 월마트가 판매하는 옷의 수명기간 동안 세탁·건조와 관련된 배출, 농산물이 재배·수확·운송·섭취·폐기까지의 배출도 감축하겠단 뜻입니다.

생산 전 과정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판매된 이후 폐기까지의 배출량이 포함되므로 정확한 측정이 어려운 게 사실인데요. 유통업 특성상 취급하는 제품이 다양해 공급망도 더 복잡합니다.

 

©carterdayne, iStock

중소기업에 부족한 정보·자금, 월마트가 제공할게! 💸

그렇다면 월마트는 어떤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일까요?

우선 월마트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의 탈탄소화에 중요한 6개 영역을 설정했습니다. 항목은 ▲에너지 ▲폐기물 ▲포장재 ▲운송 ▲자연 ▲제품 사용·디자인 등이며 각 영역마다 잠재적인 목표가 있습니다. 또 협력업체들이 영역별로 과학기반의 측정 가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월마트가 돕는데요

이니셔티브 참여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협력업체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영역에서 자사에 맞는 배출량 감축 범위, 목표, 일정을 결정해 제출하면 됩니다. 이니셔티브에 가입한 후에는 매년 진행 상황을 보고하게 됩니다.

월마트가 제작한 배출량 계산기 플랫폼을 사용하면 배출 절감량을 더 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해당 플랫폼은 ‘월마트 지속가능성 허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디지털 자료 중 하나입니다.

아울러 협력업체의 실질적인 참여와 달성을 독려하기 위해 금융지원도 제공합니다. 이니셔티브 참여 업체가 6개 영역 중 적어도 하나에서 배출량을 줄이는 경우, 홍콩상하이은행(HSBC)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기업 외르스테드가 대만 장화 해안에 건설 중인 그레이터장화 해상 풍력 발전 단지. 지난 10월 18일(현지시각), 월마트는 외르스테드와 기가톤 PPA 프로그램의 첫 전력공급 계약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Ørsted 페이스북

+ 에너지 배출량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도 출시…‘재생에너지 공동구매 도와줘’ ⚡
월마트는 공급업체의 재생에너지 채택을 가속화하기 위한 ‘기가톤 PPA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PPA란 ‘종합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으로, 에너지 구매자와 생산자 간 사전 동의 된 기간 동안 합의한 기간으로 에너지를 구매하는 계약을 뜻합니다. 2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 10월, 기가톤 PPA 프로그램은 첫 전력공급 계약에 성공했는데요.

계약에 참여한 기업은 덴마크 1위 에너지 기업이자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기업 외르스테드(Ørsted)와 프랑스의 에너지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입니다. 이를 통해 월마트 협력업체는 앞으로 12년 동안 연간 약 25만MWh(메가와트시)의 재생에너지를 일정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해당 계약에는 에이미스키친(간편식품), 그레이트레이크치즈(유제품), 리바이스(의류), 발보린(자동차 오일) 등이 참여했습니다.

 

▲ 월마트는 2022년 ESG 보고서에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피하거나 줄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총 5억 7,400만 톤이라고 밝혔다. ©Walmart Sustainability Hub

출범 4년 만에 배출량 57% 감축 성공…“성공비결은 채찍 아닌 당근!” 🥕

이러한 성과 덕에 월마트는 2030년까지 공급망에서의 배출량 1Gt을 줄이겠다는 목표 달성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공개된 ‘2022년 ESG 보고서’에 따르면, 월마트는 2017년 이후 줄인 배출량이 총 5억 7,400만 톤이라고 보고했습니다. 2030년까지 앞으로 8년이 남은 상황에서 절반이 넘는 성공을 거둔 것.

이번 결과는 월마트 제품 판매액의 70%를 차지하는 4,500개 이상의 공급업체와 협력한 덕분입니다. 그런데 월마트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 공급업체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요?

이와 관련해 캐슬린 맥러플린 월마트 부사장 겸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는 프로젝트 설계 당시 많은 토론이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맥러플린 부사장은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의 팟캐스트에서 처음엔 이니셔티브 방식이 아니라, 요구사항으로 제시해 이를 달성하지 않으면 제품 공급을 못하게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맥러플린 부사장은 이에 대해 “공급자에게 그런 책임을 지우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며, 오히려 무엇이 그들의 동기부여를 이해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 2022년 10월, 월마트는 2022 지속가능성마일스톤서밋을 개최해 협력업체 및 NGO를 만나 최근 진행상황과 가속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논의했다. ©Walmart

이에 월마트는 공급업체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발족 및 참여했는데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면.

  • 미국 재생면화기금(USCRF) 👚: 토양건강연구소(SHI)의 미국 재생목화기금(USCRF)에 3년 동안 2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했습니다. 이 기금은 미국 남부의 목화 농부가 재생토양건강 시스템을 채택하도록 돕는데 사용됩니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이산화탄소(CO2) 100만 톤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순환커넥터(Circular connector) 🎨: 지속가능한 포장, 즉 패키징 아이디어를 찾는 기업과 이를 제공할 기업을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제출된 아이디어는 심사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평가 받는데요. 통과된 아이디어는 공개 다운로드가 가능하도록 ‘월마트 지속가능성 허브’에 게시됩니다.
  • 10x20x30 챔피언 이니셔티브 🥪: 월마트를 포함한 10대 식품 소매업체가 2030년까지 주요 공급업체 20곳을 참여시켜 음식물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도록 노력하는 이니셔티브입니다. 월마트는 협력업체에게 식품 폐기물 데이터 공개를 요구하며, 이들에게 식품 재가공, 재처리, 재활용 방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테슬라, GM의 테크스타트업 브라이트드롭 등 전기차 생산기업으로부터 전기트럭을 구매하고 있다. ©Walmart

남은 목표 4억2600만톤, “더 많은 참여를 독려할 것” 👍

난관도 아직 남아있습니다. 4,500여 개의 협력업체가 참여했음에도 아직 참여하지 않은 협력업체가 수천 개에 달하기 때문인데요.

월마트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 수석 이사인 자흐 프리츠는 이미 대부분의 대형 협력업체를 참여시켰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렇다고 해서 (작은 협력업체의 참여를) 추구할 가치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모든 협력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을 민주화할 것이라 덧붙였는데요.

그는 또한 남아있는 4억 2600만 톤의 배출량을 감축하는데 식품 운송·포장·폐기물·냉장 부문에서 가장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그린비즈, 산업

한경협 “한국 탄소중립 지원예산 EU 대비 7분의 1 수준에 그쳐”

그린비즈, 정책

국내외 탄소중립 과제 대응책은? ‘대한민국 탄소포럼 2024’ 개최

그린비즈, 산업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CATL, 유럽 배터리 재활용 진출 밝혀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