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살리는 천연퇴비, 오줌에 있다?!

건강한 성인의 하루 소변량은 1~1.5리터 사이, 보통 한 번 화장실에서 300ml를 배출하는데요. 변기 물을 내리면, 오줌은 정화조를 거쳐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갑니다. 전 세계 인구가 배출하는 소변량이 어림잡아 하루 105억 리터에 이른다는 말도 있는데요.

그러나 유니세프(UNICEF)에 의하면, 세계 인구의 절반인 36억 명은 적절한 화장실이 없어 노상방뇨를 하는 상황이죠. 지구촌 전역에서 노상방뇨로 인한 환경오염 및 위생 문제가 대두되자, 아예 소변만 따로 모아 비료로 만들려는 곳이 있단 소식!

 

소변으로 비료를 왜 만들려는 거야? 🚽

소변의 98%는 물, 나머지 2%는 탄소·질소·수소·산소로 이뤄진 유기물인데요. 특히, 식물 성장에 필수 영양소인 질소 성분이 풍부해서, 과거 농촌에서는 소변을 따로 모아 천연퇴비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00년대 ‘하버-보슈 공정’이 등장하며 천연퇴비는 점차 잊혀졌죠.

이 공정은 공기 중 질소를 고온·고압 환경 속에서 촉매를 사용해 수소와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대량생산하는 방식으로, 암모니아로 합성비료를 대량생산할 수 있게 했는데요. 최근 들어 합성비료 생산 과정이 결코 무한하지 않단 의견이 들리자, 과거 방식으로의 회귀가 재등장한 것! 합성비료가 지닌 문제를 설명하면.

  • 에너지 소비량 높아 ⚡: 합성비료 덕에 세계 식량 생산이 비약적으로 늘어났으나, 생산 과정에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단 점은 오래전부터 지적됐는데요. 2019년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에 실린 한 논문에 의하면, 하버 보슈 공정은 세계에서 생산된 모든 에너지의 약 1%를 소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N2+3H2 → 2NH3). 또 반응에 사용될 수소(H2)를 얻기 위해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가 많이 사용돼 이산화탄소 배출도 많단 점이 지적됐단 사실!
  • 광물 매장량 줄어 ⛏️: 인, 칼륨을 원료로 만든 화학비료의 경우 오래전부터 매장량이 줄어들고 있단 문제가 제기돼 왔는데요. 특히, 인광석은 광물 매장량이 빠르게 감소하고 품질도 떨어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 토양산성화 증가 👨🏻‍🌾: 토양 pH(산도)가 정상치보다 떨어져, 미생물 활동 억제 및 작물 영양분 흡수율이 낮아진 상태를 뜻하는데요. 일각에서는 화학비료로 인해 토양산성화가 증가했다며, 화학비료 대신 천연비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오줌으로 고체 비료를 모으는 과정 그래픽화_Science Direct

그래서 소변을 퇴비로 어떻게 만드는데? 🤔

일단 소변을 따로 모아야 하는데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위생 지침에 따라, 소변은 6개월 간 상온에서 농축 혹은 저온 살균 과정을 거친다고. 일반적으로 소변에 병원성 미생물이 잔류할 가능성은 적지만,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하기 위해 6개월 간 밀봉해 저장한다고 합니다. 이후 물과 섞어 작물에 뿌리면 끝인데요. 막대한 양의 소변을 저장·운송하는 과정에서 악취와 비용 문제가 발생됐죠.

이에 스웨덴의 세니테이션360(Sanitation360)이란 회사는 소변을 고체퇴비로 바꾸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는데요. 그 과정을 설명한다면.

  • 🔻 모으기 🚽: 소변기나 특수 변기 등을 이용해 소변만 따로 모아요.
  • 🔻 건조 🧪: 저장된 소변은 특수한 증발 시스템에 의해 건조되는데요. 최소 5가지 이상의 알칼리성 물질이 건조 과정에 투입된다고. 저장된 소변의 pH(산도)가 10을 넘으면 물을 증발시키는데요. 건조 과정에서 수분의 95%가 날아가나, 알칼리성 물질 덕에 질소 80%, 인 및 칼륨은 100% 그대로 남아 퇴비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이 기술을 ‘알칼리성 소변 탈수법(Alkaline Urine Dehydration)’이라 부르는데요. 증발된 물을 별도로 모아서 재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단 것.
  • 🔻 운송 🚚: 건조된 소변을 한 곳으로 운송해서 농부들에게 판매한다고.

 

+ 소변과 대변을 굳이 구분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
대변에 박테리아 등 여러 병원균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인데요. 퇴비화 공정에서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위험도 있다고. 더 안전하고 위생적인 비료를 만들기 위해 구분한다고.

 

© (왼) 건조된 소변 비료를 뿌리는 모습, (오) 실제로 기른 작물 모습_Sanitation 360, 홈페이지

그런데 화학비료가 더 좋지 않아? 👨🏻‍🌾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화학비료 보다 건조된 소변 비료(오줌알갱이 비료)가 더 좋을 수도 있단 연구 결과도 있는데요. 일단 폐수처리장에서 오줌을 처리하는데 드는 에너지와 물소비량 등을 비교할 경우, 확실히 더 환경적이란 사실이 입증됐다고 합니다. 오줌알갱이 비료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 작물 생산 유지 🌾: 화학비료는 식량생산을 획기적으로 증가했단 장점이 있는데요. 오줌알갱이 비료는 화학비료만큼 식량 생산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세니테이션360에서 진행한 실험 결과, 일반 화학비료와 수확량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연구팀은 화학비료만큼 질소·인·칼륨이 풍부한 덕분이라 설명했습니다.
  • 수질 오염 방지 🐟: 전 세계 폐수의 7%만 엄격한 처리 과정을 거쳐 방류되는데요. 남은 폐수가 강과 바닷속 생태계를 오염시킨다고. 소변을 비료로 사용할 경우 이 비율을 줄일 수 있단 것이 회사 측의 설명.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말이죠 🇿🇦
세니테이션360은 남아공 동부에 있는 더반이란 도시에 소변 분리 화장실 설치를 계획했는데요. 도시 곳곳에 1,000개의 화장실을 설치해, 소변을 비료를 바꿀 예정이었다고. 이를 통해 지역 위생 및 식량 안보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봤는데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연기된 상황이라고. 다만, 독일과 벨기에 등 유럽 곳곳에서 관련 실험이 진행 중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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