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5년, 재생에너지가 석탄을 제치고 전 세계 최대 발전원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 2월 8일(현지시각)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공개한 ‘전기 시장 보고서 2023(Electricity Market Report 2023)’에 담긴 내용입니다.

IEA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 전기 수요가 향후 3년간 연평균 3%씩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전기 공급 측면에서는 2025년까지 증가하는 전기 수요량의 90%를 저탄소에너지가 충족할 것으로 IEA는 전망했습니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의 급성장이 이를 뒷받침할 전망입니다.

다만, IEA는 이상기후로 전기 수요·공급의 예측 불확실성이 높다며 ‘에너지 탄력성’을 강화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IEA가 분석한 2022년 전 세계 전기 시장과 이후 전망을 그리니엄이 정리했습니다.

 

▲ 2020~2025년 발전부문 공급 및 배출량 분석 2023~2025년의 경우 예측치 적용 IEA는 2022년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IEA

2022 세계 전기 시장,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최고치 경신” 📈

지난해 세계 전기 수요는 소폭 둔화하는데 그쳤습니다.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며 닥친 에너지위기가 전반적인 수요 감소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생산 감소도 전기 수요 감소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반면, 이상기후로 인한 전기 수요 상승과 전기자동차와 히트펌프 보급 가속화로 인한 전기화 확산이 전기 수요 감소를 일부 반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IEA는 분석했습니다.

전기 공급 측면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대신 석탄발전이 증가했습니다. 그 결과 2022년 한해 발전부문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GHG)은 1만 3,200Mt CO2*로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수치입니다.

보고서는 2021년과 비교해 배출량 증가 추세가 꺾였으나, 2016~2019년 평균 배출량과 유사한 수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원전 배치가 가속화되며 발전부문의 이산화탄소 집약도**를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IEA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인도·일본 등 아시아 지역이 원전 개발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Mt: 메가톤, 1메가톤은 100만 톤

**이산화탄소 집약도: 에너지 생산으로 인한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총 에너지 생산량으로 나눈 값. 집약도가 높을수록 에너지 생산 과정에 탄소배출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 지역별 세계 전기 수요 및 점유율 변화 2025년이면 아시아 지역이 세계 전기 소비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중 중국은 세계 전기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할 전망이다 ©IEA 제공 greenium 편집

IEA “향후 3년간 전기 수요 급증…단, 저탄소에너지가 충족할 것!” ☀️

IEA는 2022년 정점에 오른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5년까지 거의 변화 없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IEA는 그 근거로 크게 두 가지를 짚었습니다.

첫째, 향후 3년간 세계 전기 수요는 연평균 3% 상승할 전망입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 5년간의 평균인 2.4%를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IEA는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과 같은 아시아 신흥경제국과 개발도상국 내 전기 수요 급증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2025년이면 아시아가 세계 전기 소비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같은기간 중국은 세계 전체 전기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IEA는 내다봤습니다.

둘째, 급증한 전기 수요의 대부분은 저탄소 발전원이 공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청정에너지 투자 증가와 아시아 지역 내 원전 증가가 주요 근거로 언급됐습니다.

IEA는 재생에너지가 향후 3년간 연평균 9%씩 성장해 전체 발전원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구체적으로 세계 발전원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2022년 29%에서 2025년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전기 수요가 세계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재생에너지가 추가 수요를 거의 모두 충족시킬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중국·미국·유럽? 주요국으로 살펴본 2025 전기 시장 전망! 📡

  • 중국 🇨🇳: 중국의 전기 수요는 2025년까지 연평균 5.2% 증가할 전망입니다. 공급 측면에서는 풍력·태양광 등 저탄소에너지가 2025년경에는 중국 전체 발전량의 41%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중국의 이중탄소 목표(2030 탄소정점, 2060 탄소중립)에 따라 중단기적으로는 석탄발전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미국 🇺🇸: IEA는 2023년 미국의 경제활동이 둔화되며 전기 수요 증가도 함께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공급 측면에서는 IRA 법안으로 청정에너지 투자가 증가합니다. 2022년 대비 2025년까지 풍력 발전은 19%, 태양광 발전은 56% 증가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석탄발전은 2025년까지 연평균 7%씩 감소할 전망입니다.
  • 유럽연합 🇪🇺: 2023년 석탄발전의 대부분이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로 대체되며 에너지의 이산화탄소 집약도가 감소할 전망입니다. 재생에너지 목표를 높인 리파워EU(REPower EU) 정책과 독일, 벨기에 등 일부 국가의 원전 가동 연장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지난 2월 폭설과 한파가 닥친 미국 미네소타주의 모습 미네소타를 포함한 미국 북서부 지역은 지난 겨울부터 폭풍과 혹한으로 정전 피해가 잇따랐다 ©Kalpesh Nitor트위터

IEA, 빈번해진 이상기후에 ‘에너지 탄력성’ 강화 당부함! ⛈️

한편, IEA는 보고서 전반에 걸쳐 예측의 불확실성을 강조했습니다. 지난해에도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빚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3월 인도는 때 이른 폭염으로 전기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해 여름 유럽에선 기록적인 가뭄으로 수력발전 생산량이 줄어 석탄발전량이 되려 증가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중국에도 폭염과 가뭄이 닥쳤는데요. 수력발전이 어려워진 가운데 에어컨 등 전기 수요가 급증해 석탄발전량이 증가했습니다.

여름만 문제인 건 아닙니다. 작년 12월 미국에서는 미네소타주, 위스콘신주 등 북부 지역에 겨울 폭풍과 혹한이 강타하며 150만 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봤습니다.

이 때문에 IEA는 ‘에너지 탄력성(Energy resilience)’ 강화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에너지 탄력성이란 정전 등 위기상황에도 적응할 수 있고, 신속하게 복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에너지 탄력성을 높이는 솔루션으로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마이크로그리드, 가상발전소(VPP)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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