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트렌드가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쇼핑 등 전자상거래 주문량이 급증한 지 오래입니다. 택배 시장 물동량 증가에 따라 포장재 폐기물도 덩달아 증가한 상황이죠.
문제는 포장재 폐기물이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단 사실인데요. 세계경제포럼(WEF)에 의하면 향후 10년 동안 전 세계 100개 도시에서 배달 수요는 78%, 배달 차량도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대안으로 재사용 패키지가 떠올랐단 사실, 여러분은 알고 계셨나요?재사용 패키지는 폐기물도 줄이고, 탄소배출량도 줄일 수 있단 이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리니엄이 재사용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 중인 세계 곳곳의 스타트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고객이 주문한 제품 모두 상자 하나에 담는 ‘올리브’ 📦
올해 초 비즈니스를 시작한 미국 이커머스 업체 올리브(Olive). 이들의 목표는 한 소비자가 다수의 의류 브랜드로부터 주문한 여러 배송 물품을 하나에 담음으로써 일회용 포장재 사용을 줄이는 것인데요.
가령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브랜드가 각각 다른 의류 10개를 주문하면, 올리브는 이 제품을 모두 재사용 가방 하나에 담아 보내죠. 현재 올리브는 래그 앤 본(Rag & Bone), 구프(Goop), 아디다스 등 100여개 이상의 브랜드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고객이 올리브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하거나 구글 크롬(Chrome)에 전용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되는데요. 이후 온라인으로 의류 제품을 구매할 경우 자동으로 올리브 배송 주소가 입력됩니다. 협력사들이 올리브에 제품을 보내면, 이를 한곳에 모아 고객에게 배송하는 시스템인 것이죠.
혹여 고객이 반품을 원하면 재사용 가방에 해당 상품을 넣어 현관 앞에 두면 되는데요. 만약 반품할 상품이 없다면 빈 가방만 놓아두면 됩니다. 어느 경우든 올리브는 가방째로 회수한 후 여러 번 재사용됩니다.
다만, 올리브의 재사용 패키지 모델에서 쓰레기가 안 나오는 것은 아닌데요. 각 협력업체가 고객이 주문한 물품을 올리브로 배송하는 과정에서 기존 포장 용기가 그대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올리브는 협력업체와 더 긴밀하게 협력해 포장 용기 사용을 줄이거나 없앨 계획입니다. 물론 소비자들이 폐기물 문제를 고민하지 않도록 만든단 점에서 올리브는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습니다.
올리브는 자사 서비스를 통해 배송되는 제품 수가 2배로 늘어날 때마다, 제품당 탄소발자국이 30% 감소한다고 추정하고 있는데요. 지난 9월부터는 의류 제품과 함께 화장품 및 액세서리 제품업체와도 협력을 시작했으며, 미국을 넘어 다른 국가로도 서비스를 넓힐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용기 재사용과 리필을 내세운 울타뷰티 💄
화장품 용기는 재질 및 위생 여건상 재활용과 재사용이 대체로 어려운 편입니다. 화장품 용기는 성분과 기능에 따라 유리, 플라스틱, 도자기, 금속 등 다양한 재질이 혼합돼 사용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화장품 용기에 남은 내용물도 재활용·재사용을 방해하죠.
이에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화장품 업계도 앞다퉈 지속가능성을 위한 해결책을 모색 중인데요. 올해 3월 미국 최대 뷰티 유통업체인 울타뷰티(Ulta Beauty)는 리필용 패키징 전문 기업 ‘루프(Loop)’와 파트너십을 맺고 고객들에게 화장품 리필 및 재사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루프 바이 울타(Loop by Ulta)’란 서비스인데요. 고객이 웹사이트를 통해 화장품 등 뷰티 브랜드를 구매하면, 이 제품을 모두 재사용 가방에 담아 보내죠. 또 고객이 제품을 모두 사용한 이후에는 용기 세척 및 리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데요. 아직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와 제품 종류가 제한적이나, 신규 화장품 구매에서 나오는 상자 등 기타 포장재 폐기물이 없단 점이 고객들이 앞다퉈 찾고 있다고.
이 서비스는 현재 미국 48개 주(州)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요. 울타뷰티는 해당 서비스를 시작으로 순환 뷰티 플랫폼을 구축에 앞장서겠단 계획입니다.
👉 재사용 패키지와 함께 지속가능성 정보를 제공한 뷰티 브랜드는?
재사용 포장재 서비스를 내세운 포스트미 & 리팩 💌
2021년 7월 설립된 포스트미(PostMe)란 일본 스타트업체는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해당 포장재는 최대 20번 이상 재사용이 가능한데요. 고객이 포장재를 우편을 통해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고, 업체는 포장재를 세척 후 온라인 쇼핑몰 등 업체에 다시 제공하는 시스템이죠.
포스트미에 의하면 해당 포장재는 골판지로 만든 기존 상자와 비교해 탄소배출량이 95%나 감소했는데요. 일본 최초의 재사용 포장재 서비스란 점에서 주목받는 중이라고 합니다.
사실 포스트미가 사용 중인 비즈니스 모델은 2011년 리팩(RePack)이 시초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리팩은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위해 핀란드 산업디자이너로 구성된 페루스테(Peruste)란 그룹이 주축이 돼 설립한 스타트업인데요.
포스트미와 마찬가지로 고객이 온라인 쇼핑에서 리팩을 선택하면 포장지에 대한 보증금이 부과되고, 포장지를 우편을 통해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앞서 살펴본 다른 기업들과 달리 전 세계를 무대로 서비스를 진행 중이죠.
리팩은 재사용 포장지는 편지 크기로 접혀 우편함으로 쉽게 반환될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요. 포장지는 재활용 재료료 만들어졌고, 재사용이 쉽도록 접착 라벨 등은 잔류물이 남기지 않고 벗겨낼 수 있다고 합니다. 리팩은 반환된 포장지를 세척 후 재사용하는데요.
최대 20번까지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수명이 종료되거나 품질이 불량인 포장지는 업사이클링을 거쳐 가방이나 파우치 등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되죠.
리팩 측에 따르면, 재사용 포장지는 포장재 폐기물을 줄임으로써 탄소배출량을 80%까지 줄였다는데요. 무엇보다 온라인 쇼핑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지속가능한 순환 비즈니스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엘렌 맥아더 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의 샌더 데프루이트 플라스틱 혁신 이니셔티브 책임자는 “우리가 필요하지 않은 포장을 제거하는 것과 함께 재사용도 해결책의 중요한 부분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포장재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선 과대포장·이중포장을 줄이는 동시에 재사용 패키지 모델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단 뜻이죠.
재활용·재사용 여부가 소비자 구매결정에 큰 영향을 주고 있고, 여러 규제로 인해 기업들도 앞다퉈 재활용·재사용이 쉽고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포장재로 대체되고 있죠. 환경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재사용 패키지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