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세계 기후테크 투자 흐름을 분석한 결과, 벤처캐피탈(VC)·사모펀드(PE) 투자액은 총 279억 달러(한화 약 36조 6,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7% 증가했습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21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2분기 기후테크 투자금은 증가한 반면, 같은기간 총 거래 건수는 54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습니다. BNEF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과 3월에 모금이 마감된 기후 펀드는 13건이었는데요. 2분기에 마감된 기후 펀드는 9건에 그쳤습니다.
BNEF 분석가이자 보고서 작성자인 사라 라자는 블룸버그 통신에 “거래 건수가 훨씬 적고 펀드 마감 건수도 줄었지만 많은 자본이 준비돼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기후테크 산업 투자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단 의견을 밝히며 “실적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선 3분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습니다.
세계 스타트업 투자 2분기 23%↓…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만 증가 📊
반면,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던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올해 2분기에 얼어붙었단 소식입니다. 미국 시장조사전문업체 CB인사이트(CB Insight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타트업이 유치한 자금은 1,085억 달러(한화 약 142조원). 이는 전 분기 대비 23% 줄어든 것인데요.
투자금이 분기 기준으로 거의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상황입니다. CB인사이트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투자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금 자체는 증가했습니다. 이에 BNEF는 거래건수 및 펀드 마감 상황 등을 고려할 경우 아직은 투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단 신중한 입장인데요.
다만,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무역갈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자원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주목받을 수 있단 것이 BNEF의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기후테크(Climate Tech)란 무엇일까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기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모든 기술을 기후테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GHG) 감소를 위한 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등도 기후테크에 포함되는데요. 배출량 감소 목표를 달성한다면 대체육, 스마트팜, 탄소배출량 모니터링 등의 기술 역시 기후테크로 분류됩니다.
미국 기후테크 전문 밴처캐피탈 클라이메이트테크VC(CTVC·Climate Tech VC)는 기후테크를 7개 분야로 정의했습니다. CTVC는 ▲에너지, ▲식품 및 토지 이용, ▲교통, ▲건축, ▲탄소, ▲온실가스 감축, ▲산업 등 7개 분야의 63개 세부 사업을 기후테크로 분류했는데요.
순환경제 또한 자원소비량과 탄소배출량을 모두 줄인단 점에서 기후테크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CTVC, ADB벤처스(ADB Ventures) 등 주요 투자기관들도 순환경제를 기후테크로 분류해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도 ADB벤처스 기후 펀드 받을 수 있나?
올해 2분기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분야는? 🌡️
2분기 기후테크 투자 유치 분야를 보면 현재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크게 ▲에너지, ▲이산화탄소 제거(CDR), ▲대체 단백질 등 분야별 핵심만 알고 간다면.
1️⃣ 에너지 ⚡
올해 2분기 기후테크 기업 중 가장 큰 투자를 유치한 곳은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인 인터섹트파워(Intersect Power)입니다. 인터섹트파워는 애플이나 모건스탠리 등 대기업들을 위한 청정전력을 생산하고자 미국에서 가장 큰 태양광 패널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개발하는 곳인데요.
지난 6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TPG펀드 등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7억 5,000만 달러(한화 약 9,800억원)를 투자받았습니다. 이는 올해 2분기 세계에서 4번째로 가장 큰 투자액을 유치한 것인데요. 회사 측은 투자를 통해 재생에너지 및 수소 프로젝트 규모를 3배 이상 늘릴 계획입니다.
에너지 기업 중 두 번째로 큰 투자를 받은 곳은 미국 암호화폐 채굴기업 크루소에너지시스템(Crusoe Energy Systems)입니다. 지난 4월 회사 측은 5억 500만 달러(한화 약 6,570억원)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기업은 석유 시추 과정에서 대기 중으로 연소될 뻔한 가스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암호화폐를 채굴하고 있습니다. 보통 유전에서 발생한 가스는 불순물이 많을뿐더러, 수송 비용도 비싸 에너지원으로 이용되지 않고 연소됐는데요. 크루소에너지시스템이 개발한 시스템은 유전에서 발생한 가스를 이용해 암호화폐 채굴에 드는 탄소배출량을 최대 63%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회사 측은 현재 86개소에서 탄소배출량을 연간 65만 톤 삭감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2️⃣ 이산화탄소 제거(CDR) ☁️
CDR은 대기 중에서 포집한 탄소를 지질·토양·해양 저장소 또는 제품에 격리하는 접근법을 뜻하는데요. 직접공기포집(DAC)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BNEF 등 주요 시장조사기관은 올해 4월 한달간 CDR 관련 스타트업에 20억 달러(한화 약 2조 5,500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중 올해 2분기 가장 큰 투자금을 받은 곳은 스위스 DAC 스타트업인 클라임웍스(Climeworks)입니다. 지난 4월 클라임웍스는 6억 5,000만 달러(한화 약 8,47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는데요.
BNEF는 기후변화 결과가 더 명확해짐에 따라 CDR 기술에 대한 정부 및 기업의 관심과 자금 조달이 모두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BNEF는 이어서 기업들이 DAC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5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맥킨지, 스트라이프(Stripe), 메타(구 페이스북)이 참여한 프런티어(Frontier) 펀드가 대표적인데요. 프런티어 펀드는 CDR 기술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조성된 이니셔티브로 9억 2,500만 달러(한화 약 1조 1,800억원)를 운영 중입니다. 앞서 지난 6월 프런티어 펀드는 첫 투자를 진행할 6개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3️⃣ 대체 단백질 🍖
올해 2분기 대체 단백질 등 농업 및 식품 분야는 총 7억 9,300만 달러(한화 약 1조 31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BNEF가 기후테크 분야 벤처캐피탈(VC)·사모펀드(PE) 자금 흐름을 추적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인데요. 이에 대해 BNEF는 대체 단백질 등 농업 및 식품 시장은 되려 포화 상태일뿐더러, 초기 단계의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 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BNEF는 이어 대체 단백질만 하더라도 이미 기술과 인력 그리고 시장까지 확장한 기업들이 더 많은 투자금을 조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후펀드, 산업별 투자 다각화 두드러져 💰
한편, 미국 기후테크 전문 밴처캐피탈 CTVC는 최근 2년간 기후테크 투자가 산업별로 다양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CTVC에 따르면, 2021년에 투자된 기후펀드의 90%가 교통, 에너지, 식품 분야에 몰렸는데요. 올해 1분기부터는 순환경제가 포함된 산업(Industry), 탄소, 건축 등에 기후펀드가 30% 이상 쏠렸습니다. 2분기 또한 산업별 투자가 더 다양해진 것이 확인했는데요.
CTVC는 “기후테크에 호기심이 많은 투자자들이 새로운 영역을 탐색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CTVC는 그중에서도 탄소배출권, 탄소배출량 모니터링,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등이 모인 탄소(Carbon) 분야의 성장 속도가 유독 두드러진다고 덧붙였습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몰린 기후테크 스타트업 🇺🇸
CTVC가 지난 2년간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 중 54%가 미국에 소재했는데요. 미국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24%가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했습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은 전 세계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81%가 몰려 있었는데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10%씩 증가하고 있다고 CTVC는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