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탄소배출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국내 탄소배출량 측정값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완비할 계획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은 국내 제품 탄소배출 측정값의 해외 통용을 위해 ‘제품 탄소배출량 국제공인 검증기관 인정제도’를 지난달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고 22일 밝혔습니다.

같은날 산자부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 기술개발에 9,352억원을 투자해 2050년까지 약 1억 2,0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어떤 내용들이 나왔는지, 그리니엄이 정리했습니다.

 

국표원, 제품 탄소배출량 검증 인정제 도입…“국제통용성 획득 목표” ⚖️

정부는 지난해 9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탄소배출 측정·보고·검증(MRV) 기반강화 방안’을 수립한 바 있습니다. 당시 방안의 일환으로 제품 탄소배출량 국제공인 검증기관 인정제도가 도입됐습니다.

이 인정제도는 국표원이 운영하는 한국인정기구(KOLAS)가 주관합니다. 원료의 채취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품 탄소배출량을 검증하는 국내 기관을 ‘국제공인 검증기관’으로 인정한단 것이 제도의 주된 내용입니다.

해당 심사 및 인정은 KOLAS가 진행합니다. KOLAS는 검증기관의 조직·인력 등 적격성을 국제기준(ISO/IEC 17029)에 따라 평가하고 국제적 검증역량이 있음을 공인합니다. 국제공인 검증기관으로 인정받기 원하는 기관은 KOLAS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제품 탄소배출량 국제공인 검증기관 인정제도의 개념도 ©greenium

일단 정부는 2024년까지 국내에서 인정한 검증기관의 검증결과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구체적으로 2024년까지 국제인정기구(IAF) 국제상호인정협정(MLA) 가입을 목표로 한다고 국표원은 밝혔습니다.

이 협정은 각국 인정기구 간 ‘인정’의 효력이 동일하다고 간주하는 국제협약으로, 가입 시 검증결과는 국제통용성을 획득합니다.

 

제품 탄소배출량 검증 인정제 “배출량 계산 이중비용·기술 유출 방지 목표” ☁️

당장 EU는 올해 10월부터 CBAM을 시범 운영합니다. 이에 따라 EU에 철강·알루미늄등을 수출하려면 제품별로 탄소배출량을 보고해야 합니다. 만약 배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에 연동된 탄소가격이 추가로 부과됩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협력사도 규제 대상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전 과정 평가(LCA) 기법을 도입해 중소기업 및 협력사의 공급망 내 탄소배출량을 측정 중입니다.

만약 기업이 국내에서 측정·검증받은 탄소배출량이 다른 국가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해당 국가가 정한 업체가 배출량을 측정·검증할 수 있어 이중비용이 발생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내기술이 국외로 유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산자부는 “탄소배출량을 해외 기관을 통해 인증받으면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국내 인증 기관을 통해 기업의 탄소배출량에 대해 인증서를 발급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탄소중립 기술개발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화학 등 4대 업종 주요 기업들과 산업부문 탄소중립 기술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윤종 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이현준 쌍용CE 사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이 장관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 조성순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산업통상자원부

화학·철강 등 4대 탄소 다배출업종 ‘탄소저감기술’ 개발 본격화 💰

한편, 같은날 산자부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 기술개발에 9,352억원을 투자해 2050년까지 약 1억 2,0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 대비 약 54%인 수준입니다.

22일 산자부는 ‘탄소중립 기술개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고 ‘4대 업종 탄소중립 기술개발’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4대 업종은 화학·철강·시멘트·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입니다. 산자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산업부문이 배출한 온실가스 2억 6,000톤 중 1억 9,000톤은 이들 4대 업종이 내뿜었습니다. 이는 산업부문 배출량의 약 72%에 해당합니다.

산자부는 ▲나프타 전기분해로(화학) ▲수소환원제철(철강) ▲유연탄 및 석회석 원료 대체(시멘트) ▲저온난화 공정가스(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활용 등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전체 예산의 80%를 실증사업과 연계된 프로젝트에 투입해 즉시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탄소중립 기술에 대한 국가표준 100종을 개발하고, 우리 기술의 국제표준 선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산자부는 설명했습니다.

사업 참여 기업의 부담 완화를 위해 사업비의 민간 부담금(2,405억원) 중 현금 부담 비율을 대기업은 현행 60%에서 15%, 중견기업 50%에서 13%, 중소기업은 40%에서 10%로 각각 4분이 1씩 낮춥니다.

이와 함께 탄소중립 선도 프로젝트 특별융자(1,470억원), 저탄소 산업구조 촉진 프로그램(한국수출입은행 3조 5,000억원) 등 산업부문 탄소중립 기술에 대한 투자 세액 공제도 지속적으로 확대됩니다.

이창양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탄소저감 기술개발을 위해) 정책수단을 패키지로 묶어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탄소차액계약제도(CCfD) 도입 등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 과정에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비용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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