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스웨덴 에너지 기업 스톡홀름엑세지와 세계 최대 규모의 탄소제거(CDR)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양사는 ‘바이오에너지 탄소포집·저장(BECCS)’을 통해 333만 톤 규모의 탄소제거 계약을 맺었다고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내연기관차 79만 대가 1년간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상응하는 규모입니다.
양사는 이번 계약이 현재까지 맺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영구 탄소제거 계약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단, 구체적인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스톡홀름엑세지는 MS에 2028년부터 10년간 BECCS 기반 탄소제거 크레딧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열병합발전소 기반 탄소제거 프로젝트로 年 80만톤 제거 전망” 🏭
스톡홀름엑세지는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일대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업입니다. 임업, 제재소, 제지공장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연료로 열병합발전소를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톡홀름엑세지는 발전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크레딧을 발행한다는 구상입니다. 포집된 탄소는 북해 해저에 저장돼 광물화됩니다.
해당 BECCS 프로젝트는 2022년 유럽연합(EU) 혁신기금으로 선정됐습니다. EU 혁신기금은 유럽의 탄소배출 감축과 기후중립 전환을 위해 산업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총 7개 프로젝트에 11억 유로(약 1조 6,100억원)가 할당됐습니다.
그중 스톡홀름엑세지가 받은 지원금은 1억 8,000만 유로(약 2,640억원)에 달합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올해 3월 스웨덴 당국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탄소포집과 액화 그리고 중간저장에 필요한 시설 건설은 2025년 시작될 예정입니다. 시설 완공 시 연간 8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사측은 BECCS 시설 건설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이 남아있단 점을 언급했습니다. 자금 조달에 따라 올해 4분기쯤 시설 건설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스톡홀름엑세지는 밝혔습니다.
스톡홀름엑세지 최고경영자(CEO)인 앤더스 에겔루드는 “대기 중 탄소를 영구적으로 제거하지 않고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계약이 바이오매스 발전업계의 중대한 이정표라고 자평했습니다.

IPCC도 언급한 BECCS “에너지 생산+탄소제거 동시 가능” ⚡
임업·농업폐기물 등 바이오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동시에 이때 발생한 탄소를 포집·저장하는 방식을 BECCS라고 부릅니다. 에너지를 얻는 동시에 탄소를 포집·격리할 수 있단 장점이 있습니다.
또 일반적인 CCS(탄소포집·저장)와 달리 BECCS는 ‘탄소제거’ 방법론으로 여겨집니다. CCS는 주로 화석연료 공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합니다. 즉, 포집을 통해 배출량을 상쇄하는 ‘탄소중립’ 개념에 가깝습니다.
반면, BECCS는 동식물이 흡수한 탄소인 바이오매스에서 탄소를 포집합니다. 이 때문에 이미 배출된 대기 중의 탄소를 포집한다는 점에서 DAC(직접공기포집)와 같습니다. 차이점은 자연 기반의 방식을 사용해 비용이 더 저렴하단 것입니다.
BECCS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주목한 기술이기도 합니다. IPCC의 제6차 종합보고서에 BECCS 기술을 보유한 영국 에너지 기업 드랙스가 명시돼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 바이오매스 기반 BECCS와 바이오차, 무엇이 다르나? 🤔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탄소를 제거하는 또 다른 방식으로는 ‘바이오차’가 있습니다. 바이오매스를 저산소 환경에서 고온으로 열분해해 만들어지는 물질입니다. 그 자체로 탄소 덩어리이기 때문에 탄소를 안정적으로 장기 격리하는 방법으로 주목받습니다.
BECCS와 바이오차는 탄소제거 기술로 자주 비교됩니다. 결론적으로 두 방법은 각자의 장단점을 가진다는 것이 학계의 분석입니다. 2023년 국제전과정평가저널(int J LCA)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제거 효율은 BECCS가 69~85%로 바이오차(-5~39%)보다 더 높았습니다.
