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에 대해 기업이 너무 부담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사고의 전환을 통해 사업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순환경제는) 환경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노르딕 토크 코리아: 순환경제와 녹색전환에서의 북유럽 혁신’ 행사에 참석한 안네 카리 한센 오빈 신임 주한노르웨이대사가 밝힌 말입니다.
노르딕 토크 코리아(Nordic Talk Korea)는 주한북유럽대사관 4곳(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2018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국제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이 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행동에 나서도록 독려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제10회를 맞은 이번 노르딕 토크 코리아는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는 세계지식포럼(WKF)의 하나로 지난 9월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됐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순환경제 분야 북유럽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했습니다. 연사들은 사회의 다양한 부문과 계층이 어떻게 함께 일하고, 순환경제에 도달하기 위해선 사회를 어떻게 재설계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토론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나왔는지 그리니엄이 정리했습니다.
고탄소배출산업 탄소중립 달성, 순환경제가 도울 수 있어 🏗️
순환경제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상황을 총체적으로 보는 것이다.
덴마크 블록스허브(BLOXHUB) 과학연구부장인 페르닐레 버그 박사가 말한 순환경제의 장점입니다. 순환경제를 말하기 위해선 현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총체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버그 박사는 설명합니다. 이와 함께 모든 이해관계자와 협력해야만 “총체적인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고 버그 박사는 강조했는데요.
버그 박사는 노르딕 토크 코리아 첫 세션에서 순환경제 전환을 도울 수 있는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기후적응 및 지속가능한 도시 솔루션을 연구하는 블록스허브 출신답게 건설업계 내 순환경제 사례가 주로 공유됐는데요.
먼저 버그 박사는 “전 세계 도시는 지구 면적의 3%만 차지하나, 역설적으로는 탄소배출량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건축업계는) 탄소배출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살기 위해선 주택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즉, 건축 등 고탄소배출산업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도전과제가 여럿 있단 점을 꼬집은 것.
고탄소배출산업의 탄소중립 달성에 순환경제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버그 박사는 강조했습니다. 버그 박사는 “폐기물을 버려야 할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는 이어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며 “(건물 해체 시) 소재별로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재활용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습니다.
버그 박사는 덴마크의 써클뱅크(Circle Bank)를 좋은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인 서클뱅크는 건설 부문의 순환경제를 촉진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덴마크 도시개발 비영리재단 레알다니아(Realdania)와 덴마크 혁신기금이 총 440만 유로(약 59억원)를 투자했는데요.
이 플랫폼은 각종 건축 자재와 재료를 디지털화한 덕에 재사용·재활용 시 재료를 추적할 수 있게 했습니다. 각 재료의 특성을 알 수 있을 뿐더러, 재사용 시 탄소배출량이 얼마나 감축됐는지 관련 데이터도 제공하는데요.
건물 설계 및 철거에 이르는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순환건설을 채택할 경우 어떤 이점이 있는지 관련 정보를 제공합니다.
“순환경제 전환 혼자서 해결할 수 없어”, 협력 필요한 공동 문제 🌐
버그 박사는 “재사용·재활용을 하는데 있어 기후혜택이 무엇인지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지루한 작업이지만,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제품 및 건축물 등 전과정평가(LCA·Life Cycle Assessement) 규제 강화에 따라 순환경제 평가 방법론도 개발돼야 한다고 버그 박사는 역설했습니다. 그는 “현재의 방법론은 순환루프에 완전히 들어맞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오늘날 방법론은) 재사용·재활용을 한 번 정도 하는 것을 본 분석이다. 이제는 n차 활용에서 나오는 기후혜택 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습니다.
한편, 순환경제 전환에 있어 경제적 혜택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고 버그 박사는 강조했습니다.
그는 “(민관협력을 통해) 순환지식이 새롭게 나올 수 있다. 이는 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된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혜택이 나오기 위해선 정책과 전략 그리고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버그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 순환솔루션? 서울 ‘흥미로운 장소’야! 🇰🇷
버그 박사는 순환경제로의 전환에 있어 대한민국 서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인구가 약 137만 명인 것과 비교해 서울(수도권 포함) 인구는 거의 2,000만 명에 달한다”며 “여러 의미 있는 데이터와 솔루션을 서울에서 시도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서울은 규모와 운영효율성 때문에 순환경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여러 파트너에게 흥미로운 장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첨언했습니다.
순환경제 전환 위해선 소비자 행동 변화 중요…지속가능한 소비 습관도 필요 💰
오빈 주한노르웨이대사는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오빈 대사는 “(노르웨이는) 미래에 순환경제로 가야한단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가 오고 가치 창출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오빈 대사는 이어 순환경제로 나아가기 위해선 “소비자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제품 설계에서부터 재사용 및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한편, 다니엘 볼벤 주한스웨덴대사는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돕기 위해선 “연구개발(R&D) 및 기술 연구가 좋은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첨언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볼벤 대사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소비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등 더욱더 까다로워질 필요성”을 주문했습니다.
핀란드 재생섬유기업 인피니티드파이버(Infinted Fiber)의 수석고객관리자인 키르시 테르호 또한 세션에서 “의식 있는 소비자가 되기 위해선 노력해야 한다”며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는데요.
그는 “가게나 매장에서 제품 라벨을 꼼꼼하게 읽고, 이 제품이 본인에게 필요한지 물어야 한다”며 “(소비자 스스로) 무엇을 소비해야 하는지 늘 고민하고, 똑똑하게 소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