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안보분야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가 지난 19일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습니다.

1963년 창설된 뮌헨안보회의는 주요국 정상과 장관들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안보회의입니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해 40여개국 정상과 90여명의 외교 및 국방장관 등 모두 45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올해 회의는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변화된 국제안보를 중심으로 ‘새로운 비전(Re-envision)’ 제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이와 함께 녹색전환, 식량안보, 남·북반구 간 협력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이번 회의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기후변화’였습니다.

 

▲ 뮌헨안보회의 개막일인 지난 17일현지시각 첫 번째 의제로 다뤄진 녹색전환과 지정학 세션에 패널로 참석한 프란스 팀머만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 ©Barth Tuttas MSC

팀머만스 EU 부위원장 “지정학적 위기로 기후대응 노력 틀어져선 안 돼” 📢

뮌헨안보회의 개막일인 17일, 첫 번째 의제는 ‘녹색전환의 지정학(Geopolitics of the Green Transition)’이었습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프란스 팀머만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겸 그린딜 집행위원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진지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아이들과 손자 세대에서 식량과 식수를 놓고 전쟁이 벌어질 것이 뻔하다”고 경고했습니다.

팀머만스 부위원장은 기후변화가 국제사회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으로 떠올랐단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기후변화의) 영향을 제한하려는 노력들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여타 지정학적 위기로 틀어져선 안 된다”고 촉구했습니다.

팀머만스 부위원장은 온실가스 감축 등과 관련해 새로운 양상의 위기감이 세계 곳곳에서 조성되고 있단 점도 언급했습니다. 이에 그는 정부와 산업계가 기후문제를 변화를 위한 동력으로 활용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같은 세션에 참석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녹색전환에서 모든 국가의 경제적 이익이 고려돼야 한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베크 부총리는 선진국이 더는 다른 국가들을 희생시키면서 이익을 얻을 수 없단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하베크 부총리는 “(녹색전환은) 해당 국가의 경제적 이익에 부합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함께 노력해야만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고 세계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왼쪽부터 레이첼 카이트 미국 터프츠대 플레쳐스쿨 학장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요아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의 모습 이들은 뮌헨안보회의 폐막일19일에 열린 기후 부채 및 안보Climate Debt and Security에 패널로 참석했다 ©Hartmann MSC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또한 “기후위기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안보 위협”인 점을 강조했습니다.

회의 폐막일인 19일, ‘기후, 부채 및 안보(Climate, Debt and Security)’ 세션에 패널로 참석한 베어보크 장관은 파리협정의 1.5℃ 억제 목표를 지키기 위해선 기후재원이 지금보다 더 많이 필요하단 점을 피력했습니다.

베어보크 장관은 “전문가들은 1.5℃ 시나리오를 위해선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에 연간 2조 4,000억 달러(약 3,118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며 기후재원 조달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에너지 전환 정책과 자원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 주요 7개국G7 브라질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우크라이나 등 12개국을 대상으로 실시된 안보 위협 인식 조사 32개 항목에 대해 위협 인식을 조사한 결과다 색깔이 보라색일수록 가장 큰 위협으로 판단한단 것이다 ©MSC 제공 greenium 편집

2022년 세계 안보 위협 순위 2위부터 4위까지 ‘기후문제’ 🌡️

뮌헨안보회의가 공개한 ‘새로운 비전(Re-envision)’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도 기후변화가 주요 안보 위협 요인으로 언급됐습니다.

보고서는 주요 7개국(G7)과 브라질·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우크라이나 등 12개국을 대상으로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인식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조사는 크게 ▲침략국의 핵무기 사용 ▲식량부족 ▲무역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등 모두 32개 항목에 대한 인식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 및 금융위기’가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선정됐습니다. ‘기후변화’가 2위를 기록했고, 이어 ‘자연서식지 파괴’와 ‘이상기후 및 산림 내 대형산불’이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습니다.

G7 중에서는 이탈리아가 ‘기후변화’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우려(82)를 보였습니다. ‘자연서식지 파괴’와 ‘이상기후 및 산림 내 대형산불’ 모두 이탈리아 안보를 위협하는 상위 목록 3위에 포함됐습니다. 이어 독일(70), 프랑스(68), 일본(66) 순으로 높았습니다. 반면, 미국(52)은 G7 중 ‘기후변화’를 큰 위협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 11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안보 위협 인식을 조사한 결과우크라이나 제외 색깔이 보라색일수록 해당 요인이 주요 안보 위협으로 떠올랐단 뜻이다 ©MSC 제공 greenium 편집

12개국 중에서는 중국(47)이 기후변화에 대해 큰 우려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최대 위협으로 꼽았고, 향후 ‘미래 감염병 대유행’과 ‘침략국의 핵무기 사용’을 그다음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다만, ‘기후변화’, ‘자연서식지 파괴’, ‘이상기후 및 산림 내 대형산불’을 위협으로 본단 응답 모두 전년대비 10%p(퍼센트포인트) 대폭 상승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인도의 경우 ‘기후변화’를 최대 위협(53)으로 꼽았습니다.

 

뮌헨안보보고서 “녹색보호주의, 탄소중립·에너지안보 위협해서는 안 돼” 🚨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공급망 대란이 되려 파리협정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단 점을 언급합니다.

보고서는 러시아산 화석연료로부터 독립을 목표로 내건 ‘리파워EU(RepowerEU)’ 정책 패키지를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습니다. 리파워EU는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를 기존 40%에서 45%로 높였습니다.

보고서는 또 오늘날 안보 및 및 산업 정책의 화두로 ‘기후 및 에너지’가 떠올랐단 점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기후 및 에너지 접근에 따라 (녹색)보호주의에 대한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며 “(보호주의 정책이) 경제성장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로 가는 길에 위험을 안겨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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