물론 바이오차는 높은 안정성과 농업 원료로서 기후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습니다.

MS 2030 탄소네거티브 목표에 ‘제거 크레딧’ 계약 확대 📜
이번 계약으로 스톡홀름엑세지는 MS에 탄소제거 인증서 제공을 위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탄소제거량의 보수적 정량화 ▲포괄적 측정·보고·검증(MRV), ▲삼림 바이오매스 지속가능한 조달 기준 등이 포함됩니다.
브라이언 마르스 MS 에너지·탄소제거 수석이사는 이번 계약에 대해 “기존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활용하는 것은 전 세계 탄소제거 역량 구축에 중요한 첫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MS의 이번 계약은 탄소제거 크레딧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MS는 ‘2030 탄소네거티브’를 목표로 선언했습니다. 2030년까지 자사의 스코프3(총외부배출량)를 절반 이상 줄이는 것은 물론, 탄소제거를 통해 순탄소배출량을 마이너스(네거티브)로 만든단 구상입니다.
이를 위해 10억 달러(약 1조 3,000억원) 규모의 ‘기후혁신기금’도 설립했습니다. 클라임웍스와 에어룸 등 주요 DAC 기업이 투자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2021년에는 미국 국무부와 세계경제포럼(WEF)이 주도한 ‘세계선도연합(FMC)’에도 가입했습니다. 탄소제거를 포함해 탈탄소화가 어려운 8개 분야의 신기술·제품 구매를 약속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니셔티브입니다.
이밖에도 해양·바이오차·재조림 등 MS가 채택한 탄소제거 방법론도 다양합니다.
앞서 지난 2월 MS는 폐콘크리트 기반 탄소제거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스위스 탄소제거 기업 뉴스타크가 포집한 탄소를 철거 콘크리트 등 광물폐기물에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자칫 삼림벌채 촉진할 수도”…BECCS 우려도 거세 🌲
한편, 일각에서는 BECCS가 기후변화를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단 우려도 나옵니다.
먼저 BECCS가 되레 탄소를 배출할 수 있단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021년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보고서 내용입니다. 숲 개간과 북미산 목재를 운송하는 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을 고려하면 탄소제거 효과가 적거나 오히려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하나는 바이오매스 기반의 화력발전소를 허용함으로써 삼림벌채를 촉진할 수 있단 지적입니다.
유럽 과학자들은 유럽의회 등 정책입안가에게 목재 사용에 대한 보조금 중단을 요청하는 서한을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바이오매스를 재생에너지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보조금을 지불하는 정책이 삼림벌채를 촉진한다고 경고합니다.
실제로 BECCS로 인해 유럽과 북미 지역의 원시림 벌채가 지속되고 있단 지적도 나옵니다.
IPCC가 언급한 BECCS 기업 드랙스가 대표적입니다.
지난 2월 영국 공영방송 BBC는 드랙스가 캐나다 원시림에서 벌채된 목재를 사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지속가능하고 합법적으로 수확된 목재를 사용한단 드랙스의 주장과 배치됩니다. 드랙스는 지난 2022년에도 BBC로부터 같은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드랙스가 지금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영국 정부에게 받은 녹색 보조금은 60억 파운드(약 10조 2,300억원)에 달합니다.
MS 역시 작년 5월에 이같은 우려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덴마크 에너지 기업 오스테드와 BECCS 기반 탄소제거 계약을 체결했을 때입니다. 덴마크의 바이오매스 기반 화력발전소에서 향후 11년간 276만 톤의 탄소를 포집·제거하는 계약이었습니다.
당시 지속가능하게 관리되는 삼림에서 나온 목재 부산물을 사용한다고 오스테드는 설명했습니다. MS 또한 “세부사항이 중요하다”면서 “적절한 지역에서 수집된 바이오매스를 사용해야 한다”며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BECCS에 사용되는 바이오매스 원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