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현지시각) 유럽 최대 에너지 기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항의로 러시아 국영 석유개발업체 로스네프트(Rosneft)의 지분을 전량 매각 처분하기로 발표했습니다.
bp는 자사가 보유한 로스네프트 지분 19.75%를 매각한다고 성명으로 밝혔는데요. 지난 30여년간 러시아의 석유 탐사 및 광물 채굴에 공들이며 러시아의 최대 외국 투자자로 꼽혔던 bp. 허나, b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더는 로스네프트와의 관계를 이어나갈 수 없다며 지분 전량 매각이란 총 강수를 던진 것인데요.
bp 이외에도 애플, 디즈니, 넷플릭스, 스타벅스, 맥도날드, 코카콜라 등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기업들도 러시아 사업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현재까지 약 350개가 넘는 기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항의하며 잇따라 사업 중지, 철수를 발표하는 중인데요. 이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맥도날드·스타벅스도 러시아 영업 중단 선언 🇷🇺
코카콜라와 펩시는 러시아 내 모든 광고와 사업 중단을 선언했고, 패스트푸드 대명사인 맥도날드 또한 850개 점포에서 영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맥도날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시장이 전체 매출의 9%를 차지하는데요. 이는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 4,096억원) 규모로 맥도날드는 큰 매출 타격이 예상됩니다.
이번 조치에 대해 크리스 캠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에서 수백 개의 공급업체와 협력하는 우리 회사 같은 다국적 브랜드에게는 큰 도전”이라며 “현지 직원들과 협력사에게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이어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럽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무고한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다. 맥도날드는 공격과 폭력을 비난하고 평화를 위한 기도에 동참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KFC, 타코벨, 피자헛 등을 보유한 미국 외식업체 얌 브랜즈 또한 러시아 시장 내 투자 중단을 선언했는데요. 스타벅스도 러시아 내 모든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모두 문을 닫더라도 러시아 내 종업원에게는 급여를 계속 지급할 방침임을 밝혔는데요.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는 각각 6만 2,000명과 2,000명에 달하는 러시아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코카콜라와 펩시 또한 러시아 직원 및 공급망 내 농업 노동자들의 생계를 계속 지원한다고 밝혔죠.
한편, 딜로이트·어니스트영(EY)·PwC·KPMG 등 세계 회계 및 컨설팅 기업들도 모두 러시아에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유럽 자산운용사들도 잇따라 러시아 증권을 매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지 오래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에버딘 또한 러시아 증권 매수를 중단하거나 보유 증권을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 ESG 트렌드도 변화해 💼
ESG(환경·사회·거버넌스)경영에서는 단지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만 주목하지 않습니다. 경영학과 회계학 등에서는 기업의 계속적인 존속(Going Concern)을 위해서는 영업이익과 주가 등 재무적 요소를 중요한 판단 요소로 생각하는데요. ESG 경영에서는 추가적으로 기업의 도덕적 행위의 주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ESG 트렌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후로 바뀌고 있는데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까지 국내외 기업 상당수는 ESG 중 환경(Environment) 부분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탄소중립, 기후적응 등 파리협정의 1.5°C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이 어떻게 노력할 수 있는지가 주된 관심사였는데요.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회(Social)와 거버넌스(Governance) 측면을 다시 바라보게 됐습니다. 주요 ESG 평가기관들은 러시아의 ESG 등급을 ‘최하 등급’으로 강등했을뿐더러, 러시아 주요 기업들의 ESG 평가 또한 하향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폭력적일수록, 장기화 될 수록 러시아에 대한 혐오감은 고조가 될 것이며, 그 여파는 러시아에서 비즈니스 활동하는 기업들에게 당연히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러시아에서 있는 기업들의 평판, 공급망에 심한 타격이 기업의 존속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인데요.
앞서 말한 러시아의 최대 외국 투자자로 꼽혔던 BP를 비롯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등 기업들이 빠르게 우크라이나를 철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롯데제과, 오리온, 팔도 등 국내 기업 러시아 사업에 먹구름 ☁️
350여개 기업이 앞다퉈 러시아 내 영업을 중지하거나 철수를 선언하고 있는데요. 국내 기업인 롯데제과, 오리온, 팔도 등은 러시아 사업 철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러시아 내에서 수억 개 이상 팔렸을 뿐더러, 팔도의 도시락은 러시아 국민 라면 반열에 올랐는데요. 현대자동차와 기아차는 수출은 중단했으나, 현지 조립생산을 통해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기업 평판 보다는 오히려 루블화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재정적 손실에 관심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미국 예일대 CEO리더십연구소에 의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약 350개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 혹은 사업을 중지했습니다. 금융 기업들은 현지 영업을 중단했고, 구글은 광고 판매를 중지했으며, 넷플릭스와 같은 OTT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했죠.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러시아 내 제품 선적을 중지하고, 대한항공이 러시아 영공 내 운항 중지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러시아 사업 철수를 결정한 기업들을 부문별로 본다면?! 🤔
- 금융 💳 : 비자, 마스타카드 페이팔, 피치, 무디스, S&P 등
- 자동차 🚗: GM, 포드, 폴스바켄, 도요타 등
- 에너지 🔋: BP, 쉘 등
- 소비재 🍔: 맥도날드, 코카콜라, 하이네켄, 스타벅스, 리바이스, 나이키, 유니클로 등
- IT&테크 📲: 삼성,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인텔, HP, 아마존 등
- 미디어 🗞️: 넷플릭스, 소니뮤직, 디즈니 등
- 호텔 🏨: 힐튼, 하얏트, 인터컨티네탈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