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후대응 논의를 위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지난 6일(현지시각) 개막했습니다. 총회는 오는 18일까지 개최됩니다.
COP27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적응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기후재원 등 90여 개의 의제가 다뤄집니다.
COP27은 지난해 COP26(26차 당사국총회)에서 참여국들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총회입니다.
그만큼 ‘약속에 대한 이행’을 점검하고 재확인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울러 총회 개막 직전에 개발도상국의 적극적인 요구로 ‘손실과 피해’가 공식 의제에 추가됨에 따라 관련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그리니엄은 2주간 진행되는 COP27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먼저, COP27에서는 어떤 행사와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COP27 목표와 비전, 간단하게 짚고 가자면?! 🤔
COP27 개막에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서에서 “COP27이 진행됨에 따라 우리 지구는 구조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키스탄 국토의 3분의 1을 덮친 홍수, 유럽의 전례 없는 폭염 등 올 한해 동안 전 세계가 기상이변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에 시달렸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COP27은 더 깊어진 미중 갈등,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식량위기, 고인플레이션 등 이전보다 더 험난해진 국제 정세 속에서 열렸습니다. 에너지위기로 인해 유럽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재가동 및 연장 등 기후조치가 후퇴하는 모습이 보였는데요.
이 때문에 COP27에서는 COP26에서 한 약속에 대한 재확인과 이행이 강조될 계획입니다. 사이먼 스티엘 UNFCCC 사무총장은 대통령·총리·최고경영자(CEO) 등 지도자들이 “작년 글래스고에서 한 약속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티엘 총장은 이어 “우리의 정책, 사업, 인프라, 행동이 개인적이든 공적이든 파리협정 및 (유엔 기후)협약과 일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스티엘 총장은 “샤름엘셰이크에서 우리는 말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가속화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COP27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구현 ▲완화·적응·재정·손실과 보상 작업 강화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등 3가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스티엘 총장은 설명했습니다.
2주간 열리는 COP27, 어떤 주제 논의될까? 📆
COP27 의장국을 맡은 이집트 또한 ‘대담하고 신속한 집단 행동’을 강조합니다. 이집트는 “의장국은 비전은 협상 및 계획에서 실행으로 이동하는 것”이라며 실질적인 조치를 이끌어내는 것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는데요.
이에 COP27 기간 동안 샤름엘셰이크의 블루존(Blue Zone)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주제의 날이 정해졌습니다. 블루존은 각국 정부 대표단이 모여 회담하는 공간인데요.
이번 COP27은 7일과 8일의 세계정상회담(WLS)으로 시작됩니다.
이후 8일간 대표단은 주제별 테마데이에 맞춰 각국 대표단 회의가 진행됩니다. 이번 COP27의 테마데이 주제는 ▲금융 ▲과학 ▲청소년 및 미래세대 ▲탈탄소 ▲적응 및 농업 ▲젠더 ▲물 ▲에이스&시민사회 ▲에너지 ▲생물다양성 ▲솔루션 등 11가지입니다.
테마데이는 각국 대표단과 실무자, 과학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데요. 패널토론과 원탁회의 등의 방식으로 주제별 토의가 진행됩니다.
블루존에는 주요 기후문제 관련 행사가 열리는 파빌리온(홍보관)도 설치됩니다. 이번 COP27의 블루존에는 국가별 파빌리온 이외에도 ▲식품·농업 ▲건축(Building) ▲물 ▲보건(Health) 등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여러 주제의 파빌리온이 개설됩니다.
특히, COP27은 이전까지의 당사국총회(COP) 중에서는 최초로 식품·농업 파빌리온이 개설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파빌리온 설치 주제는 곧 해당 당사국총회의 주요 의제가 무엇인지 드러내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COP27에서는 농식품 시스템 변화가 기후변화 해결의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기후정의 파빌리온’과 ‘아프리카 파빌리온’ 등 개도국 및 아프리카에 주목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기존보다 확대됐습니다.
기업, 시민사회 참여하는 ‘그린존’에선 무슨 일이? 🏛️
블루존이 유엔의 인가를 받은 대표단이 모여 회담하는 공간이라면, 그린존(Green Zone)은 시민단체와 기업인, 언론인 등이 모여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를 여는 공간입니다.
이번 COP27에는 약 200개국의 대표단뿐만 아니라 기후·환경 관련 시민단체(NGO), 전문가, 기업인, 언론인, 예술가, 청년 등 4만여 명이 참여할 예정인데요.
그린존에서도 11가지 주제에 맞춰 주제별 회의가 열립니다. 블루존의 주제에서 ‘물’이 빠지고 ‘아프리카’가 추가됐는데요. 아프리카 데이에서는 아프리카의 지역 주도적 적응 이니셔티브 구축과 정당한 에너지 전환, 폐기물 관리, 그린수소 프로젝트, 기후금융 등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한편, 많은 기후시위와 행진, 행사가 활발했던 COP26의 글래스고와 달리, COP27에서는 시민 참여 행사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COP27 개최지인 샤름엘셰이크가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와 달리 사막 한가운데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질뿐더러, COP27 개최에 앞서 이집트가 기후시위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집트 정부는 블루존에서 세계정상회담(WLS)이 열리는 7일에는 블루존과 그린존의 파빌리온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시민사회를 억제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우려에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COP27의 그린존이 지금까지의 당사국총회 중에서 최대 규모라고 해명했습니다. 마드불리 총리는 “이집트는 모든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조직, 개인 및 시민사회가 제시하는 모든 견해와 비전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여성과 청소년의 기여를 매우 우선시할 것이라고 마드불리 총리는 덧붙였습니다.
이에 그린존에서는 기업과 시민단체, 청년, 여성, 예술인 등이 주도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그린존 참여 관련 가이드북은 곧 공개될 예정이라고 이집트 정부는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COP27에서는 평등한 에너지 전환, 농업, 식량 안보, 물 안보, 기후적응, 지속가능한 도시 등 14개 이니셔티브가 발표되는 등 다양한 기후대응 노력이 나올 예정인데요.
기후대응을 위한 세계 최대의 회의에서 전 세계가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지금, 그리니엄에서도 관심 갖고 취재해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