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이 공개한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Global Risk Report 2023)’에서 장단기 위험요소로 환경 이슈가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향후 10년간 세계가 당면할 장기리스크 중 상위 1~4위에 ▲기후완화 실패 ▲기후적응 실패 ▲이상기후 ▲생물다양성 손실이 차례대로 차지했습니다. 보고서는 “획기적인 정책 변화나 투자가 없다면 기후변화 완화, 식량안보 불안정, 생물다양성 손실 등은 더 가속화돼 생태계 붕괴가 더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이 문제들이 동시에 발생하는 ‘다중위기(Polycrisis)’의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이 다중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롭게 주목받는 해결책이 있습니다. 바로 자연기반솔루션(NBS·Nature-based Solution)입니다. NBS는 개발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환경보호와 복원을 통해 인류에게 다친 사회적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단 개념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나무 심기부터 이탄지복원·재생농업 등 낯선 솔루션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요. 찾아볼수록 알쏭달쏭한 자연기반솔루션을 그리니엄이 3편으로 나누어 정리했습니다.

[편집자주]

 

UNEP, 자연기반솔루션 투자 흐름 여전히 부족…“연간 496조원 필요해” 💸

기후대응 및 자원손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연기반솔루션(NBS)에 연간 3,840억 달러(약 496조원)가 투자돼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간한 ‘자연을 위한 금융 현황 2022(State of Finance for Nature 2022)’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진행된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를 앞두고 공개됐습니다.

NBS는 생태계를 보호·복원하고 지속가능하게 관리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등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NBS가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직면한 위기 및 상호연결된 환경 문제, 즉 다중위기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대기·수질·토지·생물다양성 보호 등 NBS를 위해 현재 1,540억 달러(약 199조원)가 지출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로 억제하는 파리협정을 달성하기 위해선 NBS 부문 투자 재원이 2025년까지 2배, 2030년까지 3배 이상 늘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습니다.

 

▲ 파리협정의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자연기반솔루션 부문의 투자가 오는 2025년까지 현재보다 2배 이상 증가해야 한다고 UNEP은 밝혔다. ©UNEP, 보고서 캡처

NBS 관련 목표 각국 정책에 포함돼야 해…“파리협정 부합은 필수!” ⚖️

아울러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공공부문 투자가 NBS보다 3~7배가량 높은 것이 확인됐는데요. 이에 해당 자금의 상당 부분이 NBS 부문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 정부는 화석연료 및 농어업 보조금에 연간 약 5,000억 달러(약 651조원)에서 1조 달러(약 1,302조원)를 지출 중입니다. 구체적으로 화석연료 보조금에 최대 5,400억 달러(약 703조원), 유해 수산 보조금*에 최대 170억 달러(약 2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자금 흐름이 환경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저해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생물다양성 손실과 토지 황폐화를 막고 온실가스 배출량(GHG)을 줄이기 위해선 NBS 관련 목표들이 각국의 정책 및 규제에 포함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는데요. 또 해당 목표들이 파리협정 및 생물다양성협약 등에 부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해 수산 보조금: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 이미 남획돼 고갈된 수산자원 어획, 과잉 어획 지원 등 세 분야를 지원하는 보조금을 뜻한다.

 

▲ UNEP은 도시 내 자연기반솔루션 확충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녹지 공간’ 조성 등을 예시로 설명했다. ©UNEP

UNEP “NBS 확대 위해선 민간부문 자금 흐름 극대화돼야 해” 📈

보고서는 NBS에 대한 민간 자본 흐름이 수십 배 규모로 증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NBS에 대한 총투자의 17%가량, 약 260억 달러(약 32조원)를 민간부문이 차지합니다. 달리 말하면 오늘날 NBS 투자의 83%가량은 공공부문이 담당한 것인데요.

UNEP은 “2021년과 비교해 자선자본(philanthropic capital)과 탄소시장은 크게 성장한 반면, 임팩트투자와 지속가능한 공급망에 대한 투자는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보고서는 NBS로의 “공공부문의 자금 흐름이 극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며 민간부문의 자금 흐름이 극대화돼야 함을 역설했습니다.

