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원을 통한 전력발전 비율이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분기점을 맞이했단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영국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는 이러한 연구 내용을 담은 ‘2023년 세계 전력 보고서(Global Electricity Review 2023)’를 발표했습니다.

세계 전력수요의 93%를 차지하는 78개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가 담겼습니다.

 

2022년 태양광·풍력 발전 비율 12%…“석탄발전량 증가폭 1.1%에 그쳐” ☀️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태양광과 풍력이 전 세계 발전원(에너지믹스)에서 차지한 비율은 12%입니다. 이는 전년대비 2%p(퍼센트포인트)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태양광의 경우 전년대비 24% 이상 증가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전력원이 됐습니다. 풍력의 경우 같은기간 17% 이상 발전량이 증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엠버는 “지난해 세계 태양광 발전량의 증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연간 전력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며 “풍력 발전량은 영국의 거의 모든 지역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2022년 풍력과 태양광이 전 세계 발전원에서 차지한 비율은 12%였다. 반면, 석탄화력 발전량의 증가폭은 1.1%에 그쳤다. ©EMBER 제공, greenium 편집

반면, 같은기간 석탄화력 발전량의 증가폭은 1.1%에 그쳤습니다. 또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가스 발전량은 0.2% 줄었습니다.

지난해 전력 부문 탄소배출량은 전년도보다 1.3% 증가해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이는 전체 전력수요가 전년대비 2.5%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 추세가 2022년을 정점으로 꺾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올해는 화석연료 발전량이 0.3% 줄면서 전력 부문의 탄소배출량도 감소세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또 이 감소 폭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에 대해 엠버는 “2009년, 2015년, 2019년에도 화석연료 발전량이 감소한 적은 있으나 이는 경기침체 등 경제적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평균 이하였을 때였다”며 “올해는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수준으로 화석연료 발전량이 줄어드는 최초의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17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풍력발전소의 모습. ©Land Rover Our Planet, Flickr

“2022년 청정에너지 성장세? 중국이 주도하는 중” 🇨🇳

지난해 청정에너지 발전량이 증가한 이유로는 중국이 꼽혔습니다. 2022년 중국은 전 세계 풍력에너지 생산량의 50%가량을 차지했습니다. 전 세계 태양광 사용량의 40%도 중국 몫이었습니다.

2021년 3월 중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부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일련의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작년 6월 중국은 ‘재생에너지 발전 14.5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연간 발전량을 약 3,300TWh(테라와트시)까지 늘리고,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을 2배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이에 보고서는 “중국이 풍력과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사용을 독려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2025년 무렵 청정에너지 사용량이 석탄 발전량을 능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유럽연합(EU), 미국 등의 움직임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U는 러시아산 화석연료 독립 및 에너지안보 향상을 위해 재생에너지 목표를 상향한 ‘리파워EU(REPowerEU)’ 정책 패키지를 내놓았습니다. 독일, 네덜란드 등 EU 일부 회원국은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 전력원의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미국의 경우 작년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 이후 청정에너지 설비 구축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2년 미국 내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비율이 21%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해 석탄 발전량 비율은 전년대비 3%p 하락한 20%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처음으로 석탄 발전량을 추월했습니다.

 

▲ 2000년부터 2022년까지 세계 전력원 변화를 그린 그래프. 2021년 태양광과 풍력은 10%를 넘었고, 올해는 12%로 2%p 상승했다. ©EMBER 제공, greenium 편집

원전·수력 포함하면 2022년 청정에너지 발전비율 39%

엠버는 원자력발전을 청정에너지원으로 분류했습니다. 엠버는 “기후문제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감안하면 원자력은 탄소감축을 위한 중요한 에너지원”이라고 설명합니다.

원자력, 수력발전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청정에너지가 만든 전력은 세계 전력수요의 39%를 차지합니다.

이에 대해 엠버는 “(원자력과 수력발전이)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는데 필요한 속도로 확장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태양광·풍력 발전량은 늘어난 반면, 원전과 수력발전의 발전량은 감소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유럽을 덮친 가뭄 때문입니다.

작년 여름 프랑스는 가뭄에 따른 물 부족 사태로 원전 56기 중 절반이 가동을 멈췄습니다. 이는 원전의 냉각수로 이용하는 강물이 가뭄으로 수량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독일과 벨기에가 원전을 폐쇄한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수력발전소 상당수도 수량 감소로 인해 상당수가 가동을 멈췄습니다. 이에 엠버는 “재생에너지에 비해 성장 잠재력이 적더라도, 두 부문의 성장 둔화는 탈탄소 전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 2000년부터 2022년까지 대한민국의 전력원 변화를 그린 그래프. ©EMBER 제공, greenium 편집

엠버 “한국 화석연료 수입의존도 기후와 에너지안보 모두 위협” 📢

한편, 주요 국가별 분석 결과 한국의 전력 부문 탄소배출량은 2억 6,400만 톤으로 세계 6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태양광과 풍력에너지 개발 수준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뒤처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엠버는 “한국은 아시아의 선진국 중 하나로서 기후위기에 기여하는 배출량을 감축할 더 큰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2022년 우리나라 총발전량에서 태양광 및 풍력발전 비율은 5.4%(32TWh)로 일본의 10.9%의 절반 수준입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한국의 화석연료 수입의존도는 기후는 물론 에너지안보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니 리 분석가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한국의 석탄 발전량 비중이 떨어졌다”며 “이는 한국에서 탈탄소화가 일어나고 있는 신호였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리 분석가는 “배출량 감소를 가속화하고 확대해야 한다”며 “최근 재생에너지 비중이 하향 조정된 것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2~2036년)’에 따르면, 2030년 우리나라 주요 발전원별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21.6%입니다. 이는 전 정부가 2021년 발표한 재생에너지 비율 30.2%에서 8.6%p 낮아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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