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식량안보 문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해양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해양 내 ‘해조류’의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해양수산국(DG MARE)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발간한 ‘2023 EU 블루 이코노미 보고서(The EU blue economy report 2023)’에 담긴 내용입니다.

 

무긍무진한 바다 가치 활용한 ‘블루 이코노미’란? 🤔

블루 이코노미는 해양 경제에 기여하는 수산업·항만업·해양자원·해양관광 등의 산업을 통틀어 말한 개념입니다.

이 개념은 2012년 유엔에 의해 처음 소개됐습니다. 유엔은 블루 이코노미를 ‘해양 환경의 개발 및 보존과 관련된 용어’로 정의했습니다.

EU 집행위 또한 블루 이코노미를 ‘바다·해안과 관련된 모든 경제 활동’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EU가 블루 이코노미에 주목한 이유, 바로 바다가 경제적 잠재력이 풍부한 미개척지이자 친환경 에너지 생산지 및 탄소저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즉, 경제 활동과 기후대응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단 것.

이에 2021년 5월 EU 집행위는 신성장동력 및 기후대응을 골자로 한 유럽그린딜(European Green Deal)에 블루 이코노미를 통합하고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EU 블루 이코노미 전환’이란 접근 방식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 EU 집행위원회는 블루 이코노미를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유럽그린딜에 해당 개념을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접근 방식을 채택한 바 있다 ©Mariana Mata Lara

블루 바이오테크 신흥 분야 대두…“해조류 잠재력 주목해야” 🙌

EU 집행위와 해양수산국이 내놓은 이번 보고서는 크게 ▲해양생물자원 ▲해양무생물자원 ▲해양재생에너지 ▲항만활동 ▲조선 및 수리 ▲수송 ▲관광 등 총 7개 부문에서 역내 블루 이코노미 성과를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해상풍력 발전 부문 고용률이 불과 10년 만에 20배 증가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7개 부문 대다수에서 경제 성과가 높아졌단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블루 바이오테크놀로지(Blue Biotechnology)’가 블루 이코노미 내 신흥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습니다.

블루 바이오테크놀로지란 해양생물과 미생물을 주원료로 삼아 새로운 에너지와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해양수산국은 블루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주원료인 해조류의 잠재력에 주목할 것을 역설했습니다.

보고서는 “해조류는 해양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블루카본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뿐더러 식품·화장품·비료 등 다양한 상업적 용도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해조류가 파도의 영향을 분산시켜 해안 침식을 방지하고 중금속 및 유출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을 흡수해 수질오염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 노르웨이에 소재한 애그테크 스타트업 씨위드솔루션이 양식한 해조류를 수확하는 모습 ©Seaweed Solutions

“EU 역내 해조류 양식산업 육성하기 위한 대책 필요” 🌊

보고서는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등으로 경제·식량 시스템 내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해조류’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EU 내 해조류 양식업이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양식 해조류 생산량은 3,470만 톤입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가 전체 생산량의 87%를 차지합니다.

같은기간 EU 내 양식 해조류 생산량은 260톤에 그쳤습니다. 역내 해조류 양식업은 주로 프랑스·스페인·아일랜드·포르투갈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EU 내 해조류 생산이 양식업이 아닌 바다에서 직접 채취하는 어업에 의존하고 있단 점을 위험 요소로 꼬집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및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상승함에 따라 어업 비용이 상승하는 위험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EU 역내 해조류 양식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언했습니다.

 

▲ EU 집행위원회와 해양수산국은 보고서에서 블루 이코노미에서 블루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신흥 분야로 떠오르고 있으며 그 중심에 해조류가 있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원회

2022년 해조류·블루 바이오테크 투자액만 1500억…“EU가 28% 투자해” 📈

보고서는 EU가 역내 해조류 양식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는 자금 흐름에서 드러납니다.

2022년 세계 해조류 산업과 블루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에 투자된 금액은 약 1억 900만 유로(약 1,500억원). 이중 EU의 투자 비율이 28%에 달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EU 역내 최대 규모의 연구 기금 지원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2020(Horizon 2020)’에선 해조류 프로젝트 116개에 대해 2억 7,300만 유로(약 3,800억원)의 지원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EU 집행위는 2027년까지 5억 유로(약 7,000억원) 규모의 ‘EU 블루 이코노미 투자(Invest EU Blue Economy)’ 기금을 통해 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할 것이라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에 21개의 해조류 프로젝트도 포함돼 해조류에 대한 역내 재정 지원은 계속 증가할 전망입니다.

보고서는 투자와 함께 해조류 산업 육성을 위한 이니셔티브가 활발하단 점도 언급했습니다. 일례로 작년 11월 EU 집행위는 ‘지속가능한 EU 해조류 산업 촉진 이니셔티브(Towards a strong and sustainable EU algae sector)’를 채택한 바 있습니다.

 

▲ 2018년 설립된 덴마크 스타트업 퓨어알게는 수직농장처럼 육지에서 해조류를 양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Pure Algae

EU 해조류 생산 잠재력 충분…“현재 부족한 생산량 상쇄 가능”🧪

한편, 보고서는 “전 세계 해조류 관련 기업 중 30%가 유럽에 포진돼 있지만 아시아가 해조류 생산을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를 부정적으로만 보진 않았습니다. 보고서는 “EU 내 여러 지원은 해조류 산업의 잠재력을 제고할 것이고 현재 부족한 생산량까지 보완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역내 해조류 양식에 적합한 자연환경·시장 수요 증가·지원 확대의 삼박자가 어우러져 해조류가 블루 바이오테크놀로지의 지속가능한 동력으로 자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보고서는 블루 바이오테크놀로지 추진에 있어 기술 발전과 투자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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