 

▲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2019년 9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회사의 지속가능성 노력에 대해 연설하는 모습. ©Amazon

NBS, WEF서 2년 연속 화두로 떠올라…“자금 조성 방안은?” 🤔

전 세계 주요 정상과 석학 등이 참여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의 화두 중 하나도 NBS였습니다. WEF에서는 2년 연속(2022~2023년) NBS와 관련된 논의가 이어졌는데요.

이와 관련해 지난해 WEF는 NBS와 관련된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UNEP과 마찬가지로 NBS에 대한 민간부문의 투자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민간부문이 추진할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크게 ▲기업 운영 과정에서 자연 관련 리스크 파악·감소 ▲환경파괴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대한 투자 거부 ▲지속가능한 공급망 회복을 주요 성과 지표 중 하나로 강화 ▲NBS를 현실적인 전략 중 일부로 고려 ▲관련 연구개발(R&D) 및 역량 구축에 투자 등을 제시했습니다. 올해 총회에서는 NBS 구현을 위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됐습니다.

민간부문에서도 NBS에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크게 기금 조성 및 탄소배출권과 연계된 방안으로 NBS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요.

 

1️⃣ 기금 조성 💰

NBS 확대 및 R&D를 위해 기업 혹은 이니셔티브가 기금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공공부문에서는 캐나다 정부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12월 캐나다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및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해 ‘네이처 스마트 클라이밋 솔루션 기금(Nature Smart Climate Solutions Fund)’을 출범시켰습니다. 이 기금은 향후 10년간 6억 3,100만 달러(약 7,824억원)를 이탄지 복원 등에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민간부문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글로벌 기업 아마존의 ‘바로 지금 기후 펀드(Right Now Climate Fund)’가 있습니다. 2019년 출범한 이 기금은 산림 복원 및 재생농업 확대 등 육상부문 NBS 가속화 확대를 위해 1억 달러(약 1,240억원)를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아마존은 ‘CDC 생물다양성(CDC Biodiversité)’과 함께 프랑스 내 야생동물 복원 등을 위해 300만 유로(약 40억 4,100만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CDC 생물다양성’은 프랑스 연기금 등 공공자산을 위탁관리하는 금융회사 CDC그룹의 자회사입니다.

해당 재원은 ‘바로 지금 기후 펀드’에서 나오는데요. 프랑스 내 약 60만㎡(제곱미터) 규모의 산림을 보존, 복원 등에 지원될 예정입니다.

 

2️⃣ 배출권 조성 및 연계 🌲

산림 용도 변경으로 인한 훼손, 황폐화 등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보상체계 ‘레드플러스(REDD+)’는 산림부문의 핵심 NBS 중 하나입니다.

자발적 탄소시장(VCM)이 확대됨에 따라 산림이나 갯벌 등 육상 및 해양부문의 NBS를 보호하고 증대하는 사업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 남미 콜롬비아의 생물다양성 보존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테라소스((Terrasos)는 2022년 5월 안경곰 서식지에 바이오 크레딧을 각각 30달러의 고정금리로 발행하여 토착종을 보존했다. 사진은 안경곰의 모습. ©Climate Trace

3️⃣ 생물다양성 크레딧 🦜

지난해 12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폐막한 COP15를 계기로 NBS 부문 자금 확대를 위한 아이디어가 여럿 나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생물다양성 크레딧, 이른바 바이오 크레딧입니다.

이는 재조림 프로젝트 및 서식지 보존 등 생물다양성 보호와 향상을 목표로 하는 일종의 환경 크레딧입니다. 이는 미국·독일·호주 등에서 현재 활용 중인 ‘생물다양성 오프셋(offset·상쇄)’ 제도와는 다른 개념인데요.

생물다양성 오프셋 제도는 어떠한 방법을 쓰더라도 토지개발에 따른 생물다양성 손실이 불가피할 때, 다른 장소에 대체 서식지 등을 조성해 생물다양성 보상하는 제도입니다. 반면, 바이오 크레딧은 생물다양성 보존과 그 결과를 정량화하고 추적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물론 생물다양성 측정의 복잡성으로 인해 ‘생물다양성의 단위’가 무엇인지부터 정의하고 정량화하는 것이 어렵단 한계가 남아 있는데요. 구체적인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긴 하나, 유엔 및 WEF는 바이오 크레딧이 생물다양성 보호에 효과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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